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 바람이 불었는지 새벽에 우이동으로 향했다.
어제 일이 토요일에 일이 늦게 끝나서 좀 피곤하기도 하고 자기 전에 맥주 한캔 마시고 자서 그런지
일어나기로 했던 시간에 일어나는 건 실패... 부랴부랴 준비하고 우이동으로 향했다.
일요일이라 5시가 되기 전에 도착해서 주차할 곳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이 여유가 있어서 후딱 주차하고 바로 산행길로
미리 헤드렌턴이랑 LED라이트를 구입해놨는데
이것저것 좀 찾아보다가 결국엔 전에도 사용한 적이 있던 브랜드 FENIX사의 HL60R 헤드랜턴이랑 예비로 쓸 TK09를 같이 구입~
일반건전지를 사용하는게 아니라서 좀 번거롭긴하지만 러닝타임이 길고 제품 자체도 제법 튼튼해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어서 구입했다.
이번에 사용해본 느낌으로는 최대 900루멘에 High레벨인 400루멘으로 사용해봤는데 등산하기에는 충분한 광량이었다.
어두운 산길에는 400루멘정도는 되야 불편함없이 등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랜턴은 잘 고른 듯~^^
적당히 마음에 드는 헤드랜턴을 사용하면서 올라가긴 했는데
확실히 시야가 좁아져서 그런지 올라가는게 굉장히 더디더라. 이 길이 저 길 같고 저 길이 이길 같고...
새벽에라 그런지 살짝 얼은 낙엽들이 반짝 거리는 걸 보면 잠시나마 힘든 걸 잊게 해주고~
야간산행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혼자 처음으로 올라가는 거라 행여나 맷돼지가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도 하고 심지어 귀신이라도 나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ㅋㅋ
걱정은 무슨~ 힘들어 죽겠는데 나오던지 말던지 아무 생각 안 남 ㅋㅋㅋ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곳곳에 서리가 낀 곳도 많아서 미끄러지는 것도 조심~!
여자저차해서 백운 산장에 도착!
해뜨기 전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숨 좀 돌리고 다시 올라감
이런저런 생각하면서 올라오다보니 결국 여기까지 도착~
정상에 올라가기 전에 찍었는데 일요일이지만 오늘도 아침 일찍부터 시작되는 하루
일출 시간은 7시
30분 전 쯤에 도착해서 좀 둘러보고 바람이 덜 부는 곳에 자리를 잡고 해가 뜨기를 기다린다.
나중에는 깔고 앉을 것 좀 가져와야겠더라. 엉덩이 시려서 이래저래 불편...
힘들에 고생해서 올라온 보상이라도 하는지 날씨는 정말 맑고 고요하다.
그리고 그리운 사람을 맞이하려고 기다리는 것처럼 해가 뜨기를 기다린다.
아침 일찍부터 이 녀석들은 어슬렁 어슬렁...
미안하다 먹을게 읍네...
빼꼼하고 얼굴을 내밀던 태양이 순식간에 떠오르기 시작
유난히 맑은 하늘이라서 좀 밋밋한 느낌도 있었지만
처음으로 산 정상에서 보는 일출은 색다른 느낌
뭐랄까... 매번 여행이나 해야 한두번 찍을 수 있던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하늘 사진 참 좋아해서 그런지 미묘한 색들이 어우러지는 배경들도 좋았고
날씨가 좋아서 이런 것도 좀 해보고 말이지...
바람이 제법 강하게 불어서 춥긴 했지만 좋은 추억 하나 만든 기분
글쎄... 맞은 편 백운대 그림자를 보면서 이렇게 거대한 산이었나? 싶은 생각이었다.
매번 출퇴근하면서 보다보니 익숙해져서 그런가? 제법 먼 곳까지 손길을 뻗은 그림자도 일출만큼이나 장관이었다.
붉게 물들었던 수줍음도 잠시...
사진찍기도 슬슬 힘들어짐
그렇게 일출을 좀 더 보다가 내려갈 준비
처음이라 엄청 긴장했던 야간산행...
처음 치고는 좋은 추억 만들고 돌아간다. 나중에는 적당한 시기에 타임랩스도 한번 찍어볼 생각
그 때는 혼자가 아닌 누군가랑 같이 올라가면 좋겠네
내려오면서 보니 이제 가을의 끝자락이다.
슬슬 몸도 마음도 추워지는 겨울을 준비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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