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월곡동에 갔다.
어릴 적 여기저기를 휘젓고 다니던 동네... 그리고 그리운 추억이 있는 내 어린 시절이 담겨져 있는 곳
이것 말고는 뭔가를 더 볼 수 있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었던 초밥가게에 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겨서 갔다옴

내린 곳은 상월곡역
돌곶이 역에서 내려도 되지만 내 추억과 좀 더 가까운 곳에서 내리고 싶었다.

아침마다 등하교를 하던 심지어 버스까지 다니던 골목이 참 넓어 보였는데
이제는 생각보다 그리 넓은 느낌이 나질 않는다.
세월과 내 시간은 거스를 수 없으니 뭐...

저~ 멀리 보이는 삼거리에는 문방구가 두개 있어서
집에 가기 전에 프라모델을 구경하면서 군침을 흘리던 기억이 새록새록

이제 재개발의 손길이 여기까지 온 건가?
내가 다녔었던 모난미술원은 이제 하지 않나보다
어머니가 가끔 원장선생님이랑 연락하시곤 하는데 잘 지내시는지 모르겠네

학교로 가던 이 골목은 낮은 주택가였지만 이제는 사뭇 달라진 느낌이 많이 드는 것 같다.

좀 더 내려오면

장위시장이 시작되는 초입이 있는데
이곳도 예전처럼 북적거리는 느낌은 비슷한 것 같음

여기서 석관시장이 있었던(이젠 완전히 사라졌다...) 방향으로 올라가다보면

꽤 오랫동안 자리를 잡고 동네 맛집으로 자리를 지켜오는 서민스시 장위 본점이 있음

도착했을 때 아직 오프전이라서 기다리다가 입성~


들어가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건 닷지테이블과 2인 그리고 6인 테이블

매장 내부가 'ㄷ'자형이라서 안쪽에도 테이블이 있는데
직원분들의 동선이 입구에서 바쁘다보니 안쪽에는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테블릿이 있어서
어디에 앉아도 불편한 건 없을 것 같다.

오픈런이라도 문제가 없지만 아무래도 주말이다보니 예약을 하고 갔는데
명함 뒤에 내 이름으로 삼행시까지 지어서 주시더라.
왠지 하이엔드급 초밥 가게를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


메뉴들에 곁들일 간장이나 시치미가 있고 반찬으로는 초생강과 락교가 있었음

메뉴판을 주시고 바닥에 코스터라고 해야 하나?
여러 정보나 혜택 그리고 서민스시의 서사를 적어 놓은게 있어서 메뉴가 나오기 전에 천천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메뉴가 엄청 많은 편은 아니지만
흔히 초밥집을 가게 되면 떠올리게 되는 기본적인 메뉴들은 다 있고
같이 곁들일 수 있는 메뉴나 사이드 메뉴도 있어서 깔끔하게 그리고 크게 고민하는 것없이
주문할 수 있는 것에 포커싱을 맞춘게 아닌가 싶다.

게다가 단품메뉴도 있고 주류도 있어서 가볍게 술한잔 하면서 먹기도 좋을 것 같고
사케 가격도 꽤 괜찮은 것 같다.
술도 좀 마시고 싶었는데 오후에 일정이 있어서 아쉽게도 패스~
일단 주문은 특별한서시(12P), 카이센동 그리고 사이드 메뉴로 안키모가 있네???
그래서 안키모도 주문~

주문을 하면 이렇게 기본 세팅을 해주심

간장도 미리 좀 담아 놓고 반찬도 조금 덜어 놓고

샐러드랑 미소시루는 무난무난 했는데
이 죽이 주문한 메뉴를 기대하게 될 정도로 상당히 맛있었다.
그저 구성 맞추기용으로 적당한 죽이 나오는게 아니라 들깨를 갈아서 만들었는지
들깨의 식감과 향이 은은하게 올라오면서 고소한 맛이 나는 죽이어서 의외였음~
이 때부터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배달주문도 가능해서 그런지 연신 배달주문도 울리더라.
일찍 오길 잘 한 것 같다~ㅋ

초밥을 만드시면서 여기에 올려놓길래
뭔가 싶었는데 손님들에게 내어주기 전에 온도를 유지하려고 그러는 것 같더라.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네맛집들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것인데 이건 좀 의외였음

주문한 순서대로 나오는 것도 있고 재료를 그때그때 컷팅해서 나오기 때문에 시간은 조금 걸리는 편이지만
닷지테이블에 앉아서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일단 카이센동이 먼저 나왔는데 김에 싸서 먹기도 하기 때문에 김도 같이 나옴

일단 두툼하게 썰어진 회와 다양한 재료 덕분에 푸짐에 보이는 것도 있고
계란 노른자가 올려져서 그런지 식욕을 자극하는 느낌

참치 붉은 살, 장어, 단새우 그리고 (아마도) 도미였던 것 같음

반대편에는 간장에 절인 참치 붉은살, 연어 등살이랑 뱃살 그리고 삼치같았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올려진 횟감들이 평범하지는 않아보이는게 만족스러웠음

일단 계란 노른자만 풀어서 먹어봤는데
단백한 맛이 회의 맛이 고스란히 느껴지는게 좋음
무엇보다 횟감들이 두툼해서 씹는 맛이 좋더라.

그리고 간장을 두르고 먹어보니까 이제서야 카이센동의 본연의 맛이 느껴진다.

같이 나온 김에 와사비를 조금 올리고 먹으면 마끼의 느낌도 있어서
카이센동 한 그릇에서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재미도 있었음

그리고 안키모
동네맛집이라는 걸 생각하면 기본 이상으로 하는 곳들이 참 많은데 의외 것을 보는게 쉽지 않은데
서민스시는 안키모 뿐만 아니라 모찌리도후까지 있더라.
모찌리도후도 같이 주문하고 싶었는데 다 주문했다가는 남길 것 같아서 다음에 올 때 먹어보기로 하고
안키모만 주문을 했는데 거칠게 다져진게 흡사 된장같은 느낌이 있는 것도 재밌고
막상 먹어보면 담백한 맛이 느껴지는게 생선류를 자주 먹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이드 메뉴였음
그리고 중간에 밥에 안키모만 올려서 먹어도 상당히 맛있었고

주문한 메뉴가 동시에 나올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한 메뉴에 집중하다보면 방치하는 시간이 생기는 걸 줄이려고 다 먹어가는 타이밍에 맞춰서 내주는 것 같더라.
특별한서시(12P)는 카이센동에 올라가는 것들과는 구성이 좀 다르더라.

이 중에 의외에 맛을 보여주는게 구운가지(아마도)였는데
불향이 짖게 올라오도록 바싹 구워주워서 진한 숯향의 느낌의 나면서도 바삭한 느낌과 맛이 좋고
위에 올려진 가츠오부시가 은근히 맛이 잘 어울렸다.
장어도 비린 맛없이 부드럽고 담백하니 좋았고

간장에 절인 새우장이 올라간 것도 좋고 탱글탱글한 오징어 위에 안키모가 살짝 올려진 것도 맛있었음

초밥에 올려진 횟감들도 두툼해서 구지 간장을 올려서 먹지 않아도
충분히 다양한 맛을 보여주는게 참 좋더라.
먹는 내내 이게 동네에서 먹을 수 있는 퀄리티인가 싶을 정도로 어느 하나 아쉬운게 없었다.

그래도 한번쯤은 간장에 찍어서 먹어봤는데
역시나 초밥은 간장과의 조합을 떼어 놓을 수는 없나보다~ㅋㅋ

그리고 1인 1메뉴 주문 시 하절기에는 모밀, 동절기에는 우동이 나온다고 하는데
시기가 애매한 시기라서 난 모밀로 부탁드렸는데
그냥 미니사이즈로 나오는 줄 알았는데 거의 메인 메뉴급의 양이었고 맛도 생각보다 좋더라.

여기서 끝인 줄 알았는데 예약을 해서 예약 서비스로 조림이 나왔는데
초밥을 만들고 남은 생선 뼈 부위를 조려서 나온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뼈에 살도 많이 붙어 있고 무엇보다 조림소스가 굉장히 진득하면서도
단짠의 맛이 조화롭게 올라오는게 마지막까지 상당히 인상적인 메뉴였다.
아마도 초밥이나 카이센동에 올라가는 횟감들 기본 베이스는 정해져 있겠지만
다른 포스팅들을 보니 그때그때 수급에 따라서 구성이 달라지는 것도 있어서
진짜 오마카세에 준하는 경험도 할 수 있을 것 같더라.
서른마키도 유명하고 사시미 메뉴도 따로 있어서
혼자라도 둘 이상 같이 와도 식사, 술과 먹거리를 다 해결 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나에게는 옛추억이 가득 담긴 곳에서 동네맛집이라는 이름을 동시에 조화를 이루는 그런 곳이었다.
나중에는 밥이 아닌 술한잔에 가볍게 먹으러 가봐야겠다.
수요일은 정기휴무이고
매일 오전 11시 반 ~ 저녁 9시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2시 ~ 5시이니 참고하면 될 듯~
가급적이면 예약을 하고 가는게 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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