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좀 느긋하게 하루를 보내는 걸로 하고 아침부터 카메라 챙기고 밖으로 나왔다.
도착한 곳은 망원역~
음... 이제는 다른 곳에 갈 때도 된 것 같은데
돌고 돌아서 호기심가는 음식을 찾다보니 결국 여기로 오게 되는 것 같다.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다.
공기는 좀 그저그런 편이긴 하다만 카메라 ISO를 100으로 맞춰도 하이라이트가 날라갈 것 같은 쨍한 날씨다.
ND 필터도 들고 다녀야 하나...
망원시장 중심길로 내려가다가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부산의 항정 돼지국밥을 재해석해서 운영하고 있는 송정(宋情)
망원역에서 얼추 5분 정도거리인 것 같았음
여기 사장님이 송씨여서 송정이라고 가게이름을 지었다고 하네
아무튼 항정살 부위가 처음 접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구이용 정도로만 알고 있었기에
국밥에 들어간 항정살은 도대체 어떤 맛과 풍미가 있을지 궁금해서 안 갈 수가 없었다.
일단 주문은 항정국밥(고기 특)으로 주문을 했고 잔술이 있었는데
한산소곡주가 있는게 아니겠음?
맥주는 왠지 배부를 것 같고 해서 한산소곡주도 같이 주문~
사실 이 자리가 예전에 헤키가 자리잡고 있던 곳이었다.
근데 메인테이블을 오픈형 닷지 테이블로 하면서 뭔가 공간이 더 시원시원해졌고
나무소재 인테리어를 많이 사용해서 그런지 따뜻한 느낌도 들고 국밥이랑 잘 어울리지만
꽤 모던한 느낌을 주는 분위기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렇고 한번에 8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는 공간~
딱 점심시간이라서 좀 기다리긴 했는데 국밥 자체가 그리 오래 걸리는 음식은 아니라서 그런지
금방 자리가 나는 것 같더라.
주문하면 이렇게 세팅을 해주는데
왼쪽은 새우젓 오른쪽은 김치를 담을 접시를 주는데 필요한 만큼 김치를 그릇에 담으면 됨~
김치 은근히 산뜻하니 맛있다.
그리고 이 새우젓이 아주 묘약임~
이건 밑에서 얘기하고~
먹는 방법을 일부러 기재 해놓는 건 다 이유가 있을 거다.
찬찬히 읽어보고 한번 따라해보고 취향에 맞게 먹는 것도 좋지~
국밥에 넣을 무언가는 후추 밖에 없다.
사람에 따라서 국밥의 간을 맞추는게 다르기 때문에 아쉬운 사람들도 있겠지만
음... 난 이거 괜찮다고 생각함
사장님만의 국밥의 맛을 고수하고 싶은 의지가 보인다고 해야 하나?
평양냉면 먹는데 간이 슴슴하다고 소금 더 넣고 그렇진 않잖냐 그치?
그냥 그곳만의 고유명사라 생각하고 먹으면 될 것 같음~
같이 주문한 한산소곡주
어느새 하이볼이 대중화 되어 버렸는데 전통술은 아직까지는 미지의 영역이 아닌가 싶음
우연히 한산소곡주를 접할 기회가 있어서 마셔봤는데 이게 은근히 매력적이다.
도수가 조금 있는 편이라서 많이 마시는 건 좀 무리일 것 같은데 한잔 정도는 괜찮은 것 같고
맛이 달달하면서 곡물의 향과 맛이 느껴지는데
이제 전통술도 예전보다는 조금 더 대중화되면 좋지 않을까?
그리고 이게 국밥이랑 은근히 잘 어울림
은근히 한번 마시면 자꾸 손이 가는 맛이라서 앉은뱅이 술이라고도 부르는데
겁없이 마셔댔다가는 땅이 올라오는 기적을 볼 수 있음~ㅋㅋ
설명을 보니 찹쌀, 누룩, 백미, 야국, 생강, 메주콩, 홍고추 등으로 만드는 술이라고 하는데
확실히 단맛이 은은하게 나면서도 알싸한 맛이 느껴지는게 깔끔해서 좋다.
주문한 항정국밥(고기 특)이 나왔다.
돼지국밥답게 깔끔한 구성~
돼지 앞다리 살(이라고 들은 것 같음)이 들어 있는데 얇게 썰어내서
의외로 담백하면서 식감도 좋고 생각보다 제법 많이 올라가 있었음
오븐에 구워서 기름기를 싹~ 뺀 항정살도 많았는데
확실히 보통보다는 고기특으로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일단 국물부터~
은은한 담백함과 육향이 좋았고 무엇보다 기름지지 않은 국물이 맛있더라.
일반적으로 국밥이라고 생각하면 진득하면서도 녹진한 맛을 떠올리게 되는데
뭐랄까... 점잖으면서도 깊은 선비의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자극적인 것이 없는 순수한 고기국물의 느낌이라서 평소 쉽게 접하는 맛이 아니라서 더 풍미가 느껴지는 것 같았음
그리고 밥 위에 항정살을 올리고 새우젓을 올려서 먹었는데
이 조합이 항정돼지국밥의 절정이 아닌가 싶었음
보통 항정살을 생각하면 식감도 그렇고 부위가 부위인만큼 구이용이 아니라면 호불호가 쉽게 갈리는 고기인데
겉은 바삭하게 구워내고 속은 탱글탱글하게 해서 국물에 쉽게 퍼지지 않게 한 것도 좋았고
항정살 특유의 고소함이 정직하게 느껴지는 것도 맛있었는데
여기에 새우젓이 감칠맛을 확 올려주는 역할을 하는게 없어서는 안 될 반찬 아닌 반찬이었다.
일반적인 새우젓과는 다르게 된장이랑 섞인 새우젓 같았는데
두가지의 감칠맛이 섞여서 그런지 두배 이상의 감칠맛을 끌어내는 느낌이었음
그리고 그냥 항정살이랑 새우젓만 먹었을 때에도 사이드 메뉴로 있어도 좋겠다 싶을 정도로 궁합이 너무 잘 맞더라.
고기는 상당히 부드러웠고 담백핫 맛에 국물도 은은한 맛이라서 뭔가 임팩트가 약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여기에도 새우젓을 올리면 고요한 물 웅덩이에 물방울이 떨어지면서 퍼저나가는 느낌처럼
한번에 감싸주는 맛이 참 좋았음
한 그릇에서 두가지 방향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좋았고
아무리 새우젓이 임팩트 있는 맛을 준다고 해도
역시나 국밥에는 김치 아니겠는가?
딱 국밥에 어울리는 정도의 식감과 칼칼한 맛도 자꾸 손이 가게 되는 반찬이었고
국밥이라는 이미지가 아무래도 묵직하고 강한 맛의 이미지가 있어서
이에 익숙하다면 뭔가 슴슴하다라고 느낄 수 있겠지만
되려 이런 슴슴한 맛이 재료 본연의 맛을 끌어낼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지 않나 싶다.
항상 얘기하는 이 근처는 라멘과 돈카츠, 이제는 일본음식의 격전지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한식으로 명성을 키워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근처 고미태나 옥동식처럼 눈에 보이지 않은 음식의 격전지에서 마치 야생화처럼 피어나는 모습이
단순히 맛으로 끝맺기보다는 아름답다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좀 아쉬운 건 사이드 메뉴 한 두개 정도는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음
아무튼 좋은 국밥이었다.
순정 돼지국밥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비교는 힘들지만~ㅋㅋ
월요일은 정기휴무이고
오전 11시 반 ~ 저녁 8시 반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 ~ 5시 반
재료 소진 시 조기 영업마감할 수 있으니 인스타 참고하시고~
'私なりのグル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로 3가역 근처 순대곱창 전골 이경문순대곱창 - 의외로 텁텁하지 않고 담백한 전골이었어~ - (0) | 2024.05.06 |
---|---|
미아사거리역 근처 함박스테이크 동네함박 - 탱글탱글하니 맛있었던 함박스테이크 - (0) | 2024.05.04 |
광운대역 근처 돈카츠 하이레 - 이젠 햄카츠도 맛있다~ - (0) | 2024.05.02 |
연남동 근처 이에케 라멘 무겐스위치 - 좀 더 매니악하게 즐겨보자~ - (0) | 2024.04.29 |
평촌역 근처 쿠로카츠 타키비 - 크런치한 새로운 식감에 맛도 좋고~ 라멘은 의외의 한 수!!! - (0) | 2024.04.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