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차 브레이크 패드 교체하고 친구녀석 아이폰 케이스 받으러 온다고 해서 기다리다가
시간맞춰서 스케이트 성형하러 갔다오니 거의 하루의 반이 지나가버렸다.
날씨도 애매한게 그냥 집에 있을까 하다가 돈카츠 먹고 싶어서 나옴
어제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좀 열받기는 했다만...
참는 자에게 복이 있는 법~
상대할 가치조차 없는 수준이라 액션취하기도 귀찮아서~ㅋㅋ
아무튼 오랜만에 망원역이다~
확실히 해가 짧아지긴 했다.
요즘은 느즈막히 나가는 걸 딱히 좋아하진 않는데
어둠사이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불빛도 나름 운치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네
이제 가을에 제법 들어섰지만 날씨가 오락가락 하다보니 단풍이란 이미지가 별로 떠오르질 않았는데
확실히 가을이긴 가을인가보다
더 늦기 전에 단풍보러 가까운 북한산이라도 가야 하는데 내일은 비가 온다고 하니 패스...
근데 날씨 정확한 것 맞냐?
망원역에 자주 오게 되는 건 역시 맛집들이 많은 이유도 있지만
도심 깊숙한 동네에서 이렇게 잠시나마 숲길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드는게 매력적이라 그러지 않나 싶음
오랜만에 와보니 새롭게 생긴 곳들도 있고
여전히 그대로인 곳도 있고
널부러진 낙엽들보니 이제 슬슬 코끝이 시큰해지는 겨울도 금방오지 않을까 싶다.
분명 꽤 자주 왔던 길이지만 낮과 밤이 주는 분위기는 확연히 틀린 것 같다.
망원역에서 5분 정도 걸어서 도착한 곳은
개인적으로 돈카츠에 있어서는 탑이라고 생각하는 카와카츠
전철에서 내리자마자 웨이팅 걸긴 했는데 생각보다 대기인원수가 많아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1시간만에(?!) 입장할 수 있었다.
닷지형 테이블이고 한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공간을 감안하면 꽤 많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이것저것 하느라 아침 간단히 먹고 늦은 시간까지 뭘 먹지 못해서 눈이 뒤집혔는지
로스카츠, 오로시에 한입카레 그리고 카츠산도까지 주문해버렸다.
예전에 갔을 때는 없었던 메뉴였는데 궁금해서 카츠산도까지 주문~
혼자서 한끼로 얼마를 태운거냐~ㅋ
돈카츠와 같이 먹을 돈카츠 소스, 소금(아마도 히말라야 핑크솔트인 것 같음) 그리고 마법의 올리브유
예전에는 돈카츠가 나오기 직전에 후추를 올려줄지 물어보고 내어주었는데
이제는 취향에 맞게 먹도록 따로 놔뒀더라.
포스팅하면서 예전 글을 봤는데 사진도 거의 비슷하네~ㅋㅋ
내 눈앞에 이렇게 하나둘씩 올려지기 시작하면 금방 나온다는 신호
먼저 로스카츠 오로시 그리고 한입카레가 같이 나왔다.
컷팅된 것으론 양이 얼마 안되어 보이지만 생각보다 양은 적당 이상이다.
지금은 어지간한 돈카츠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방문해본 카와카츠일테지만
혹시라도 처음 가는 사람이 있다면 첫입은 아무것도 터치하지 않고 그냥 먹어보는 걸 추천~
바로 만들어서 나온 돈카츠 특유의 고소한 빵의 향과 식감 그리고 고소함이 등심과 어우려져서
입에서 느껴지는 풍성함이 상당히 매력적이라서 말이지~
그리고 소금에 찍어서 올리브유에 살짝 적셔서 먹는게
카와카츠의 카츠들을 제대로 맛보는 가장 이상적인 스타일 아닌가 싶다.
올리브유는 단순 올리브유가 아닌 것 같다.
예전에도 로즈마리가 들어간 수제 올리브유라고 했던 것 같은데
오늘 먹었던 올리브유는 뭔가 은은한 생강의 느낌이 드는 것도 있고 박하 느낌이 드는 것도 있고
내 기억으론 돈카츠 맛위로 은은하게 스쳐지나가는 로즈마리향과는 좀 다른 느낌이었음
뭐랄까 돈카츠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묘수라고 해야 할까?
그렇다고 돈카츠의 맛에 과하게 선을 넘지 않는 느낌도 참 좋았고
와사비도 매운 맛은 덜하긴 했는데 적당량 이상을 올려 먹으면 돈카츠 맛을 덮어버리는 느낌이 있어서
아주 소량만 올려서 먹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예나 지금이나 첫점이 주는 돈카츠의 가장 이상적인 맛을 보여주는 곳이 카와카츠가 아닌가 싶다.
샐러드도 풍성하게 올려져 있어서 마지막 먹을 때까지 같이 먹을 수 있는 것도 좋고
식감도 좋고 샐러드 소스는 아직도 어떤 맛인지 판단이 안 됨~ㅋㅋ
미각을... 잃어버린 건가???
와사비가 주는 리프레싱 느낌도 좋지만
오로시가 주는 갈은 무의 적절한 단맛과 쓴맛의 조화도 좋고 간장도 간이 세지 않아서
와사비와는 또 다른 길로 느끼함을 리프레싱 해주는게 좋다.
장국은 좀 진한 편이고 그리 특별한 느낌은 없고 무난무난~
돈카츠 가게들은 대부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메뉴 중에 하나가 한입카레 아닌가 싶은데
가게들마다 특성이 있어서 비교를 해보면서 먹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카와카츠 카레는 드라이 카레는 아니었고 살짝 매콤한 맛이 도는 일반적인 카레의 맛이었는데
이것도 밥이랑 같이 먹으니 좋았음
와사비만 올려서 먹듯이 갈은 무만 올려서 먹어보는 것도 괜찮더라~
그리고 궁금해서 주문해본 카와산도~
그리 두껍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안에 카츠 두께만 대략 2cm는 되겠더라.
그리고 등심부위인 것 같았는데 등심카츠와 중복되는 메뉴라서 좀 고민했었는데
식감도 살짝 다르고 마치 두툼한 좋은 햄을 넣은 햄카츠 같은 느낌도 있는게 상당히 독특했었음
어차피 이것도 카츠 종류의 하나이니 그냥 먹기 심심하면
후추를 더 뿌려서 먹거나 소스를 돌아가면서 얹어서 먹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예전처럼 살벌하게 기다려야 하는 정도는 아닌 느낌이지만
느긋하게 가서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만만한 가게가 아니라는 건 여전한 카와카츠다.
오랜만에 와보니 이 때 내 상황도 생각나고 가을탓에 밤분위기에 괜히 센치해지는 느낌도 들고 그렇더라.
매주 일요일 휴무이고
그 외에는 매일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8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이니 참고하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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