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5월의 첫째날을 쉬었다.
살다보니 이런 날도 있는게 좀 어색하긴 하지만 뭐 좋은게 좋은 거니까
사진 찍을 것도 좀 있고 정리할 것도 있어서 멀리가는 건 좀 그렇고
연초에 갔었던 곳이 생각나서 다시 한번 가보기로~
내린 곳은 1호선 광운대역
집에서 가까우니 일단 부담감이 덜하다.
가느라 오느라 2시간씩 시간을 버리는 느낌이 가끔은 싫어 가까운 곳을 가게 되는데
이게 은근히 마음이 편함
점심시간이 슬슬 다가오는 오전시간이라서 그런지 전철에도 사람들이 제법 많았고
학교에 가는 학생들로 길이 제법 붐비는 걸보니 전에 왔을 때랑 느낌이 확 달라서 좀 당황스러움
학생들로 붐비는 대학가 근처의 길은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낭만아니겠나?
그러고 보니 슬슬 꽃을 사야하는 날이 다가오는 것 같네
저~ 멀리 학교 정문에 모이는 학생들의 모습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아주 어렸을 때는 광운대 근처도 그리 높은 건물이 많지 않았는데
개발이라는 편의성을 얻으면서 내가 알고 있던 옛동네의 추억은 하나둘씩 사라지는게 좀 서글프다.
이제 장위동도 옛모습을 보기 힘들던데...
조금이라도 어렸을 적 흔적이 남아 있을 때 사진으로라도 좀 남겨놔야겠다.
광운대역에서는 생각보다 멀지 않다.
느긋하게 걸어도 5분 정도?
도착한 곳은 이 곳 근처에서는 유명한 돈카츠 하이레(ハイレ)되시겠다~
아마도 ハイレ 는 들어가다 내지는 들어오다라는 '入る(はいる)'의미에서 파생된 가능형 동사인지
아님 다른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거 은근히 궁금하네
살짝 이른 점심시간이라서 벌써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더라.
일단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하고 기다려야 해서
주문은 전에 특등심카츠는 먹어봐서 이번에는 모듬카츠(등심+안심)이랑 일본식맵싹커리 그리고 햄카츠를 주문했다~
금방 자리가 나서 들어가기 전에 가게 앞에 서있었는데
역시나 사람들이 좀 돌아다녀야 살아있는 동네 느낌이 드는 것 같아서 좋음
대략 10명 정도가 한번에 앉을 수 있는 닷지테이블인데 9명 정도만 앉는 것 같더라.
주방이 오픈되어 있어서 기다리는 것도 재밌고
그리고 여기는 니신 누들 컵라면을 판매하는게 좀 독특함~
소스는 돈카츠라는 메뉴를 감안하면 다양하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말돈 소금 외에는 딱히 손이 가지 않는 편이다.
돈카츠는 소금이랑 와사비 조합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서~
메뉴는 다양한데 키오스크에서 주문할 수 있는 건 그때그때 다른 것 같더라.
이건 참고해야 할 것 같고
하이레 돈카츠 먹는 방법도 음식이 나오기 전에 한번 가볍게 읽어주는 것도 좋고~
뭐... 맥주는 아주 당연하듯이 주문했고~ㅋㅋ
ビール라는 가타카나도 재밌고 뭔가 어눌하게 그린 것 같으면서도 디테일있는 돼지 그림도 독특함~
여기는 이것 뿐만 아니라 음식 외에 소소한 재미를 주는게 은근히 있다.
'ちょっと待っておいしいとんかつあげるよ♡(좀 기다리면 맛있는 돈카츠 줄께 ♡)'라는 티슈도 소소한 재미~
일본어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사람들에게는 우연한 곳에서도 배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받는 것도 꽤 괜찮지~
먼저 햄카츠와 일본식맵싹커리가 나왔다.
이번에는 돈카츠도 돈카츠이지만 햄카츠를 정말 먹어보고 싶었다.
고독한 미식가 보면서 일본어 공부할 때에도 햄카츠가 나오는 걸 보면 맛이 정말 궁금했었는데
막상 여행하면서는 한번도 접해보지 않은 유니콘 같은 메뉴여서 꼭 주문을 하고 싶었다.
여행할 때 먹어본 적이 없어서 비교하기는 힘들 것 같고
아마도 햄카츠라는 또 다른 장르가 이런 느낌이구나 정도는 하이레에서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있고
내가 못 찾은 걸지도 모르겠다만 햄카츠를 하는 곳을 아직은 보질 못 했다.
있다면 찾아보고 가봐야지~
햄카츠는 저온조리를 한 것인지 상당히 밝은 톤의 화이트골드 같은 튀김옷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유난히 햄이 붉게 보이는게 식욕을 더 자극하는 것 같았음
카레는 일본식 드라이카레였고 고추기름이 들어 있어서 살짝 매콤한 느낌도 나고
그냥 흰쌀밥만 넘기기가 아쉬우면 같이 먹기 딱 좋은 사이드 메뉴
모듬카츠(등심+안심)가 나왔다.
하이레는 가격대비 메인 메뉴와 찬구성이 알찬게 마음에 듬~
커팅한 단면에는 윤기가 흐르는게 식욕을 더 자극하는 것 같다~
찬구성은 이렇다.
단호박 샐러드가 은근히 잘 어울리는 것 같긴한데
개인적으론 튀긴 빵가루보다는 다른 걸 조합하면 더 좋을 것 같다.
견과류라던지 아님 소스가 되어도 좋고
기본구성에 온천계란이 나오는 것도 독특하다.
그래서 카레를 주문하면 밥 한공기로 두가지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좋음
마치 카츠동 내지는 텐동을 먹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서~
양배추 샐러드는 아삭거리면서 신선해서 좋았고
흰 쌀밥에 햄 조합이 실패가 없긴 하다만
내가 생각했던 건 단단한 육질의 햄이 아닌 스팸같은 느낌이어서
은은하게 부드러우면서도 바삭거리는 튀김옷과 굉장히 잘 어울렸고
맛도 간이 강하지 않아서 담백하니 좋았다.
아쉽게도 햄카츠는 돈카츠 소스랑 조합이 궁합인데 이걸 잊어버렸음~ㅋㅋ
말돈 소금도 미리 준비해주고~
등심카츠부터~
살짝 탄력있는 고기부위를 먼저 먹다가 나중에 부드러운 지방부분을 씹을 때 섞이는 고소함이
특등심 못지 않는 맛이었다.
특등심이 품절일 때 주문해도 절대 아쉽지 않을 정도였고
전에 왔을 때에도 안심은 상당히 부드러웠는데
좀 더 화이트 골드 컬러의 튀김옷이 입혀진 느낌이라서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마치 부서지는 듯한 육질의 부드러움과 담백한 맛이 좋았고
육향도 느껴지는게
원래 안심보다는 등심을 즐겨 먹는 편인데 나중에 다시 올 때에는 안심에 포커싱을 해서 먹어봐야겠음~
문득 드는 생각이 이제 사람들이 브라운 컬러의 돈카츠에는 꽤 익숙하기 때문에
저온조리된 돈카츠에도 눈을 뜨게 되는 시기가 된게 아닌가 싶다.
밥 한공기로는 무척이나 아쉬웠던 카레
흰 쌀밥에 등심카츠 위에 와사비와 말돈소금 조합이 하이레 카츠들에는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인 것 같은데
와사비는 적당히 향이 느껴지는 정도 적게 넣는게 좋다~
아님 코를 확 잡아 당기는 경험읗 하게 될테니까~ㅋㅋ
그러고보니 온천 계란 올리고 간장을 안 뿌렸다...
테이블이 꽉 차다보니 뭔가 넣는 걸 깜빡해버린 것 같은데
간장을 적당히 부어서 먹으면 간장계란밥도 먹을 수 있는 재미도 추가됨~
생각해보니 처음 왔을 때에는 학교가 방학기간이라서 한가했던 것 같은데
이제 당분간은 여유부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네
물론 대학가 근처이고 번화가가 아닌 광운대역 근처 거리라서
일부러 찾아오는게 좀 쉽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돈카츠 좋아한다면 한번은 와봐야 하지 않나 싶음~
토, 일요일은 정기휴무이고
오전 10시 반 ~ 저녁 8시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 40분 ~ 4시 35분이니 참고하면 될 듯~
거리가 멀다면 백석역에도 하이레가 새로 생긴 것 같더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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