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또 퇴근하면서 살짝 변화구 던져서 합정이 아닌 홍대역에서 내렸다~ㅋㅋ
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여기가 개인적인 생각으론 저녁시간에는 혼자가기 애매하다 싶어서
미루고 미루다가 어제 갔다오게 되었다.
낮은 점점 짧아져서 오후5시가 되기 전부터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응? 데자뷰인가? 왜 이렇게 이 장면이 익숙하지?
걸어가면서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맞다! 예전에 연남동에 사진찍으러 갔던 적이 있어서
그래서 익숙한 길이었나보다
여기저기 이유도 없이 사진찍으러 참 많이 돌아다닌 것 같은데 요즘은 주말에 잠자기도 바빠서 쉽지가 않네...
10여분 정도 걸어서 매장 앞에 도착했다. '우주옥'
평양냉면하면 뭔가 평소 생각하는 냉면과는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막상 먹어보면 '이게 뭐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거다.
우주옥은 평양냉면의 선입견을 깨고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충분히 즐길 수 있게 업그레이드한 냉면이라고 할까?
아무튼 그래서 기대하고 있었고 유튜브에서 어복쟁반 보면서 이건 무조건 먹어봐야겠다 싶어서
구지 평양냉면이 아니더라도 꼭 가보고 싶었다.
제법 일찍 갔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고 오픈하자마자 문제없이 잘 입장~
연남동은 맛집이나 디저트도 유명한 곳이 많지만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들이 많아서
그냥 눈요기 하러 돌아다니기도 좋은 곳 아닌가 싶네
우주옥(牛酒屋), 아주 깔끔하게 소고기와 술이 있는 집
우주옥에는 평양냉면이 두 종류가 있는데 소금 베이스로 만든 '냉면청'과 간장 베이스로 만든 '냉면진'이 있는데
일단 처음 왔으니 냉면청과 어복쟁반을 주문하고 맥주는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서 소주로 주문
수저와 젓가락이 가지런히 세팅되어 있고
어복쟁반을 주문하면 작은 가스버너가 따로 나온다.
평양냉면하면 뭔가 노포스럽고 내부가 오래된 느낌을 상상하게 되는데
우주옥은 내부가 상당히 모던하고 그냥 들어가면 뭔가 다른 음식을 판매하고 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과거의 명성을 이어가면서 현시대에 맞게 잘 다듬은 분위기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이런 분위기도 좋다~
진로소주가 나왔다!
야~ 팩으로 나오는 건 진짜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사실 난 소주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렇다고 아예 안 마시는 건 아니지만
한창 때 누가 소주를 몇병까지 마시네 어쩌네 술주량이 자랑 중에 하나였던 시기에도
난 술자체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고 있으면 마시고 아님 말고 정도였는데
한번 진짜 과하게 마셔서 뻗었던 경험이 있은 이후로 한 1년 동안은 소주는 쳐다보지도 않았고
그 이후로 주량의 한계선에 다다르면 절대 마시지 않는 습관이 되었는데
그래서 그 때 이후 술을 취해본 적이 없다.
지금에서야 친구녀석들도 '우리 중에 술을 제일 잘 마시는 건 너다'라고 하는 이유는
술에 대해선 절대 바꾸지 않는 습관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가끔 피곤할 때 좀 마시면 무탈하게 버스 종점까지 간 적은 있는 것 같다~ㅋㅋ
아마 앞으로도 내가 술취하는 거 보는 일은 없을 것 같음~
어쨌거나 맥주는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서 소주를 주문했는데
진짜 상남자들만 사용하는 흔히 말하는 '그라스컵' 스타일의 술잔을 내어준다.
여기서부터 뭔가 사장님의 스타일을 조금 알 수 있었던 것 같음
어복쟁만의 고기를 찍어 먹을 수 있는 간장소스도 나오고
주문할 때 식사랑 어복쟁반을 따로 드릴지 같이 드릴지 직원분이 물어보셨는데
그냥 깔~끔하게 같이 달라고 함~
이렇게 얼추 세팅이 다 되었을 때 쯤에
어복쟁반이 나왔다. 생각보다 거대하다.
소의 어느 부위인지는 모르겠지만 고기와 우설도 같이 들어가 있는데
안쪽에는 야채가 있어서 숨이 죽고 나서 끓기 시작하면 2분 정도 더 있다가 먹으면 된다고 하더라.
안쪽의 야채는 딱히 물어보질 않았는데 미나리인 것 같더라.
아래서 살짝 찍어보니 후지산 같은 느낌~ㅋㅋ
슬슬 미나리 숨이 죽기 시작하고
끓기 시작한다~ 내 식욕도 들끓기 시작한다~
반찬이 따로 여러가지 나오는 건 없지만 백김치 하나만으로도 충분~
슬슬 다 익은 것 같아서 먹어봄
숨이 죽었을 때에도 고기들이 뭔가 정갈하게 놓여지는 느낌
일단 간장소스도 찍지 않고 그냥 먹어봤다.
우설도 그냥 먹어봤는데
잡냄새는 당연히 없고 입으로 들어가기 전의 육향과 씹을 때 담백함이 정말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었다.
소혀라고 하면 다소 꺼리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얇게 썰은 우설을 이렇게 일단 먹어보는 것도 괜찮치 않을까 싶네
그 다음은 국물이 잘 스며든 미나리에 고기를 감싸서 소스는 찍지 않고 먹어봤는데
숨이 적당히 죽고 아삭하고 미나리향에 고기부위던 우설이던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더라.
국물은 간이 쎈 편은 아니지만 자꾸 수저로 떠먹게 되는 묘한 느낌도 있었고
그리고 같이 나왔던 소금 베이스로 한 냉면청이 나왔다.
소금 베이스로 해서 그런지 국물이 상당히 맑고
그 위에 커다랗고 얇은 고기 고명이 올려저 있고 실파를 뿌려놓았는데 일단 국물부터 먹어봤다.
'응, 뭐지?' 뭔가 알송달송한 맛이 나더라.
그래서 바로 면을 먹어봤는데 면과 함께 따라올라오는 국물에서 계란 노른자같은 담백한 맛이 확 펴지는 느낌
개인적으론 평양냉면의 선입견을 깨는 아주 담백한 냉면이었다.
자극적인거 별로 좋아하지 않고 담백함을 맛보고 싶다면 우주옥 평양냉면 한번 먹어보는 것도 좋을 듯~
소주 2팩까지 주문했다가 다 마시면 안 될 것 같아서 좀 남기고 나왔다.
어느 정도 예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냉면과 어복쟁반이었는데 개인적으론 기대이상이었다.
나중에는 냉면진과 스테이크처럼 나오는 우설 먹으러 한번 더 가야지~
우주옥에 대한 평이나 이런저런 얘기들은 좀 호불호가 갈리는 듯한 느낌인데
설마 평양냉면이 어떤건지 모르고 이렇다 저렇다 하는 사람은 없겠지? 없을거야...
그리고 사장님이 뭔가 자신의 일에 대해선 바꾸지 않는 고집이 있으신 것 같던데
이건 판매자 입장의 고유의 권한이다.
아무리 돈을 지불하고 그만큼의 권리를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손님도 있지만 그 서비스를 받기에 앞서서
제공하는 사람의 권리도 있는거다.
'손님은 왕이다'라는 문구를 난 굉장히 싫어한다.
이걸 본인 스스로 왕이라 생각하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은데
이건 상대방이 인정을 해주는 거지 본인 스스로가 인정하는 건 아니지 않나?
아니면 왕의 호칭에 걸맞는 성품을 갖고 있던가
요즘은 보면 안하무인인 사람들 생각보다 많다.
만약에 아주 만약에 온라인상에서 실명을 다 드러내고도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양호간에 지킬건 지키고 얘기해야할 건 얘기하고 그래야 되지 않나 싶네
이른 시간이었지만 밤이 깊어져서 후딱 집에 들어감~
위치는 2호선 홍대입구역 3번출구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고
화요일 휴무
그 이외에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오후5시반~ 자정 마지막 주문은 오후11시이니
참고하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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