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알고리즘에 이끌려 먼 곳까지 갔다왔다.
집에서 생각보다 거리가 좀 멀다보니 고민을 하긴 했는데
에비스 생맥주가 있는 걸 보고 안 갈 수가 없었음~ㅋㅋ
내린 곳은 평촌역~
여긴 처음 내려본다.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수도권은 아파트들이 많을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걸어가는 길에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길들이 있어서 의외로 걷기 좋은 곳이었음
의외로 공업단지가 있어서 그런지 생활권이라는 느낌도 있지만
커다란 공장의 웅장함의 이미지도 같이 공존하는 곳이더라.
커다란 공장과 아파트 사이로도 숲길을 조성해놨는데 길이가 그리 길지는 않지만
왔다갔다하면서 가볍게 운동삼아 걷기 좋은 작은 숲길도 있고
집에서 나올 때는 좀 밝아지는 느낌이었는데 어느 새 하늘은 다시 심술을 부린다.
뭐, 그래도 비가 안 오는게 어디냐...
넉넉하게 10분 정도 걸은 것 같다.
도착한 곳은 쿠로카츠로 제법 유명한 타키비(焚き火,たきび)라는 곳
오래 기억에 남는 모닥불의 온기처럼 따뜻한 음식을 내어드리는 공간이라는 의미로 가게 이름을 지었다고 하더라.
늦장부리다가 거의 12시 반 정도에 도착했는데 다행히 대기하는 사람이 없어서 5분 정도 기다리다가 입성~
'この上ない、幸せ。エビス'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더할 나위 없는 행복, 에비스
뭐 꼭 에비스가 아니더라도 맥주 한잔 곁들이면서 점심을 먹는 것도 작은 행복이지.
올해 말에는 에비스 맥주박물관이 무난히 운영할지 모르겠네...
바로 맞은 편에도 공장이 있는데
색대비가 재밌어서 한번 찍어봄~
뭔가 의류나 신발에나 있을 법한 조합인데 이런 곳에서 보니 신선하다.
아무튼 입성해서 키오스크에 쿠로카츠 정식, 아카라멘 그리고 에비스 생맥주를 주문~
전에 봤을 때는 마제소바도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메뉴를 리뉴얼한다는 포스팅도 본 것 같고 두가지 메뉴에 포커싱을 맞춰서 집중을 하려는게 아닌가 싶은 느낌도 들고
확실히는 모르겠다.
인스타보니 일요일에는 오후 2시기 재료소진으로 마감했다고 하네...
늦게 갔으면 허탕칠 뻔~
내부는 'ㄷ'자형 닷지 테이블로 되어 있고 한번에 대략 11명 정도 앉을 수 있는 공간
분위기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느낌이고
일정한 간격으로 랜턴이 걸려 있었는데
왠지 친숙한 브랜드라서 찾아보니 스노우피크 미니 호즈키 LED 랜턴이데~
가격 은근히 비싸던데...
사장님이 캠핑 좋아하시나?
아무튼 낮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 같고 저녁에 사용하지 않을까 싶음
천장이 높아서 시원한 느낌은 있는데 아무래도 천장에서 거리가 있다보니 좀 어두울 것 같아서 사용하지 않나 싶다.
먼저 생맥주가 나왔다~
일반적인 에비스 맥주보다는 좀 리치한 느낌이 있어서 에비스 생맥주가 있으면 꼭 주문하게 되는 것 같다.
안데스 소금이랑 가반후추가 있는데 큰 사이즈는 처음 보는 것 같다.
일본에 여행하면서 음식을 먹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대부분 아마 이 브랜드의 후추를 많이 봤을 거다.
궁금해서 좀 찾아봤더니
여러 산지의 최상급 재료로 블랜딩을 하면서도 각 재료들의 특징을 잘 끌어올리는 브랜드라서
많이들 사용한다고 하더라.
근데 난 입이 싸구려라 좀 마일드한 후추구나 왜에는 딱히 모르겠음
뭐, 대부분 이 후추를 사용하는 건 그 만큼 검증되었기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싶다.
모르니까 패스~ㅋㅋ
아카라멘이 먼저 나왔다.
아카라멘은 나고야에 ' 赤から'라고 하는 체인점에서 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원래 라멘은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편이라서 아카라멘류는 딱히 먹어본 적이 없었는데
먼 곳까지 왔고 원래 마제소바랑 같이 먹으려 했는데 선택할 수 없어서 고르긴 했는데
주문 안 했으면 후회할 뻔~ㅋㅋ
차슈, 연근, 버섯까지 들어간 토핑구성
일단 국물부터~
돈코츠나 토리파이탄처럼 진득한 맛이 나면서도 뭐랄까 뒷맛이 이에케라면처럼 해산물의 맛도 나는데
뒷맛이 상당히 깔끔한 느낌이더라.
거기에 칼칼한 맛이 강하지 않고 은은하게 이어지는 느낌이 새롭기는 했지만 상당히 맛있더라.
그리고 유자를 넣은 단무지가 상당히 인상적이더라.
시원한 느낌에 향긋한 유자향이 스치는게 마치 한겨울 눈밭에 서 있는 듯한 묘하 느낌을 줘서 의외였음
스아게처럼 조리된 연근도 아삭하니 맛있고
적당히 기름진 버섯도 맛있고
그리고 챠슈가 신선하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육향도 적당히 퍼지면서 부드러워서 맛있었고
면은 일반적인 라멘의 면을 사용했는데 살짝 가타멘 같은 느낌이라서 개인적으론 마음에 들었음
아카라멘에 대해서는 솔직히 기대를 하지 않고 먹은 거였는데
내 편협한 선입견을 깨는 맛이었다.
라멘과 돈카츠를 동시에 메뉴 구성하는게 그리 쉽지는 않을텐데
아마도 그래서 메뉴를 좀 정리를 한게 아닌가 싶다.
자~ 그리고 멀리에서까지 오게 만든 정말 궁금했던 쿠로카츠가 나왔다.
찾아보니 일본에서도 두 종류의 쿠로카츠가 있더라.
흑돼지를 사용해서 불리는 경우도 있고 타키비처럼 튀김옷이 검은 색이라서 불리는 경우가 있는데
타키비는 후자
기본적으로 원육을 숙성하고 거기에 누룩소금으로 염지를 해서
고기를 부드럽게 해주고 잡내를 제거하는 다소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나오는 돈카츠라고 한다.
색감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바베큐 브리스킷 같은 느낌도 있어서 그런지
비주얼은 일석이조의 느낌을 주는 것 같음
아마도 와사비가 섞인 표고버섯이 아닌가 싶은데 곁들여서 먹기 정말 좋았음
소스는 간 무에 간장소스, 안데스 소금 그리고 돈카츠 소스가 있었고
여기에도 유자를 섞은 단무지가 있다.
그리고 돈지루가 있었음~
정식 구성치고는 야채나 고기도 제법 많이 들어 있는 편이어서 상당히 맛있게 먹었다.
적당히 불향이 나는 느낌도 좋았고
일단 그냥 먹어봤는데
누룩소금으로 염지를 해서 그런지 살짝 간이 되어 있는 느낌인데 뭐랄까 좀 담백한 짠 맛이라고 해야 되나?
그런 느낌이 좀 있었고 고기는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부드러운 느낌이더라.
간이 은은한 편이지만 딱히 소스를 찍어 먹거나 하지 않아도 충분했지만
소금을 올려서 먹으니 풍미가 더 올라오는 느낌이라서 좋았음
그리고 일반적인 돈카츠 튀김옷 식감과는 다르게 좀 크런치한 느낌이 있어서
의외의 식감을 보여주는 느낌도 좋고 은은한 흑임자 맛이 느껴지는 것도 타키비의 쿠로카츠 매력 아닌가 싶더라.
소스 종류가 4개나 되다보니 다양하게 돈카츠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좋았는데
확실히 표고버섯이 느끼함을 잘 잡아주는 것 같더라.
뭐, 그렇다고 돈카츠가 딱히 느끼하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다이콘 오로시에 그냥 찍어서 먹어봤는데
식감이 물러지는 느낌도 없고 간도 적당해서 한상에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것도 꽤 괜찮았음
멀리 가면서 솔직히 괜히 먼 곳까지 가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오길 잘 한 것 같다.
차후에는 안심도 쿠로카츠로 나오면 좋지 않을까 싶네~
뭔가 국내에서도 돈카츠의 스펙트럼이 점점 넓어지는 느낌이다.
돈카츠 선호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 뭐~
매주 월요일 휴무이고
평일은 매일 오전 11시 반 ~ 저녁 9시
토요일은 12시(정오) ~ 저녁 9시
일요일은 12시(정오) ~ 오후 3시 이니 참고하면 될 듯~
갑작스런 휴무나 공지는 인스타로 한다고 하니 참고하면 될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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