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아침 일찍부터 움직였지만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날이었다.
항상 돌아가는 날은 뭔가 뒤숭숭한 마음에 이런저런 생각도 하기도 하고 벌써부터 또 언제 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으로도 충분한데
뭐랄까... 굉장히 회의적인 생각이 드는 날이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제 그만 올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지막 날은 뭔가를 정해놓고 움직이지 않고 마음가는대로 했었는데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보고 싶은 것도 없어서 일단 우에노 역으로 가서 락커에 짐 넣어놓고 아메요코쵸로 갔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입구 쪽에는 비교적 한산했다.
안으로 조금 들어가니 사람들이 슬슬 많아지더라.
아침도 거른 탓에 뭘 좀 먹을까 생각하다가 그냥 패스~
음식점은 조금 일찍 오픈하는 것 같더라.
그렇게 점점 더 안으로 갈수록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역시 시장은 시장인 것 같다.
아침부터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
작년에 왔을 때도 이런 분위기였는데~
왠지 아메요코초는 남대문 시장같은 분위기이다.
사람들이 줄을 서있길래 좀 봤더니 카이센동 파는 곳
아메요코쵸 미나토야 2호점이라고 쓰여져 있는 걸 보니 본 점이 이 근처 어디에 있을테고...
점원은 오픈하기 전부터 손님들에게 주문을 받고 있더라.
어느 길로 가던 결국 다 보게 되는데 항상 어디로 갈지 고민하게 된다. 별 쓸데없는 고민~
케밥 점원의 유쾌한 이야기에 아이들은 연신 웃어대며 케밥 기다리는 모습도 보기 좋더라.
아메요코쵸는 유난히 신발가게들이 많다.
작정하고 하나 사려고 했는데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서... 음... 나중에 코비9 로우나 미드 나오면 하나 사야겠다.
시장 한가운데에 신사가 있는 걸보니 왠지 츠키지 시장같은 느낌도 들고~
여기가 아까 봤었던 미나토야 본점인 것 같던데 본점답게 촬영도 하고 있더라.
가격도 크게 부담되는 건 아니니 한번 먹어보는 것도 좋을 듯~
슬슬 다시 입구 쪽으로 돌아갔다.
딱히 뭘 살 것도 아니었고 그냥 몸이 가는대로 움직인거라서
공항가는 스카이라이너 타기 전에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우에노 공원으로 갔다.
항상 지나갈 때는 얼마나 크겠어? 싶었는데 안내지도를 보고 규모가 만만치 않더라는 걸 알았다. 음.. 역시 보이는게 전부는 아닌 듯~
벚꽃도 대부분 떨어져서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관광객도 꽤 많았고 이른 시간부터 무언가를 보러 온 사람들도 많았다.
박물관이라도 가볼까 생각했었는데 여전히 뒤숭숭해진 마음 때문인지 내키지 않아서 그냥 걸었다.
야구 연습장에서 연습하는 것도 좀 보고
푸른 녹음들 좀 보니 마음도 좀 안정되는 것 같고 이날은 카메라 꺼내는 것조차 귀찮았었는데
부지런히 사진찍고 있는 걸 보니 조금씩 괜찮아진 듯~
그렇게 우에노 공원을 뒤로 하고 공항으로~
스카이라이너 안에서 내내 자버렸다. 뭐랄까 피로에 쌓여서 출발했던 여행이어서 그런지 도착할 때까지 푹 잤다.
비행기 탑승하고 슬슬 출발~!
비교적 맑은 날이어서 그런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하늘이 파래서 마음도 차분해지던 느낌
별 거 없는 단조로운 풍경이지만 쉽게 볼 수 없는 것이라 그런지 한참을 쳐다봤다.
슬슬 태양도 퇴근시간을 알리듯 하늘도 조금씩 붉게 물들어가고~
한참을 달려서 선회하여 다시 한국에 도착~!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그렇게 일찍 호텔로 돌아간 적도 별로 없었고 크게 무리한 것도 없는데 유난히 여기저기 아파서 고생하고
뭔가 날이 맞지 않아서 허탕친것도 많았고 단 한번도 하지 않았던 일본여행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도 있었고...
항상 가던 시기에 가지 않아서 그런가? 싶은 생각도 불쑥 들고...
아무튼 4월은 이래저래 변함없이 빨리 지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변하지 않는 달이었다.
얼마 남지 않은 4월...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 갈 마음이 생길까? 어떨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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