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청구역을 가면서 근처를 좀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눈에 들어오는 소바 가게가 있었다.
사실 어제갈까 생각했었는데
평일에 피곤함에 한번에 몰려드는 토요일은 아침은 여간 힘든게 아니어서 그냥 쉬는 걸로 하고
오늘 오전에 갔다옴~ㅋ

도착한 곳은 청구역~
개인적인 느낌으론 청구역 근방에서 웨이팅 하기가 싫다면 플렌B를 계획하기에 적당한 위치가 아닌가 싶음

지난 주와 같은 길을 걸었지만

날씨에 따라서 분위기가 달라지는게 사진의 묘미 아니겠음?ㅋ

5분 정도 걸어서 도착한 곳은 소바키리스즈(そば切り 鈴)
일본도 아닌 국내에서 소바로 미쉐린 가이드 2026에 등록되었다고 하는게 독특하다고 해야 하나?
확실히 국내에서도 일본음식으로 인정을 받는 곳에 꽤 많다는 건 우리내 음식문화에서도 고무적이지 않나 싶다.
아무튼 가게 이름이 궁금해서 좀 찾아봤는데
소바키리는 물에 메밀을 반죽해서 먹던 것을
에도시대쯤부터 칼로 가늘고 길게 잘라는 것에서 시작된 것을 의미한다고 하더라
스즈(鈴)는 방울 혹은 종이라는 의미인데
대표적인게 맑고 청아한 소리를 내는 후우린(風鈴)의 한자와 동일하다
근데 이게 소바와는 무슨 관련이 있어보이지는 않고...
뭔가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서 그렇지 않나 싶다~ㅋ

입구 앞에는 소박하게 장식이 있었는데 마치 일본 절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가레산스이(枯山水)같은 느낌을 준다.
거기에 모기향은 덤이고~

대충 메뉴는 정하고 왔지만 입구 앞에서도 볼 수 있긴 하다.
원래 오전 11시 반 오픈으로 알고 있고 시간에 맞춰서 예약을 했고 도착은 좀 일찍 했는데
슬쩍 보니까 벌써 입장한 손님이 있는 것 같아서 물어보고 영업 중이라고 해서 바로 입성~

공간은 굉장히 쾌적하고 뭐랄까 좀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는 것 같다.
테이블은 혼자 온 사람들을 위한 8인 테이블 1개, 4인 테이블 3개가 있었는데
8인 테이블은 모르는 사람과 마주보고 먹는 경우도 있어서 좀 어색할 수도 있긴 하겠더라.

입구에는 자가제면기가 있었고




아무래도 혼자 온 것도 있고 분위기가 뭐랄까 좀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감도는 느낌이 있어서
살짝 이유없이 긴장되는 기분이었는데 인테리어를 보면서 좀 느긋하지는 느낌이 있더라.

뭐랄까... 이유없이 쿄토의 감성이 느껴지는 기분이랄까?

중후하게 울려퍼지는 잔잔한 음악 때문에 긴장은 금새 풀어지는 것 같았음~ㅋ
꽤 호기심이 가는 메뉴들이 많아서 가기 전부터 꽤나 고민을 했었는데
주문은 니신 토로로 소바랑 텐푸라 모리아와세를 주문했다.
자루소바가 대표적이기는 한데 토로로(갈은 마)에 대한 옛 추억이 있어서~

주문하고나면 따뜻한 메밀차를 먼저 내어주신다.
은은하게 메밀향이 퍼지면서 구수한 맛이 느껴지는게 꽤 좋았음

뭐, 맥주도 주문했지~ㅋㅋ

맥주를 주문하니까 간단하게 안주거리로 은은하게 단짠의 맛이 나는 다시마(였던 것 같음)을 내어주는데
살짝 유즈코쇼의 맛이 느껴지는 것도 독특했음

정갈하게 코스타도 깔아주고 맥주 홀짝홀짝 마시면서

소바 먹는 방법도 한번 천천히 읽어봤다.

덴푸라를 주문해서 텐푸라를 찍어먹는 쯔유도 따로 나온다.

텐푸라 모리아와세가 먼저 나왔다.
자루소바에 세트로 나왔던 덴푸라 구성에 살짝 아쉬움이 있다는 포스팅들을 봐서
궁금하기도 했고 단품으로는 어떤 구성인지도 궁금해서 주문해보고 싶었음

초당옥수수와 한치

가지, 고구마, 연근 그리고 표고버섯

그리고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자연선 대하가 두마리에 미니 아스파라거스 구성이었는데
가격을 생각하면 가격에 좀 있는 편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워낙에 비슷한 가격에 푸짐한 텐동 구성이 많아서...)
그래서인지 맛에 대해 더 호기심이 생기더라.

그리고 잠시 기다리고 있을 때 니신 토로로 소바가 나옴~

잔잔한 쯔유 위에 메밀면 그리고 그 위에 교토식 청어조림에 토로로를 얹은 심플해보이는 구성이었음
'마'라고 하는 식재료가 생소한 건 아니지만 이렇게 갈아서 나오는 마를 처음 접했던
오래 전 시즈오카 여행을 했을 때 죠지아라고 하는 곳에서 토로로 지루였는데
마침 그 때 추억이 떠올라서 이걸 주문하게 되었다~ㅋ

소바 그릇이 꽤 볼륨감이 있어서 이렇게 찍어버림~ㅋ

일단 면만 먼저 먹어본다~
메밀과 밀의 비율을 10:1로 한다는 걸 인스타에서 봤고
그래서 곡향이 잔잔하게 올라오는 느낌도 좋고 뭐랄까 제법 얇은 면두께에 속하지만
씹을 때 묵직하면서 단단하게 느껴지는 식감이 평소 접해봤던 소바하고는 다르게 느껴지는 느낌이었음

토로로는 진득하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이 좋고 고소한 맛이 나지만 꽤 산뜻한 느낌을 주었고

청어는 꽤 오랫동안 조린다고 본 것 같은데
생각보다 살이 부드러우면서도 탱글한 식감이 살아 있었고
단짠의 조림 아래 청어 특유의 살맛이 잘 느껴지더라.

각각 맛을 봤으니 한번에 맛을 봐야지?
다소 단단한 식감사이로 비어 있는 공간을 토로로가 부드럽게 스며드는 느낌으로 채워주는 느낌이 좋고
이를 전체적으로 감싸주는 청어조림의 맛이 삼박자가 잘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분명 각 재료마다 캐릭터가 있는데 은근히 서로 잘 어울리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와사비도 살짝 올려서 먹어봤는데
와사비의 향이 좀 있는 편이었지만 향긋하게 느껴지는 와사비의 맛과 매콤함이
잔잔한 소바에 파동을 일으켜 주는 재미도 쏠쏠했음~

그리고 소바 먹으면서 중간중간에 하나씩 먹었던 덴푸라 모리아아와세~!

일단 초당옥수수부터~
찰진 단맛이 잘 느껴지면서 부드럽고 쯔유를 곁들여서 먹으니까 단짠의 맛이 잘 느껴졌음

한치는 꽤 두툼했는데
극강의 쫀득한 식감보다는 적당히 부드러움이 잘 섞여서
평소 생각하던 한치의 식감과는 다른 느낌이 꽤 인상적이었고
오징어의 담백함과 신선한 기름에 튀긴 튀김옷의 고소함도 잘 어울리더라.

미니 아스파라거스는 적당히 아삭거리면서 특유의 고소한 맛이 잘 느껴졌고

그리고 자연산 대하~
일단 사이즈가 아쉬울 게 없을 정도의 크기였는데 두개나 있어서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씹을 때는 탱글탱글한 식감으로 시작해서 속으로 갈수록 부드러운 살의 식감이
마치 그라디에이션처럼 느껴지면서 새우살의 맛이 진하게 느껴지는게 좋더라.

가지는 가지 특유의 수분감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면서도 전혀 눅눅하지 않고
가지의 맛이 잘 느껴졌고

표고버섯도 내가 생각하던 식감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는데
적당히 탱글탱글한 식감에 뭐랄까 버섯의 결이 느껴지는 식감이랄까?
그리고 표고버섯의 향과 맛이 잔잔하게 느껴지는게 여태껏 먹었던 것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 들더라.

고구마는 마치 당분을 응축해놓은 것처럼 진한 단맛이 잘 느껴졌었음

마지막으로 연근은 단단하고 아삭한 식감에 마치 감자같은 느낌도 들었고
텐푸라 전체가 뭔가 직설적인 맛이 아니라
마치 은유 시인처럼 한번 휘감는 느낌이 있어서 그런지
분명 재료만 보면 독특할 게 없는 구성이라는 생각이었는데
맛과 식감에 있어서는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이 있어서
메인 메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가격이었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가격이라는 생각이었음
우연히 찾아서 가보게 된 곳이었는데
기존에 내가 생각하고 있던 소바의 개념을 한층 더 끌어올린 곳이 아닌가 싶더라.
다음 번에는 자루소바와 다른 메뉴 구성으로 먹어봐야겠다.
시즌에 따라서 메뉴구성이 살짝 달라지는 게 있어서 말이지~ㅋ
소바키리스즈 · 서울특별시 중구 신당동 337-51
★★★★★ · 일본 음식점
www.google.com
월, 화요일은 정기휴무일이고
수요일 ~ 일요일 오전 11시 반 ~ 저녁 8시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 ~ 5시이니 참고하면 될 듯~
그리고 평일에는 모르겠지만 주말에는 예약 필수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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