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날인가? 볼 일이 있어서 이대역 근처에 갔었는데
아~주 아주 오래 전에 하루가 멀다하고 이대역을 오던 시기에
자주 갔었던 회전초밥집이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걸 보고 사진찍어서 같이 가던 동생에게 보내줬더니만
무조건 가자고 해서 어제 종종 만나는 다른 동생 불러서 같이감
이대역에는 진짜 오랜만에 내려보는 것 같다.
같이 자주 왔었던 동생이 이 근처에서 옷을 자주 샀었던 것도 있고
종종 애니메이션이나 일본 음악 CD를 구할 수 있어서 주말마다 만나서 왔던 것 같은데
이제는 스쳐지나가는 동네가 되어 버린 걸 보니 시간 참 많이 흘렀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외할머니댁이 신촌 근처여서 간간히 빈티지한 어렸을 때
나와 동생 너머로 슬쩍 보이던 신촌과 이대역 근처는 잘 기억나지 않는 추억이 깃든 곳이기도 하고
오랜만에 35mm 렌즈 마운트해서 가져가봤다.
단렌즈에 얕은 심도가 주는 매력이 분명히 있기는 하다만 나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 매력이 아닌가 싶다.
과거 조리개값 F2.8렌즈가 거의 사진의 표준이라는 인식이 생기고 단렌즈는 무조건 얕은 심도여야 하는
일종에 카메라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을 때부터 어느 샌가 슬슬 벗어나기 시작한 것 같음
음... 아무래도 렌즈와 더불어 바디도 굉장히 발전을 해왔고
이에 맞물려 내가 찍는 스타일은 어지간하면 조리개값 F4.0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좀 더 자유로와진게 아닌가 싶다.
그 덕에 기변에 대한 욕심이 사라진 것도 좋고~ㅋ
아무튼 오랜만에 가는 동생녀석의 발걸음은 평소보다 무척이나 빨랐다~ㅋㅋ
이대역 1번출구에서 5분 정도 걸어서 도착한 이코노스시
내부는 긴 트레이에 초밥이 올려져서 계속 돌아가는 시스템이고 예나 지금이나 트레이 위치는 변하진 않았더라.
그래서 더 정겨운 느낌도 들고
사장님도 여전히 같은 분이신데 머리가 희끗희끗해지신 걸 보면 꽤 오랜 세월이 지나긴 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됨
술종류는 아주 많은 건 아니지만 먹을 만한 건 얼추 있는 것 같고
락교나 초생강은 초밥집의 기본이니 당연히 있고
일단 맥주부터 시작~
미리 주시는 장국의 맛은 내 기억엔 변함이 없는 것 같더라.
요즘은 하이엔드급 스시니 오마카세 스시니 초밥이라는 카테고리도
꽤 상향 평준화 되어버린 느낌이 적지 않아서 한때 꽤 유행했었던 회전초밥 가게를 찾는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요즘 같이 음식의 퀄리티와 이에 상응하는 기대치와 보는 눈이 높아진 현재 상황에서
회전초밥이라는 자체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만
내가 먹어보고 싶고 호기심이 생기는 접시를 어떤 제약없이 내 앞에 가져올 수 있는 재미와 기쁨은
이루말할 수가 없음 ( 물론 가격이라는 제약이 있기는 하다만~ㅋㅋ)
어쨌든 초밥세계에서 다소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겸해서 즐길 수 있는게 회전초밥이 아닌가 싶다.
지금도 이렇게 생각하는데 당시에는 뭐 말할 필요도 없었지~
유난히 눈에 들어오던 참돔 초밥을 스타트로
새우초밥에
장어초밥
동생녀석들이 슬슬 탑쌓기를 시전~ㅋㅋ
묵은지를 올린 광어회초밥은 정말 오랜만인데 감칠맛이 아주 일품이다~
와사비타코에
평범한 오징어
그리고 이제 초밥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유부초밥마져도 꽤나 맛이 좋음
최근에 소주보다 청하를 더 마시게 되는 것 같다.
어차피 술이야 그다지 많이 마시는 편도 아니다만 소주 마실 때마다 은근히 힘든 경우가 종종 있는데
청하는 확실히 부담도 덜해서 좋음
이건 숭어로 만든 초밥이 아닌가 싶다.
열심히 셋이서 술한잔씩 기울이며 잘 먹는 걸 뿌듯하게 보셨나 김말이 서비스로 주심~ㅋㅋ
술안주도 할겸 메로구이도 집어보고
계란은 기본중에 기본이니 안 먹어볼 수가 없지~
적당히 단맛이 있어서 좋더라.
홍합에 날치알 섞은 마요네즈를 올려서 살짝 구은 건데 이게 은근히 맛있다.
셋이서 먹을 연어회도 가져오고
이거 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
셋이 살짝 술도 좀 마셨겠다 성게알에
연어알까지~ㅋㅋ
일반적인 새우도 꽤 괜찮았고
마지막으로 청어알
소고기까지 아주 완벽하게 마무리~
가랑비에 옷젖듯이 가격이 꽤 많이 나오긴 했다만 그래도 오랜만에 가본 것도 있고
자주 갔던 동생녀석과 나는 잠깐잠깐 실실 웃는 것도 재밌고 여러모로 기분좋은 시간이었다.
돈이 여유롭지 않았던 학생시절 접시 갯수 세어가면서 먹었던게 엊그제 같은데
셋다 일단 먹고나서 생각하자라고 바뀌기까지는 꽤 오랜세월이 흘렀지만~
매주 일요일 휴무이고
그 외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고 브레이크 타임은 따로 없다.
초밥 좋아하면 한번쯤 회전초밥도 가보는거 괜찮을 것 같다.
기분좋게 먹고 신촌역쪽으로 내려왔는데 확실히 주말이라 그런지 꽤 붐비더라.
음... 이제 불편한 시기도 지나가고 슬슬 정상적인 시기로 돌아왔는지 아직 판단하기는 힘들지만
요즘 오락실 구경하기 참 쉽지 않다.
맥주 한잔 더하러 신촌역으로 내려가는 길에 오락실이 있어서 게임도 좀 하고
뽑기를 했는데... 쿼카 다섯마리 집어냄~ㅋㅋ
신촌의 밤거리를 걸어다녀보는 것도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어디는 북적이고 어디는 한산하고
확실히 인생이건 뭐든 간에 흐름이라는게 참 중요하구나라는 생각을 문득들게 하더라.
아직까지는 구석구석 북적이지는 않다만 언젠가는 한산한 거리를 찾는게 쉽지 않은 때가 또 오겠지 뭐~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2층의 가게를 들어갔는데
와~ 여기 피자 한참을 걸려서 나와서 좀 아닌 건가 싶었는데
어지간한 피자가게 피자들보다 휠씬 맛나더라.
아마도 다시 신촌에 오게 된다면 여기는 꼭 다시 갈 것 같다.
그리고 다시 돌아가는 길에 같은 오락실에서 또 도전해봤는데
5개였던 인형은 14개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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