머리가 지저분해서 근처에 머리 자르러 갔다가 그냥 돌아가기 아쉬워서
점심이나 먹고가자 생각해서 내린 곳은 개미지옥 망원역~ㅋㅋ
가로수들도 슬슬 붉게 물들어가는 거 보면 어느새 낙엽 떨어지고 겨울이 올 것 같다.
금요일 오후지만 마치 주말인 것처럼 사람들이 북적대더라.
이게 원래 당연한 것인데 오랫동안 불편한 생활에 이게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 되어버렸으니...
빨리 다시 원래 분위기를 찾아가면 좋겠다.
망원시장 메인 길은 북적거리지만 옆 길들은 주택가라서 그런지 꽤 한산함~
딱히 뭘 먹어야겠다 싶은 생각이 없어서
전에 봐뒀던 돈카츠로 유명한 헤키에 갔는데 하필 점심시간이다보니 대기를 좀 한 것 같다.
한 20분 정도?
금요일이라 그런지 그나마 다행이었지~
헤키(碧、へき) 단순히 '벽'이라는 뜻인데 이것만으로는 정확히 의미를 모르겠음
직원들이 입은 유니폼에 '第一幕 壁' 라고 쓰여져 있는 것보면 뭔가 다음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던데
그렇다면 제 2막은 과연 어떤 것일지 궁금하더라~
우선 도착하면 매장 내부에 대기명단에 이름쓰고 메뉴판 보고 메뉴까지 적어놓으면 되는데
호명하면 그 때부터 조리를 사직한다고 하더라.
조리하는 장소는 거의 오픈형이라서 닷지테이블에 가깝게 앉으면 조리하는 모습도 볼 수 있어서 좋고
주문된 돈카츠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걸보면 조리하자마자 나오는게 아니고 어느 정도 레스팅을 하고
내어 주는 것 같았음~
음... 레스팅은 스테이크만 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는데 돈카츠도 레스팅을 하는 걸보니 좀 신기하더라.
도자기류 악세사리를 사용해서 뭔가 박물관에 들어온 느낌도 들고 재밌음~
물잔마져 고풍스러움~
카츠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양이 다소 적게 나오는 편인데 부족하다 생각하면 얘기해서
더 받으면 된다.
딱히 추가금도 없고~
주문은 특히레카츠를 했는데 일반 히레카츠와 다른 점은 없고 카츠가 한덩이 더 추가되는 것이라고 하고
YLD돼지(일반 돼지 품중이라고 생각하면 됨~)에서 근육이 없는 안심살을 사용한다고 되어 있음~
비쥬얼은 상당히 탱글탱글한 느낌에 선홍빛 도는 히레카츠가 식감을 굉장히 자극하는 것 같았는데
막상 먹어보면 식감은 적당히 탄력이 있고 부드러움도 섞여있는 식감이라서 다른 곳과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더라.
히말랴야 소금이랑 트러플 오일조합은 로스카츠보다는 단백질로만 되어 있는 히레카츠에 더 어울리는 느낌이었는데
히레카츠 특유의 단백함이랑 소금과 트러플 오일 조합이 꽤 좋더라.
예전에 최강금 돈까스에서 함초소금과 들기름 조합도 꽤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조합에 트러플 오일 특유의 풍미까지 더하니 히레카츠 맛을 확~ 더 올려주는 느낌이었음
그리고 바로 옆에 소스는 색감은 보통 예상할 수 있는 맛의 색감이었는데 뭐랄까 살짝 신맛이 도는 느낌이라서
찍어서 먹을 때마다 느끼함도 적당히 잡아주는 것 같아서 히레카츠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헤키의 멘치카츠가 궁금하기도 하고 예전에 키치조지나 야나카 긴자 시장에서 팔던 멘치카츠가 생각나서
단품으로 주문했는데 이건 마지막에 먹는 걸로~ㅋㅋ
무로 만든 피클도 느끼함을 잡아주기 딱 좋았는데 향이 묘하게 자꾸 생각나는 향이었는데...
정확히 뭔지 모르겠네~
미소장국은 단맛이 없는 단백한 맛이었음
뭔가 히레카츠도 그렇고 장국까지 단백함으로 통일된 느낌인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멘치카츠~
일단 내가 먹었던 멘치카츠와는 좀 달랐다.
도쿄에서 먹었던 멘치카츠는 다진 소고기를 넣은 것이었는데 헤키의 멘치카츠는 뭔가 어묵맛도 나는 것 같고
히레카츠같은 느낌도 있고 히레카츠보다 더 탱글탱글한 느낌이라서 꽤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전에 먹었던 멘치카츠도 어려 종류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먹었던 멘치카츠가 절대적이라고 할 순 없지만
그 때 맛이 생각나서 주문했었는데 다른 멘치카츠여서 좀 아쉽긴 했지만
헤키 멘치카츠 나름대로 매력은 있었음~
월, 화요일은 정기 휴무일이고
매일 오전 11시 40분부터 오후 8시 반까지이고
브레이크 타임은 요일에 따라 차이가 있으니 미리 알고 가야할 것 같다.
그나저나 망원, 합정역 근처는 진짜 돈카츠 전쟁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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