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하게 보낼 주말이지만 날씨는 느긋하지가 않다.
요즘 이상하게 주말만 되면 비가 오는 것 같네.
오후부터 비소식이 있어서 어차피 나갔다 올거면 일찍 나가자해서 조금 일찍 밖으로 나옴
도착한 곳은 홍대입구역
날씨는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처럼 흐렸지만 주말에 홍대다보니 사람이 많다.
흐리거나 특히 비오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묘하게 비가 내릴 때만 주는 감성이 있어서 그런지 가끔은 타이밍 맞춰서 비가 왔으면 하는 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맑은 날이 좋긴 하다.
여기 찾아보면 알겠지만 유난히 연남동 근처에 라멘집이 참 많은 것 같다.
벌써 이 길을 세번째 접어드는 것 같은데
그래도 여전히 갈만한 곳이 더 남아 있을 정도로 라멘가게가 참 많은 곳
매번 이쪽 근방은 같은 길이긴 하다만 이렇게 날씨가 다를 때 주는 느낌이 색다른 것 같네.
그래도 비 뿌릴 해동을 양보할 수 없는 하늘을 보니 확실히 비가 올 것 같긴 함.
그렇게 역에서 5~6분 정도 걸어서 도착한 곳은 부타노온센(豚の温泉, 돼지의 온천) 되시겠다.
뭐, 이 일대가 라멘의 격전지인 건 왠만한 사람들은 잘 알고 있을테지만
유난히 이 근방 연희로길에는 이에케라멘 가게들이 제법 있는 편이다.
일본식 라멘이야 이제 말할 것도 없이 상향 평준화되다보니 아무래도 조금 다른 계열의 라멘들을 찾게 되는데
대표격인게 아마 지로라멘일 것이고 이에 못지 않게 이에케 라멘도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맛이 좀 매니악적인 느낌은 있지만 새로운 계열을 경험해보려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 않나 싶음
그 중에 최근에 눈에 들어온 곳이 여기 부타노온센이었고
아마도 돼지가 따뜻한 물에 제대로 육수를 내어주는 걸 베이스로 만들어서 가게 이름을 이렇게 하지 않았나 싶음
입구에 벚꽃나무 인테리어를 해놨더라.
당연히 조화겠지만 벚꽃피는 시기에는 아주 잘 어울릴 듯~
생각해보면 도쿄여행할 때 어떤 음식점을 가던지 그리 화려한 인테리어를 본 적이 별로 없는데
국내에서는 인테리어도 음식점에 은근히 필수적인 방문요소가 되는게 아닌가 싶다.
아마도 SNS의 영향이 크겠지...
블로그에서 SNS로 넘어간 시기부터 유난히 더 그런 것 같음
여전히 SNS보다 블로그가 편한 건 아마도 고리타분해서 그런 것 같네~ㅋㅋ
입구 쪽에는 풍채가 좋은 마네키네코가 방긋 웃고 있음~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다만 마치 노렌이 걸려 있는 듯한 느낌의 인테리어
주문은 풀토핑 이에케라멘으로 했고 세아부라동도 같이 주문했다~
이에케 라멘답게
라멘은 맛의 진함, 기름의 양 그리고 면의 식감을 고를 수 있는데
이제 이에케 라멘은 좀 적응했다고 생각해서
맛은 짭잘하게 기름은 보통 그리고 면은 꼬들면으로 선택했음
맨 하단에 토핑도 추가할 수 있는데 딱히 추가하지는 않았다.
먹는 방법은 라멘지로의 방식과 비슷한 느낌으로 생각하면 됨~
뭐, 그렇다고 라멘지로처럼 대화를 못 하는 건 아니니까 참고하시고
재밌는게 물에 라임에 들어 있다고 한다.
간간히 라임조각이 나올 수 있으니 미리 알아두시고
가로로 길게 닷지 테이블 형식으로 되어 있었고
닷지 테이블에는 대략 7~8명 정도 앉을 수 있는 것 같고
2인 테이블도 2개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2인 테이블에 앉고 싶으면 미리 예약하는게 좋을 것 같음
주문하고 테이블 앞에 있는 걸 좀 구경했는데
들깨랑 다시마 식초가 있었고 앞에는 다진마늘, 츠케모노 같은 오이절임 그리고 타카나즈케(갓절임)가 있었다.
갓절임이야 종종 봤었는데 오이절임은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카라구치(辛口)~ 암~ 맥주라면 쌉살한 맛이 나야지~ㅋㅋ
풀토핑 이에케 라멘이랑 세아부라동이 나왔다.
이에케 라멘답게 시금치는 기본으로 들어가고 커다란 차슈 3장, 달걀, 멘마
그리고 유난히 장수가 많은 김 구성이 부타노온센 풀토핑이다.
특히 챠슈 사이즈가 인상적이었다.
꽤 넓은 면적이라서 얇을 줄 울았는데 두께도 적당했고
일단 국물부터~
기름을 보통으로 선택했었는데 이게 가장 적당하지 않나 싶고
맛은 진함을 선택했는데 생각보다 그리 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걸 보면 적당한 수준의 진함이 아닌가 싶음
이건 가게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뭐가 절대적이다고 하기는 좀 그렇고
부타노온센의 경우에는 다소 마일드한 분위기의 이에케라멘이 아닌가 싶음
속시라도 손님들과의 피드백이 오고가면 좀 더 매니악한 맛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맛은 해산물이 섞인 맛이라기 보다는 순수 돼지고기의 맛이 느껴지는 국물이었다.
그럼 돈코츠랑은 같은 건가? 싶을 수도 있는데 이게 또 다름~
아마도 이런 맛이 이에케 라멘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결이 같으면서도 다른 묘한 맛이라고 해야 할까?
차슈는 지방이 섞여 있는 부위를 사용해서 상당히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좋았고
보통 차슈는 불맛이 입혀지거나 고기 본연의 맛으로 나눠지지 않나 싶은데
부타노온센의 차슈는 후자의 맛이었다.
맑은 국물 계열의 라멘은 포인트같은 느낌으로 불맛을 입은 차슈가 잘 어울리는 것 같고
다소 진한 맛의 이에케 라멘은 되려 본연의 맛이 느껴지는 차슈가 잘 어울리는 느낌임~
맛이 아주 강한 편은 아니라서 멘마랑 시금치의 맛도 적절하게 느껴지는게 좋더라.
특히 시금치 식감이 적당히 아삭거려서 좋았고
맛의 선택에 따라서 재료의 맛이 느껴지는 정도가 달라지는 변수가 있다보니
뭐가 딱히 정답이라고 하기 애매한게 이에케 라멘의 특징 아닐까 싶다.
나중에 여행가면 한번 먹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음
의외로 여행할 때 초밥이나 라멘을 잘 안 먹는 편이라서~ㅋ
면도 딱딱한 면과는 다른 꼬들한 면이었는데 개인적으론 좀 딱딱한 면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이에케 라멘답게 면도 굵직했고
왠지 이번에는 마늘을 넣어보고 싶었음
처음부터 넣는 것보다는 중간정도 먹었을 때 그 때 넣으면 좋을 것 같은데
좀 많이 넣어봤는데도 마늘의 강한 맛이 국물맛을 덮지 못 하는 걸보면
마일드하게 느껴졌어도 이에케 라멘은 이에케 라멘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간 생마늘을 넣으면 좋은게 마늘 특유의 맛과 형이 담백한 국물과 잘 어울리는 것도 있고
먹는 중간중간에 느껴지는 마늘 날것의 느낌이 좋았음
그래서 마늘을 넣어서 먹는가 싶기도 했고
같이 주문한 세아부라동(背脂丼)
보통 세아부라라고 하면 돼지등심부위의 지방을 얘기한다고 하더라.
라드도 이 세아부라 중에 한 종류이고
생각보다 세아부라동도 꽤 보편적인 덮밥 중에 하나여서 이에케 라멘과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주문해봤는데
부타노온센의 세아부라동은 독특하게 돼지고기의 고기부분과 닭껍질을 사용해서 만들었다고 하더라.
구지 추가로 닭껍질을 사용했어야 했나 싶은데
먹어보니 닭껍질이 의외로 지방부위의 식감을 주면서도
호불호가 은근히 갈리는 지방부위를 대신할 수 있는 적절한 재료 아닌가하는 식감과 맛이었음
적당히 단짠의 맛도 있어서 좋았고
반응이 괜찮으면 메인 메뉴로 해도 괜찮을 정도였음
뭔가 히츠마부시같은 맛도 느껴졌고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오차즈케처럼 국물에 적셔 먹으면 진가가 더 나오는 것 같았다.
아주 싹싹 잘 비워서 먹음~
이제는 다소 매니악적인 맛에도 적응을 하는게 좋은 현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만
이제 라멘에 장르도 다양성이 생겨가고 있다는 건 좋은 방향이라는 생각~
다른 사람들 스마트폰으로 사진찍을 때
여전히 덩치 큰 카메라를 고수하는 건 아무래도 간간히 이목을 집중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는 사장님께 타겟이 됨~ㅋㅋ
사진학과 출신이라서 유난히 더 눈에 들어왔나보다~
하긴 이젠 점점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적어지고 있긴 하지...
하지만 난 아직까지는 스마트폰보다는 카메라임~
서울예대 출신이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사진만큼이나 음식에 대한 열정을 꺾기가 힘드셨나보다~
앞으로도 번창하시길~
기왕이면 근처 갈 일있으면 선배 한번 도와준다셈 치고 한번 먹어보는 것도 좋을 듯~
왠지 이쪽 근처는 여러모로 새로운 시도가 보이는 곳이 아닌가 싶다.
월요일이 정기휴무이고
매일 오전 11시 반 ~ 저녁 9시 아직 브레이크 타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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