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하나로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오는 동호회에서 이제는 든든한 가족같은 사람들과 오랜만에 모였다.
회나 해산물을 먹을 생각을 하다보면
두가지 스타일 중에 선택을 하게 되는데 다양하고 적당히 퀄리티가 좋은 회와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코스나
아님 핀포인트처럼 딱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몇 가지 메뉴만으로 코스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아마도 후자가 여기에 속하지 않나 싶음
한동안은 여러 명이 모이는 자리에 나가기가 힘들어서 나는 한번도 가보지 못 한 곳이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정도가 되었으니 나 또한 참석~ㅋ
내린 곳은 신촌역
열차가 지연되기도 하고 사람은 얼마나 많은지 오랜만에 콩나물처럼 꽉꽉 끼여서 도착함
며칠 전부터 날씨가 갑자기 쌀쌀하다.
현대백화점 입구에는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 시작이다.
개인적으로 연말은 늘 특별한 일은 없다만
그래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면 기분이 좋은 건 어쩔 수 없나보다
근데 왜지???
신촌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도보로 거의 1~2분 정도 걸어서 도착
도착한 곳은 죽해수산, 난 몰랐지만 수요미식회에서 대게특집으로도 나왔다고 하네
입구가 좁은 편이라 '여기 맞나?'라고 생각하면서 멈칫하게 되는데
해산물들이 즐비하게 들어 있는 수조를 지나면 내부에 가게가 있음
아주 오래된 스타일의 평범한 분위기이지만 정작 먹을 음식들은 범상치 않았음~ㅋㅋ
일행 중에 미리 도착한 사람들이 있어서 기본찬이 세팅되어 있었다.
볶은 김치였나? 이게 참 맛있더라.
횟집에서 견과류 무침이 나오는 것도 재밌고
주문은 죽해정식을 주문했고
가리비찜, 참치회 & 랍스터회, 대게, 게장비빔밥, 라면이 나오는 코스이고
가격은 8만 5천원, 9만원 그리고 9만 5천원의 코스가 있는데
메뉴 구성이 달라지는 건 아니고 아마 양이 달라지는 것 같더라.
우린 1인당 9만 5천원짜리 코스를 주문했었는데 양이 진짜, 정말로 상당했음
새우튀김과 김치전이 먼저 나와 있었다.
김치전은 슴슴하니 평범한 김치전이었고
새우튀김은 살이 통통하고 튀김옷 두께도 적당해서 먹기 좋았음
먼저 새우를 올린 가리비가 나왔다.
가끔 어패류 음식을 먹다보면 가리비만 왕창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고민할 것 없이 집어 먹을 수 있어서 좋더라.
사이즈가 큰 녀석들은 튀김의 겉바속촉처럼
겉 부분은 좀 탱글탱글한 느낌에 속은 상당히 부드럽고
가리비 특유의 은은한 짠내와 슬쩍슬쩍 올라오는 단맛이 좋았음
술을 부르는 맛~ㅋㅋ
새우는 평범하지만 스테이크에 곁들인 가니쉬처럼 가리비와 비슷한 식감으로
살짝 변화구를 던지는 것 같은 느낌 때문에 가리비만 먹는 것보다 물리지 않아서 좋더라.
덩치가 작은 새우였지만 씹었을 때 볼륨감은 꽤 좋았고
그렇게 가리비를 열심히 먹다보니 참치회와 랍스터 회가 나왔다.
선홍색의 참치살과 하얀 지방살 색감이 빨리 젓가락질을 부르는 느낌이었음
붉은 살이 좀 섞여서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적당히 지방이 섞인 부위만 나오는게
심플하게 구성된 메뉴에 퀄리티는 높여서 나오는 스타일이라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음
참치회의 퀄리티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어도 그냥 보기만해도 꽤 좋아보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랍스터 회는 사이즈가 아주 큰 녀석은 아니었지만
4명 정도가 적당히 즐길 수 있는 정도의 양은 된다고 생각 됨
랍스터 특유의 탱글탱글한 식감과 씹으면 씹을 수록 느껴지는 단맛이 좋았는데
생각해보니 오랜 전에도 한번 먹었던 기억이 나는 것 같다.
아무튼 난 오랜만에 먹어보니 맛이 어떤지 궁금해서 조금만 먹어보고 나머지는 동생들이 먹고~
다른 쪽에는 아마 배꼽살부위는 아닌 것 같은데 식감은 배꼽살과 비슷하더라.
참치회 전체구성이 등쪽이 아닌 지방이 넉넉한 뱃살 부위라는 걸보면
메뉴가 아주 다양한 건 아니지만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랍스터회는 살짝 흔들면 떠는 느낌이 들 정도로 부드러움과 탱글함이 잘 섞여 있는 느낌이었고
참치회는 지방이 섞여 있는 부위가 확실히 맛있긴한데
많이 먹다보면 참치 특유의 느끼함 때문에 좀 질리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는데
여기는 전혀 그런게 없음
이건 씹히는 맛이 좀 단단한 느낌이 들면서도 지방과 살의 맛이 상당히 좋았다.
그냥 이 자체로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맵지 않고 와사비 특유의 향이 올라오는 느낌이 참치랑 잘 어울리더라.
적당한 느끼함도 잘 잡아주고
그리고 대게가 나왔다.
양을 제일 많은 걸로 주문을 해서 그런지 양이 상당하다.
대게 다리살들도 아주 튼실하고
등딱지는 밥을 볶아주기 때문에 살짝 맛만 봤는데
게내장은 실망 시키는 법이 없음
배부위쪽 다리 연결부위가 생각보다 살이 많더라.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그냥 대충 먹고 버리지 않게 다 잘 먹을 수 있도록 잘라주시는 것도 좋았음
사실 게 종류는 먹다보면 적당히 먹고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여긴 아주 구석구석 다 먹을 수 있게 잘 정리해준다.
이렇게 많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다리를 보는 것도 오랜만~ㅋㅋ
랍스터는 꼬리부분만 회로 나오고 나머지 부위는 대게와 같이 삶아서 나오고
맥주병에 왠 거품이???
하나하나 살도 튼실하고 양도 많아서 정말 열심히 먹고 열심히 마시고~
먹는 중간에 등딱지를 가져가셨다가 게장 비빔밥이 나왔는데
가볍게 먹는 수준 정도의 양이 아니라 그냥 밥 한공기 수준으로 나옴
게 내장 특유의 비릿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아서
게 내장을 잘 접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도 한번쯤 시도해볼만한 맛이 아닌가 싶다.
좀 더 진득하게 즐기고 싶다면 사장님께 미래 얘기하는 것도 좋을 듯 싶고
마지막으로 회를 먹고 남은 꼬리부위를 넣어서 라면이 나오는데
라면은 엄청 특별하진 않고 무난했던 것 같음
개인적으론 처음 가보는 곳인데 가격이 좀 부담스러울지도 모르겠지만
막상 먹어보니 몸값은 충분히 하는 맛이었다.
대게 자체가 원래 가격이 만만치 않은 녀석이긴 하다만
이 정도라면 여러 명이 같이 즐길 수 있는 괜찮은 곳이라는 생각~
역시나 가격이 부담되는 건 사실
올해 와봤으니 아마 내년쯤 다시 가게 되지 않을까?
휴무일 없이 매일 정오 12시부터 저녁 9시까지이고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설날과 추석 당일은 휴일이란다.
참고하며 될 듯~
뭔가 아쉬워서 바로 옆까페에서 커피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 좀 하다가 집으로~
늦은 밤은 역시나 추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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