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연휴 첫날부터 비가 주룩주륵 내린다.
원래 이런 날은 그냥 방구석에서 안 나가는게 상책인데...
이런 날이 찬스인 경우도 있어서 이런저런 얘기도 할 겸 주말에 어지간하면 잘 안 나가려고 하는 동생녀석을 만나기로 함
얼마 전에도 분더 청담에 와서 내렸던 압구정로데오역이다
.
집에서 나올 때 쯤에는 그냥 분무기 뿌리듯 비가 내려서 크게 걱정을 안 했는데
이게 왠 걸... 너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퍼붓기 시작하는데
하필이면 작은 우산을 쓰고 와서 겨우겨우 카메라 꺼내서 좀 찍어 봄
넉넉하게 10분 정도 걸어서 도착한 곳은 요즘도 여전히 사람들이 몰리는 호족반이다.
시그네이처로 NY 양념 모듬갈비가 가장 유명하긴 하다만 다른 메뉴들도 비쥬얼적으로나 맛으로나
사람들이 꽤 좋아하는 메뉴들이 많아서 한번쯤은 가보려고 했는데
혼자서는 꿈도 못 꿀 것 같고 맑은 날에 주말이라면 웨이팅은 상상 이상으로 기다려야 할 것 같던데
이게 싫어서 결국 비 내리는 주말에 가게 되었다.
오자마자 캐치테이블에 웨이팅을 등록했을 때에는 앞에 6팀만 있어서 첨만 다행이었다.
등록하고 좀 돌아다니다가 얼추 순서가 된 것 같아서 돌아왔더니 내 뒤로 10팀...
그렇다면 여긴 비가 와도 꼼수는 안 통한다는 얘기???
왠지 다시는 가기 힘들 듯 싶네~ㅋㅋ
일단 미리 메뉴는 생각해놨는데 거의 트라이앵글 시그네이처라고 할 수 있는
NY 양념 모듬갈비, 트러플 감자전 그리고 들기름 메밀국수를 생각해두고 있었다.
인테리어 곳곳에 우리나라 전통적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재미도 쏠쏠하고
디테일도 꽤 훌륭한 것 같더라.
주문은 각각 테이블에 구비되어 있는 테블릿으로 할 수 있어서 직원을 부르지 않아도 되니 편함~
어쨌든 아까 생각해두었던 NY 양념 모듬갈비, 트러플 감자전 그리고 들기름 메밀국수를 주문~
혹시(?!) 모자르면 바삭 새우 만두까지 주문하려고 했는데... 이건 결국 못 함~
좀 아쉽긴하다. 위치도 그렇고 웨이팅도 그렇고 다시 오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지...
요즘 초상권도 좀 민감해지고 하니 길거리에서 의도적이지 않게 찍히는 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나 뿐만 아니라 분명히 어떤 목적을 가지고 오는 장소에서는 이제 다른 사람들의 노출 또한 신경쓸 수 밖에 없는데...
귀찮아서 꼼수 좀 부림~ㅋㅋ
어쨌든 분위기는 조명 톤이 따뜻한 웜톤에 개량된 한옥집에 들어온 정겨운 느낌이 든다.
하다 더 덧 붙여서 얘기하는데
최근 블로그나 온라인상의 사진 중에 다른 사람의 사진을 퍼가는 걸
굉장히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것 같다.
특히 제품 사진들이 그런 경우가 많은데
난들 그것만큼 편한게 없는데 왜 안 하겠음? 나중에라도 댓가를 치뤄야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그러는 거지
유튜브 영상 제작에 있어서도 저작권에 걸리는 부분들을 꽤 신경쓰면서 제작하는데
블로그의 경우에는 왜 쉽게 생각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본인이 찍은 게 아닌 영상물이나 사진을 사용할 때에는 원작자에게 허락을 받거나 원작자가 애매할 때에는
출처 정도는 표기하는 습관을 블로그에서는 필수라고 생각하는게 좋다.
무인도에서 혼자 있게 되었을 때 해변가에 디즈니 캐릭터를 맘대로 그려놓으면
디즈니가 고소하러 찾아와 구출된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게 아니다.
어쨌든 앞접시도 그렇고 식기도 놋쇠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 퓨전한식을 지향하는 호족반에서
상당히 고풍스러움도 고수하는 느낌이 들더라.
먼저 반찬으로 김치가 나왔다. 근데 이게 은근히 예술이더라.
그냥 담가서 나온 김치가 아니라 살짝 볶아서 나온 김치인데
일반적인 김치보다 간이 강하지도 않고 볶음 정도도 그냥 김치 본연의 맛을 유지하면서도 볶은 맛이 공존하는
아주 절묘한 경계선에 있는 김치더라. (이거 어떻게 볶은거지???)
그래서인지 주문한 메뉴들과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다 잘 어울리는 묘한 마법의 반찬이었음.
문득 생각해보니 가끔 비올 때 '비오는 날에는 막걸리에 파전이지...'라는 말을 종종 했었는데
이제서야 그걸 진짜 하게 되었다~ㅋㅋ
운좋게 창가자리가 비어서 비오는 바깥풍경 보면서 먹는 재미도 쏠쏠하더라.
그래서 막걸리를 주문~ㅋㅋ
일단 처음에는 어흥 막걸리를 주문했는데
뭔가 특별한 맛이 있는 건 아니지만 꽤 신선하고 담백한 맛이 강한 달달한 맛이라서
호족반 메뉴들과 가장 잘 어울리는 막걸리가 아닐까 싶었음
막걸리 홀짝홀짝 마시면서 좀 둘러보는데 테이블 테두리가 꽤 익숙하다.
어렸을 때 명절에 식구들이 모이면 큰 상을 펴놓고 음식을 먹곤 했는데 딱 그 느낌이었음
뭔가 퓨전 이미지가 강하다고 행각했는데 의외로 전통적인 레트로 감성이 곳곳에 숨어 있는 느낌이 좋더라.
먼저 트러플 감자전이 나왔다.
바삭하게 지진 감자전 위에 치즈와 베이컨이 올려진 것 같았는데
적당한 두께에 바삭하게 구워진 감자전이라서 그런지 비오는 날에도 눅눅한 느낌없이 바삭한 식감이 좋고
사실 파전은 밀가루 때문에 뻑뻑한 목넘기 있는데 깔끔하게 넘어가는 맛이 좋더라.
거기에 트러플 오일은 과하지 않게 올려져서 그런지 씹을 때마다 살짝 올라오는 향이 매력적이었고
살짝 꾸덕한 점도의 마요네즈에도 트러플 오일이 들어가서 그런지
감자전 자체에 트러플 향이 아쉽다면 마요네즈를 올려서 먹는 것도 풍미가 높아져서 좋은 것 같았음
아주 심플하게 감자전에 살짝 볶아진 김치만 올려서 먹어봤는데 이것도 아주 일품이더라~!
그 다음으로 나온 건 들기름 메밀국수~
테이블에 올려질 때부터 들기름향이 퍼지는데 들기름을 메밀면에 아주 촉촉하게 코팅을 한 것 같더라.
젓가락으로 몇번 휘저었을 뿐인데 이렇게 확 풀려버리는 정도면
들기름을 제대로 썼다는 증거 아니겠음?
들기름을 올린 메밀국수라 어느 정도 예상은 할 수 있는 맛이지만
살짝살짝 씹히는 매운 고추가 심심한 맛을 달래주기도 하고 무엇보다 막걸리랑 아주 잘 어울리는 국수더라.
어흥 막걸리는 먹어봤으니 생막걸리가 궁금해서 호랑이 배꼽 생막걸리를 주문했는데
생막걸리라는 이미지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꽤 프레시한 느낌에 막걸리 특유의 묵직함보다는 산뜻하고 가벼운 맛에
뭔가 생강같은 맛이 섞여있는 듯한 좀 독특한 막걸리였는데
합정 지리에 갔을 때에도 그렇고 꽤 괜찮은 막걸리를 경험해봐서 그런지
호족반의 막걸리도 꽤 괜찮다는 생각이었다.
기왕이면 비슷한 가격대의 다양한 막걸리가 더 있으면 좋겠다 싶기도 했음
가장 궁금했고 고대하던 NY 양념 모듬갈비가 나왔드아~
쟁반을 가로지르는 우대가 인상적이고 정말 단짠단짠의 진수를 보여줄 것 같은 색감이
식욕을 굉장히 자극하더라.
쟁반을 올린 상도 상당히 전통스러운 느낌이라서 외국친구들과 같이 오면 좋을 것 같가는 생각도 들었고
양념 모듬갈비는 16시간동안 수비드한 우대갈비, 사태, 차돌박이를 사용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어느 부위 할 것 없이 상당히 부드러웠고
각 부위 특유의 맛에 단짠단짠 소스까지 올려져서 상당히 맛있더라.
이게 우대갈비 부위가 아닌가 싶은데 같이 곁들여진 파절임과 먹으면 이 조합도 상당히 좋았음
왜, 삼겹살 먹을 때 파절임 내지는 파무침 없으면 허전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이건 차돌박이 같았는데
차돌박이 특유의 살짝 질긴 식감도 없이 상당히 부드러웠고
무엇보다 버무려진 소스가 아주 강한 맛이 아니라서 각 고기 부위 특유의 맛을 가리지 않는 정도라서
조합이 상당히 맛있더라.
사진이던 영상이던 이건 진짜 궁금했었는데 궁금증 해결~
단순히 가격만을 봤을 때에는 비싸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조리법과 사용한 고기부위와 적당한 양을 감안하면 수긍이 가는 가격이었다.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공기밥을 하나 같이 주는데 고기 다 먹고 소스를 버무려서 먹으면 은근히 밥도둑~
역기에 버터 한조각까지 같이 주면 금상첨화일 것 같음~
매일 브레이크 타임없이
오전 11시 반부터 9시 반까지이고 평일이건 주말이건 웨이팅은 어느 정도 감안을 해야 할거다.
갈비 외에 다른 메뉴들 가격은 적당한 것 같으니 다양하게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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