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역 근처 토리파이탄 라멘 모코시야(もこしや) - 여전히 진한 라멘과 퓨젼 마제소바 그리고 담백한 소보로 고항까지~ -
일주일을 기다렸다...
다음 주까지는 계속 바쁠 예정에 당첨된 마스야드는 암만 봐도 추석연휴를 넘거야 받을 것 같고
딱히 뭔가 포스팅할만한 건 그나마 스페이스 마린2 타이투스 피규어 하나 뿐이라서
그냥 쉴 땐 좀 쉬어야지 싶어서 이번 주는 조용하게 보낸 것 같다.
아무튼 최근 브라운아이드소울 신곡 때문에 겸사겸사 가보고 싶은게 있어서
일단 점심이 아닌 저녁을 먹으러 나옴~

오랜만에 남영역이다.
주말인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은 걸 보면 주말에도 열심히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이 많은가보다

남영역 굴다리를 넘어서

용산역 방향으로 내려간다.
오랜만에 주말에 맑은 하늘이라서 그런지 해 질 녘 풍경이 은근히 감성을 자극하는 것 같음

남영역을 끼고 이 넓은 골목을 지나서

90년대를 연상케하는 골목길을 들어섬
음... 용산도 개발의 바람이 이미 불어서 그런지 이제 점점 더 옛스러움이 잊혀지는 느낌...

그래도 아직까지는 그 옛스러움을 유지하는 이 좁고 좁은 골목을 들어서면

평범해보이는 단층 한옥느낌의 건물에 라멘을 선보이고 있는 모코시야가 있다.
もこしや(한자로는 아마도 裳層屋) 한옥이나 창경궁, 경복궁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부연이라는 것인데
햇볕을 가리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장식으로도 사용하는 구조인데
모코시야 전면의 지붕이 그런 느낌이라서 이렇게 이름을 지은 걸지도...
아무튼 이전 이름은 하나모코시(はなもこし)이였고 사장님이 일본사람이었는데
일본으로 돌아가고 노렌와케( 暖簾分け)식으로
당시 직원이었던 분이 모코시야 가게이름을 변경하고 사장님으로서 운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늘은 참 맑고 오래된 공간에서 새로운 건물이 겹쳐보이니 묘한 느낌을 주는 곳

인스타 공지를 통해서 저녁 8시 ~ 자정까지는 또 다른 메뉴를 맛볼 수 있으니
미리 공지사항 확인하고 가보면 모코시야의 새로운 맛을 즐길 수도 있을 거다.
夜きこし 밤늦게까지 일하는 것으로 알면 될 것 같다.
뭐, 야근이지~ 특별한 야근


분위기는 여전히 똑같다.
낮은 천장에 서까래가 훤히 보이는 일본식인 것 같으면서도 한옥의 느낌같은 구조에
대부분 나무재질이라서 분위기가 웜톤이라 따뜻한 느낌이 든다.
'ㄱ'자 형태의 닷지테이블로 되어 있고 좌석수는 대략 12개 정도 되는 것 같음
일단 주문은 토리소바, 바질마제멘 그리고 소보루 고항을 주문
좀 무리하는 거 아닌가 싶으면서도 좀 걸으면 될 것 같아서(걸어가긴 했는데 정작 목적은 달성 못함 오늘은~ㅋㅋ)
그냥 아무 생각없이 주문했다.

저녁시간이다.
일주일동안 죽어라 고생했으니 시원하게 맥주로 시작하고

토리소바와 소보루고항이 먼저 나왔다~

딱히 준비되어 있는 반찬이 없어서 반찬을 부탁하면 나오는데
오이무침이 있었음~
아무래도 토리파이탄도 그렇고 마제소바도 가벼운 음식은 아니기 때문에
적당히 짭잘하면서도 입안에 생기를 돋구어 주는 오이라서 라멘의 찬으로 좀 생소하면서도 의외로 잘 어울리다.
즈케모노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추가로 죽순을 더 추가할까 했었는데 오랜만에 왔으니 일단 기본으로 주문했다.
라멘 그릇에 하나모코시라고 적혀 있는 걸 보면 이전 가게의 역사를 그대로 이어가는 느낌을 주는 것도 좋고

모코시야의 멘마는 죽순 그대로의 결을 그대로 살린게 특징이고
수비드한 닭가슴살에 잘게 썰은 대파 흰부분과 녹진한 반숙계란이 기본구성

소보로 고항은 잘게 썰은 닭다리살에 다시마가 들어가고 여기에 특제소스가 들어간 밥

국물부터~
역시나 진한 토리파이탄의 향이 스쳐지나가면서 보기보다 농후한 닭고기의 맛의 국물에 감칠맛이 넘쳐난다.
확실히 라멘은 국물부터 시작하는게 만족도를 높여주는 것 같음

그리고 죽순은 뭐랄까 훈연한 느낌이 나면서도 죽순 본연의 맛에 진한 감칠맛이 도는게 좋고
수줍은 듯이 살짝 붉은 닭가슴살은 아주 담백하면서도 국물과 어우러지는 맛도 좋더라.

면은 가장 일반적인 가는 면이었는데 뭔가 반숙계란 노른자의 진한 맛이 느껴지는 면이라고 할까?
그래서 인지 스며든 국물과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었음
그러고 보니 오래 전 먹어봤던 그 맛이 그대로 기억이 나는 것 같더라.

소보로 고항은 쫄깃하면서도 담백한 닭다리 살과 적당히 간이 벤 다시마와 조합도 좋고
다시마 덕분에 식감이 더 사는 느낌도 좋고 소스에서 뭔가 대만의 향기가 느껴지는 향유의 느낌도 있었는데
이 삼박자가 굉장히 잘 조화를 이뤄서 그냥 밥만 먹어도 맛있더라.

하지만 국물은 피해갈 수 없지~ㅋㅋ
담백하고 진한 국물과도 정말 잘 맞는 맛이었음
오차즈케의 신세계를 보는 느낌

먹는 중간에 바질마제멘이 나왔다.
모양새를 봐서는 마제소바의 느낌도 있는 것 같고 마치 파스타의 느낌도 공존하는 느낌이었는데
모코시야의 마제멘도 그렇고 토핑에 집중하기보다는 면과 마제소바 소스에 더 포커싱을 둬서 그런지
좀 심플해보일 수도 있지만 맛은 전혀 그렇지 않음

라유와 미소 소스가 들어가는 건 마제멘과 동일한 것 같은데
그 위에 곱게 갈고 소스를 버무린 바질과 위에 말린 토마토가 올려진게 완전 보색의 컬러조합이라서
눈에 확 들어오는 느낌도 좋다.

그리고 특이하게 다진 새우살도 들어가는데
뭔가 유난히 싱싱해 보이는 느낌~

빨리 섞어야 한다고 해서 사진 후다닥 찍고 바로 섞음~

야... 이거 맛이 아주 오묘하다.
뭔가 파스타의 느낌이 살짝 나다가도 마제소바 특유의 꾸덕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감돌다가
라유가 감싸주는 감칠맛이 도는게 퓨젼음식의 느낌이 드는 것 같다.
분명 처음 접하는 맛인데도 거부감이 전혀 없고 은은하게 바질의 맛과 향이 있어서 그런지
바질을 접하지 않는 초보자에게도 충분히 접근하기 쉬운 정도였음

여기에도 소보로 고항이 빠질 수가 없지~ㅋㅋ
동서양이 만난 소스의 조합에 바다의 맛과 육고기의 맛이 만들어주는 맛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카에다마라고 하는 면사리도 있어서 좀 더 특별한 맛을 느낄 수도 있고
메뉴들로 조합할 수 있는 구성이 의외로 많아서 몇번을 가도 재밌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하나모코시의 아카이브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라서 그 때의 향수도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았다.
연중무휴이고
매일 오전 11시 ~ 저녁 8시 20분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2시 50분 ~ 5시
심야라멘은 보통 저녁 8시부터 자정까지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인스타공지를 확인하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