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녀석들이랑 5월에 지방에 좀 높은 산 좀 가자고들 얘기해서
토요일은 가볍게 산에 갔다가 집에서 뒹굴뒹굴~
오늘은 점심 일찍 먹고 오후에는 스케이트 좀 타려고 했는데 근육이 살짤 덜 풀려서 패스...
날씨도 따뜻해졌으니 평일이라도 좀 일찍 일어나서 2~3번은 타는 습관으로 좀 바꿔야겠다.
아무튼 오후에 운동을 한다는 핑계로 뭔가 묵직한게 먹고 싶어서
홍대로~
내린 곳은 홍대입구역 2번출구
아직은 오전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붐비지 않아서 좋다~
미리 어플 켜고 예약을 했다가 시간상 노쇼날 것 같아서 웨이팅 취소하고
걸어가는 도중에 예약하는 걸로
오랜만에 날씨도 좋고 공기도 깨끗해서 그런지 그냥 걷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참나... 이게 정상인데 이걸 반가운 걸로 생각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네...
사실 이 길이 처음은 아니다.
지금껏 두어번 왔던 길인데 주말에만 오다보니 먹고 싶은 메뉴는 못 먹고 결국 다른 것만 먹었는데
뭔가 시스템이 바뀐 것 같아서 주말에도 즐길 수 있어서 다시오게 된 건데
뭐, 암튼 매번 이 길을 지나가면서 무심코 지나쳤던 이곳이 대중 목욕탕이더라.
시대가 바뀌고 생활패턴이 바뀌면서 대중 목욕탕에서 찜질방으로 바뀌었고 그 다음은 어떻게 되려나?
가끔은 옛것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문명 내지는 문물을 받아들이는게 어색한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아침부터 날도 점점 더워지고 빨리 앞에서 기다리지 않으면 노쇼 날 것 같아서 부지런히 걸어서 도착한 곳은
지로라멘으로 유명한 566라멘 되시겠다~
여긴 다소 매니악적인 메뉴를 판매하는 곳이긴 하지만 의외로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다소 친절한 메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금방금방 자리를 채우는 곳
위에서 얘기했듯이 주말에는 다른 단일메뉴로 판매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지로라멘을 맛 볼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에서야 결국 맛을 보게 되었다.
첫 타임 인원이 다 차버려서 기다리는 중에 주변 한 컷 찍어봤는데
이런 중심가에 번화가와 주택가의 그라데이션 같은 경계선 풍경이 참 이색적인 것 같다.
회전율이 느린 편은 아니라서 입성~
주문은 시루나시 지로도 있지만 이건 나중에 경험하기로 하고 지로계 라면 大로 주문했고
여러 포스팅을 조합해서
면 양은 300g(배가 고팠음~ㅋㅋ)
야채 양은 적게
마늘 양은 마늘 보통
세아부라 양은 세아부라 보통
염도는 마일드
타레는 교카이풍간장으로 선택~
갸볍게 곁들일 초생각 후추, 시치미등이 구비되어 있었고
아무래도 시루나시(汁なし, 국물없는) 지로도 있다보니 라유나 식초도 있더라.
뭐... 맥주도 하나 주문했지~ㅋㅋ
초생강은 잘게 썰어져 있어서 먹기 좋았고
아무래도 지로계 라멘은 묵직하면서도 기름진 편이라서 리프레싱하기에 이만한 반찬도 없는 것 같음
지로계 라멘(大)이 나왔다~
지름이 20cm는 족히 넘어보이는 거대한 그릇에 아주 가득 채워져서 나오는게
작년 12월에 갔었던 라멘지로 미타본점에서 지로라멘을 처음 봤을 때의 당황스러움과 전혀 차이가 없을 정도로
양이 상당하더라.
메뉴 선택 시 대부분을 보통으로 했다면 566라멘에서 먹는 지로계 라멘도
라멘지로 미타본점에서 먹었던 것과 차이가 없는 수준 아닐까 싶음
국물은 다소 진해보였던 이유는 내가 교카이풍간장을 선택한 것 때문에 그런 것인데
녹진하면서도 해산물이 응축되어 있는 맛이 이런 지로계 라멘이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염도는 마일드로 선택을 해서 생각보다 짜다는 느낌 없이 적당했던 것 같고
아마도 다소 헤비한 라멘에 속하는 지로계 라멘이기 때문에 국물이 헤비할 수 밖에 없는데
566라멘에서는 좀 더 라이트하게 즐길 수 있게 유화스프로 바뀌서 하기로 했다고 하더라.
본고장의 맛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그 때 먹어본 기억을 더듬어보면 솔직히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던 것 같아서 개인적으론 아쉬움이 없었음
세아부라는 아무래도 지방부위다보니 다소 꺼려질 수도 있겠지만
먹어봤을 때 '지방 부위를 먹는구나'라는 느낌은 전혀 없고 상당히 부드럽고 담백한 풍미가 굉장히 큰 느낌이었음
특히 면이랑 섞여서 먹을 때 그 맛이 제대로 올라오는 느낌이었고
면을 200g 이상 선택 시 차슈가 두장이 들어간다.
근데 이걸 일반적인 차슈라고 치부하기에는 상당히 볼륨감이 있는데
아 정도 두께와 양이라면 고기가 다소 뻑뻑하다고 느낄 수 있을텐데 전혀 그런 거 없이 부드럽고 맛있었음
게다가 이게 돼지고기인지 소고기인지 착각이 드는 묘한 맛이 구지 반찬이 없을 정도로 좋았고
적당히 차슈까지 즐기고 나서야 야채들과 면을 먹어볼 수가 있었는데
양배추도 들어가서 아삭한 씹는 맛도 좋고 면은 히라우치 스타일에 두텁고 살짝 거칠어 보이는 느낌의 면이었고
살짝 딱딱한 면의 스타일이라서 내 입맛에는 아주 잘 맞았다.
곱게 간 마늘과 세아부라를 먹어가면서 적당히 국물에 섞고
면을 먼저 먹고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술 떠서 먹으면 이게 제대로 된 지로라멘의 한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국물과 면의 풍미가 확 올라오는게 좋았음
라멘 지로를 좋아한다면 국내에서 이만한 대안도 없을 것 같다.
먹어 본 맛이 그립거나 차후 여행계획에 지로라멘을 경험할 계획이라면
566라멘에서 미리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이 근방에는 항상 얘기했듯이 라멘의 격전지다.
조용히 불꽃 튀기는 곳에서 일반적인 라멘이 아닌 다소 매니악적인 라멘으로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곳이라면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생각~
어쨌든 결국 먹어보고 싶었던 메뉴를 먹어서 한은 풀었다~ㅋㅋ
목요일이 매주 휴무일이었는데 당분간은 휴일없이 영업한다고 하더라.
매일 오전 11시 반 ~ 저녁 8시 반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 ~ 5시까지
확실히 요즘 음식관련 가게들은 인스타로 피드백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인스타를 자주 하는 편이 아니라서 이런 건 반응이 늦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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