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홍대입구는 예정에 없었는데
스캇 조던1 로우 이제 정말 마지막 응모가 있어서 홍대에 갔다가 문득 전에 가려다가 못 갔었던 곳을 가보고 싶었음~
금요일 오전 임에도 사람들이 꽤 많았다.
점심 시간이 다가오는 것도 있고 아마 학생들이 많아서 그런 것도 같고
생각보다 여행객은 없었음
홍대 쪽으로 올라가다가 뭔가 길게 줄을 서 있길래 연예인라도 왔나 싶었는데
여기에 들어가려고 줄을 서 있는 것 같더라.
여기가 외국인들한테 그렇게 인기가 있는 건가?
캐릭터들은 어디선가 본 것 같긴 하던데~
며칠 날씨가 좀 선선했는데
아직은 완전히 여름의 향기가 다 가시지 않았는지 좀 걸으니 덥더라.
아직은 한산한 홍대거리를 지나서
상수역 쪽으로 내려가다가
나이키 스타일 홍대도 지나가고~
최근 피마원 에어포스1이나 스캇 조던1 로우 발매가 끝난 이후로는 좀 한산한 느낌
아무튼 좀 더 내려간다~
세워져 있는 전기 자전거를 보니 문득 오래 전 남이섬에서 찍었던게 생각나서 찍어봄~
내려가다가 왼쪽 골목으로~
이유없이 뒤를 돌아보니 내가 예전에 홍대벽화 사진찍는다고 한참을 뫼비우스 띠처럼 돌고 돌다가 내려온 길이더라.
신기하네~
상수역에서 걸어왔으면 가까웠을테지만 제법 걸었다.
도착한 곳은 돈코츠라멘으로 20년간 자리를 지켜혼 하카타분코
국내 라멘이나 돈카츠의 열풍이 불기도 전부터 꾸준히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고
특히 가는 면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국내 일본라멘의 정석같은 곳이 아닐까 싶어서 한번 와보고 싶었음
하필이면 거의 정오에 가까운 시간이라서 만석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이 자리가 있어서 입성~
테이블 앞에 뭔가 이것저것 많다.
일단 처음 왔으니 진하고 묵직한 돈코츠라멘인 인라멘과 미니 차슈덮밥을 주문~
아사히 수퍼드라이는 오랜만인 것 같아서 주문~ㅋㅋ
반찬은 초생강도 있고 김치도 있는데 김치가 의외로 잘 어울리더라.
하카타분코의 시그네이처라고 해야 하나?
보통 간 마늘은 미리 구비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하카타분코는 마늘을 잘게 만들어주는 재미도 준다.
게다가 마치 마초의 느낌이 나듯이 거칠게 다져진 마늘이 돈코츠라멘과 잘 어울리는 느낌도 들고~
주문한 인라멘과 미니 차슈덮밥이 나왔다.
뭔가 잊고 있었던 무언가를 다시 본 느낌이라고 할까?
도쿄여행을 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우연히 들어갔었던 이곳저곳에서 봤었던 라멘의 느낌처럼
요즘은 꽤 볼륨감있고 화려한 토핑의 라멘들이 많아졌지만
이와는 반대로 보기에는 상당히 심플에 보이는 느낌
계란을 따로 추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뭔가 알게 모르게 꽉 차 있는 느낌을 주는 고수의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열심히 걸어왔는데 라멘만 먹기는 아쉬워서 주문한 미니 차슈덮밥은 양이 적은 느낌은 아니다.
게다가 넓직하게 올려진 차슈가 라멘에 들어간 차슈와는 또 다르게 식욕을 자극하는 느낌도 주고
일단 국물부터~
돈코츠라멘을 딱히 선호하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는 아마도 쿰쿰한 냄새 때문에 그럴 거다.
요즘은 돈코츠를 베이스로 파생된 라멘들도 상당히 많고 이 쿰쿰한 냄새도 점점 없어지는 추세인데
야... 입 안에 넣었을 때 '나,돈코츠~'라고 어필하듯이 살짝 스치고 지나가는 향이 입안에 넣기 전에 기대감을 올려주고
국물이 입안에 퍼질 때의 느낌은 약간 걸죽하면서도 담백하고 뭔가 응축된 돈코츠 특유의 맛이 전해지는게 너무 좋음
돈코츠 냄새는 이게 전부였다.
그래서 돈코츠 특유의 냄새 때문에 거부감이 좀 있는 사람들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였음
아무튼 면을 먹기 전부터 기대감을 잔뜩 올려주는 정통의 맛인 느낌을 받았다.
뭐, 요즘은 돈코츠 특유의 냄새가 나는 경우가 거의 없긴 하지만~
면은 역시나 호소멘(가는 면)을 사용한다.
요즘은 라멘의 면종류도 아주 다양해졌지만 라멘 붐이 일기 전에는 아마도 대부분 이 가는 면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개인적으론 여행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있고 해서 가끔 이렇게 가는면의 라멘을 먹긴 한다.
아무튼 처음 주문할 때 계란을 추가하지 않았음에도
면에서 계란의 녹진한 맛이 느껴지는 것도 좋고 면이 너무 흐물거리는 느낌도 없고
면 사이사이로 돈코츠 국물이 어우러지는 맛도 상당히 좋더라.
뭔가 기출변형 문제들만 줄곧 보다가 정석을 보는 느낌의 맛이라고 할까?
사실 인라멘 정도면 그냥 먹어도 충분히 맛 있는데
간마늘을 넣으면 어떨지 궁금해서 넣어봤는데 뭔가 느끼함을 살짝 잡아주는 느낌이라서 적당히 딱 좋은 것 같더라.
그렇다고 꼭 넣어야 할 정도는 아닌 것 같고~
음... 문득 드는 생각이 나중에는 한알만 꺼내서 면 먹을 때 통째로 하나 입에 넣어서 먹어봐야겠음~ㅋㅋ
과연 어떤 느낌일지
다음은 미니 차슈동~
일단 라멘에 차슈도 그렇고 덮밥의 차슈도 그렇고 지방부위가 고기부분과 거의 반반의 느낌이라서 그런지
상당히 부드러운 느낌이다.
라멘의 차슈는 좀 담백한, 마치 수육의 느낌이라면 덮밥의 차슈는 적절하게 잘 익혀진 부드러운 삼겹살의 느낌이라고 할까?
거기에 소스가 올려져서 그런지 뭔가 단짠의 맛까지 더해지니 분명 같은 차슈이지만
꽤 다른 느낌이었음
밥까지 적당히 스며든 소스와 같이 먹으니 좋았고~
여지없이 국물과 곁들여서 먹으니 풍미가 확 달라지더라.
먹다보니 면을 추가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아예 라멘과 덮밥의 밸런스를 맞춰서 미니 차슈덮밥이 아닌 그냥 차슈덮밥으로 먹는 것도 꽤 좋을 것 같더라.
요즘 정말 많은 라멘가게와 다양한 맛이 생기면서 오히려 초창기 라멘의 맛이 살짝 묻히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변함없이 돈코츠 라멘의 맛을 이어오는 곳이 있다는 것도 상당히 매력적이지 않나 싶다.
마치 국내 라멘의 기원을 되돌아보는 것처럼 말이지
나중에는 청라멘으로 먹어봐야지~
매일 오전 11시 반 ~ 익일 새벽 3시 브레이크 타임은 없다.
휴무일도 없는데 괜찮으신 건지 모르겠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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