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로수길 근처는 가보고 싶은 곳은 꽤 있긴 하지만 혼자서 갈만한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두어개만 가자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금욜날 가본 쥬벤쿠바다.
포스팅들을 보면 아무래도 혼자서 가는 건 좀 무리인 것 같아서 또 동생 불러서 가 봄~ㅋ
서울대입구역에선 두번째 내리는 것 같다.
뭔가 하나에 꽂히면 주구장창 그 근방을 돌아다니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여기는 만만치 않게 멀다보니 그게 쉽지 않은 것 같음
게다가 한두번이라도 스쳐지나간 곳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하겠지만 개인적으론 아주 생소한 곳이라서 그런가
계속 오고 와봐야겠다는 생각이 쉽사리 들지 않는 건 아마도 내 성격 탓이겠지?
이제 슬슬 날씨가 애매해지는 분위기라 추운 거에 맞춰야 할지 더운 거에 맞춰야 할지
마치 샤워할 때 물온도를 극세조절을 해야하는 것처럼 피곤하다~ㅋ
동생만나서 샤로수길 게이트 A쪽으로 이동~
이번이 두번째 샤로수길이지만 여길 걷는 건 마치 여행을 와보고 싶었던 길을 걷듯이 재밌다.
적당히 오픈이 되어 있어서 어떤 걸 하는 곳인지도 쉽게 알 수 있고
인테리어들도 아기자기하거나 뭔가 좀 특색이 있거나 하는게 많아서 심심하지가 않음
그렇게 5분 정도를 걸었나? 저 멀~리서 기린이 보인다.
눈에 확 들어오는 조형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어서 좋고
밝은 톤의 청록색 컬러가 그냥 이유없이 기분을 좋게 만듬~
게다가 옐로우 컬러의 문이라니~ 내 취향임~ㅋㅋ
내부 분위기는 이렇다.
뭔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밖에서 봤던 것과는 사뭇 반전의 느낌이 드는 것 같다.
미리 예약을 해서 내가 앉은 곳은 안쪽에 안내를 해줬는데
뭔가 가볍게 갤러리를 둘러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서 분위기는 좋더라.
테이블과 의자는 좀 높은 편이라서 마치 바에 앉은 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좋고
테이블이 우드타입이라서 따뜻한 느낌이 더해지는게 기분이 좋다.
미리 예약을 해서 음료는 무료제공~
뭔가 클래식한 코카콜라 유리컵을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레드컬러가 눈에 확 들어오는 것 같음
생각해보니 콜라는 진짜 오랜만에 마셔보는 것 같다
주문은 파운드 폭립 플레터랑 쿠바샌드위치 오리지널을 주문했고
아... 맥주가 땡기긴 했는데 참음~ㅋㅋ
먼저 쿠바샌드위치가 나왔다.
요즘 TV를 거의 보질 않는 것도 있고 영화도 꽤 오랜동안은 일 때문에 띄엄띄엄 봐와서 잘은 모르겠다만
아메리칸 세프에 나왔던 샌드위치라는 건 알고 있는데...
진짜 쿠바에서 일상적으로 먹는 샌드위치인가?라는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모르겠다.
그래서 좀 찾아봤더니
사전적 의미로는
빵을 반으로 나눈 다음 샌드위치에 겨자, 치즈, 피클, 햄, 돼지고기, 다시 치즈를 겹치고
햄과 돼지고기 층 사이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서 만드는 쿠바식 샌드위치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Pan con biste가 가장 전통적인 쿠바 샌드위치라고 하니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좀 더 찾아보고 맛보는 것이 더 재밌지 않을까 싶네
뭐가 정확히 쿠바샌드위치의 정도인지는 모르겠다만
빵은 얇고 바삭한게 씹을 때마다 갖 구운 빵 특유의 향이 좋았고
각종 햄과 치즈 그리고 쥬벤쿠바에서 따로 만드는 얇게 썰은 돼지고기가 대부분 자극적이지 않은 맛으로
입안에서 섞이면서도 재료들의 맛이 잘 느껴지는게 꽤 독특한 샌드위치였다.
개인적으론 야채가 들어가게 되면 뭐가 들어갔는지 판단하기 애매한 경우가 있는데
쥬벤쿠바의 샌드위치는 뭔가 심플하면서도 복잡한 맛이 좋더라.
이렇게 콜라랑 같이 먹어보는 것도 얼마만이냐~
그리고 갈릭마요(? 아마도 그렇게 얘기해준 것 같았음) 소스를 주는데
뭔가 맛이 심심하다 느껴질 때 이걸 찍어서 먹으면 풍미가 확~ 오르는게 또 다른 맛의 샌드위치를 먹는 느낌이다.
같이 주문한 파운드 폭립 플레터가 나왔다.
푸짐푸짐한 느낌~
야... 이걸 미친 척 하고 혼자와서 먹을 생각을 했으니~ㅋㅋ
폭립이랑 같이 먹을 빵은 겉바속촉의 느낌에 빵의 향이 살살 올라오는게 좋고
폭립은 가끔 손으로 쥐어야만 먹을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쥬벤쿠바의 폭립은 나이프로 스윽~ 밀어만 줘도 뼈에서 고기가 부드럽게 발라지는게 좋고
소스가 바베큐소스의 자극적인 향이 거의 없고 굉장히 마일드한 소스를 얹어서 그런가
내가 생각했던 폭립에 대한 선입견을 바꿔주는 그런 맛이더라.
소세지도 그렇고 새우에 야채들도 '고기만 먹으면 좀 그렇잖냐~' 정도의 세컨드 재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맥주와 곁들이기 딱 좋은 간에 야채를 적당히 볶아서 숨도 살아 있어 아삭함도 동시에 느낄 수 있는게 좋았다.
중앙에는 피클이라 소스를 취향에 맞게 찍어서 먹으면 되고
감자튀김도 예전에 아주 좋아했던 파파이스 크리스피 감자튀김이었나?
아무튼 거의 감자튀김의 탑클래스였던 그 맛과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폭립과 아주 궁합이 잘 맞는 맛이고 이게 맥주와도 꽤 어울리는 조합이었는데... 맥주를 안 마신게 좀 아쉽긴 하다.
위에서 보면 구성은 이렇다.
이 날 내가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만 이 정도는 혼자서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음~ㅋㅋ
이렇게 접시에 따로 담아서 동생이랑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먹으니 시간가는 줄 모름~
동생이 얘기도 잘 하고 이야기 주머니가 많아서 그런 건지
요즘 들어서 혼자 돌아다니면서 뭔가를 먹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와 얘기하면서 뭔가를 먹는 것도
꽤 기분 좋은 일이라는 걸 새삼스레 느끼는 것 같다.
일부러 찾아가서 뭐를 먹는데 있어서 아직은 그리 익숙하지는 않지만 말이지
쿠바샌드위치도 그렇고 플래터의 경우도 대부분 맛이 자극적이지 않은 건
아마도 재료 자체의 맛을 즐기라는 의미 아닐까?
생각했던 것보다는 마일드한 느낌 때문에 그런가
뭔가 명상을 하는 맛 같아서 요즘 같은 계절에 딱 어울리는 맛이 아닌가 싶다.
휴무일은 없는 것 같고
매일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10시까지이고 브레이크타임은 오후 2시 50분부터 5시까지
토, 일요일은 오전 11시 오픈이니 참고하면 될 듯~
그런데 아직도 노쇼하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꽤 있나보다 그러지 말자 좀~
찾아보니까 연남동에도 쥬벤쿠바가 있더라.
샤로수길이 좀 멀다 생각되면 연남동으로 가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음
나중에 연남동에 혼자 한번 가볼까? ㅋㅋ
배도 좀 부르고 해서 동생이 걷자고 해서 걷는데 낙성대 입구 교차로부터 낙성대로에 벚꽃이 아주 만발~
동생 만나기 전에 동네근처에서 벚꽃 사진 좀 찍고 다시 보는데도
적당히 달달한 핑크톤 팝콘을 보는 것처럼 기분이 좋다.
좀 덥긴 했지만~ㅋㅋ
보통 4월 첫째 주가 벚꽃 만개의 절정이었는데 올해는 한주 정도 빠른 것 같다.
대부분 벚꽃축제는 다음 주 중에 시작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음... 다음 주면 아마도 꽤 떨어지지 않을까 싶은데 오늘이 아마 절정이 아닐까 싶네~
돌아서 내려오는 길에 동생이 찍어 놓았던 까페 달첨시루로~
까페쪽은 내가 거의 문외한이라서 어디가 좋고 무슨 특징이 있고 이런 거 모르다보니
점점 더 안 가게 되는 것 같은데 가끔 몰랐던 세계에 발을 들이는 것처럼 어딜 끌려가도 신세계라 그런가
마냥 좋은 것 같다~ㅋㅋ
여기는 떡 케이크를 판매하고 있다고 해서 더 호기심이 생겼음~
요즘 까페 심플한 인테리어들에 뭔가 포근한 포인트를 줘서 그런지 이런게 좋다~
음료는 동생이 수정과를 좋아해서 배수정과, 나는 석류콤부 에이드를 주문했고
케이크를 안 먹어볼 수 없지? 새로 나왔다는 거에 훅~ 끌려서 흑임자 쌀 케이크를 주문~
예전에는 이런 거 거의 안 했는데...
동생이 여기 놓고 찍으면 분위기 좋다는 말에 아주 자연스럽게 쟁반을 옮겨 놓는다~ㅋㅋ
이렇게 놓고 보니 예전에 친구 두녀석과 제주도 여행할 때 생각나는 거 같다.
여행을 거의 마무리하는 시간에 갔던 카페가 있는데
오랜만에 셋이서 느긋하게 담소도 나누면서 먹고 마시는 분우기가 너무 좋았음
까페이름이 '그러므로 Part.2'였을 거다.
아무튼~ 떡케이크라고 나온 이 흑임자 쌀 케이크가 굉장히 궁금했음~
거의 떡의 식감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분명 떡의 식감은 존재하는데 굉장히 부드러운 쉬폰같은 식감이 의외였다.
담백함과 달달함이 층층이 섞여 있는 것도 좋고 위에 올려진 흑임자 후레이크(라고 해야 하나?)와 적당히 올려서 먹으니
흑임자 특유의 맛도 같이 어우러지는게 좋았고
이게 내가 주문한 석류콤부 에이드와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나중에 또 간다면 이건 꼭 주문할 것 같다~
동생이 주문한 수정과는 평소 먹는 것보다는 수정과 향이 조금 약하다고 얘기하던데
아무래도 위에 갈은 배가 올려진 것도 있고 차로써 마시는 수정과라서
향과 맛이 보통 생각하는 수정과보다는 약한 느낌이지 않았나 싶다.
사실 일반적인 수정과는 색감이 너무 진해서 '좀 강해보인다~'라는 느낌이 많이 드는데
달첨시루의 수정과는 뭔가 먹음직스러음과 고급스러움이 어우려져 있는 수정과지 않았나 싶다.
배를 넣어서 그런가 글래서 모양이 배모양인 것도 재밌고~
석류 특유의 색감이 밑으로 내려갈수록 묵직해지는 느낌이 눈으로만 봐도 꽤 매혹적인 에드였다.
단맛은 전혀 배제하고 석류 특유의 신맛이 콤부와 잘 어울리는 맛이더라.
게다가 버블티처럼 들어있는 블루베리를 씹는 맛도 좋았고~
날이 점점 더 더워지고 다시 샤로수길을 오게 되면 여기는 꼭 다시 올 듯~
월, 화요일은 정기 휴무일이고
매일 정오 12시부터 저녁 10시까지이니 참고하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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