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 않게 등산을 했지만 공복으로 등산하고 내려올 때쯤 되니 배가 고프기 시작한다.
요즘 지도보면서 괜찮은 먹거리가 어딨나 계속 찾아보고 있는데 정릉탐방지원센터로 내려오면 의례 '청수갈비'를 가는 편인데
뭔가 다른게 먹고 싶어서 찾아봤는데 정릉 쪽에도 제법 괜찮은 곳들이 많더라.
정릉탐방지원센터에서 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것도 좋지만 기왕 등산하러 온 거 정릉천으로 내려왔는데 생각보다 좋았다.
힘들어서 사진 한장 찍은 건 없지만~ㅋ
이 동네에서는 꽤 유명한 순대국 집이다.
보통 전통적인 순대국, 설렁탕 이런 음식들은 뭔가 세련된 건물보다는 이렇게 한옥으로 되어 있는 곳들이
왠지 맛집일 것 같은 느낌이 물씬 들어서 은근히 기대하면서 들어감~
사실 순대국을 즐겨먹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싫어하지도 않는 음식이다.
마치 정말 선택할게 없으면 먹는 최후의 보루같은 음식이라고 해야 하나?
영상으로 봐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막상 먹어봐야 어떤지 알 수 있으니 일단 들어감~
친구녀석들도 잘 먹는 음식이고
순대국 가게이지만 아무래도 산 근처에 있어서 그런지 등산하고 먹을만한 음식들도 꽤 있더라.
친구들은 순대국을 주문하고 나는 내장탕으로 주문 추가로 백순대를 주문했다.
머리수육이 들어간 걸 추천해주셨는데 딱히 머리쪽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서 그냥 백순대로 주문~
순대국 가게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나오는 반찬들이 비슷하지만
깍두기는 적당히 단맛이 나고 김치고 아삭하니 좋았고 새우젖은 잡내없이 깔끔하고
특히 부추가 순대국과 같이 먹을 때 정말 맛있더라. 짜지않고 살짝 단맛도 나는 것 같고 순대국과 같이 먹을 때
뭔가 더 맛이 풍부해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생각해보니 먹을 때 더 달라고 할 걸 그랬네...
순대국에는 소주가 제격이긴 하지만 딱히 소주를 즐기는 편은 아니라서 맥주로 주문~
친구들은 뭔 맥주냐~라고 하면서 소주로~ㅋㅋ
주문하고 얼마되지 않아서 내장탕이 나왔다.
나오자마자 봤을 때는 딱히 특별한 느낌은 없었다.
들깨가루 듬뿍 넣고 양념장을 살짝 올리고 나니
백순대(中, 15,000원)가 나옴
배가 고파서 그런지 일단 내장탕이 먹고 싶어서 백순대가 눈에 안 들어옴~ㅋㅋ
아마 혼자왔으면 이렇게 주문해서 먹었을 듯 싶네~
섞기 전까지는 몰랐는데 큼지막한 막창을 보고 좀 놀람~
보통 국(또는 탕)과 찌개의 차이는 내용물과 국물의 비율로 나눠지게 되는데
이건 국인지 찌개인지 구문이 안갈 정도로 국물에 듬뿍 담겨서 나옴~ 특으로 시킬 걸~ㅋㅋ
보통 순대국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이유를 보면 순대 자체를 싫어해서도 있겠지만
그 특유의 잡냄새 때문에 싫어하는 이유도 있는데
일단 잡내 자체가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로 좋더라. 특히 내장탕은 이 막장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이
아주 좋았고 구지 양념장을 넣지 않고 먹어도 괜찮을만큼 담백한 맛이었다.
나중에 또 정릉에 갈 일이 있으면 고기보다는 여기 먼저 갈 듯 싶네
백순대 먹기 전까지는 딱히 신경쓰지 않고 순대에 왠 두부지?라는 생각이었는데
순대껍질 자체를 흔히 보는 저렴한 순대가 아닌 내장에 넣어서 만든 순대더라.
순대도 냄새는 안나고 내장에 두부를 넣어서 그런지 상당히 담백하고 좋았다. 부추랑 같이 먹으면 더 좋았고
보통 순대국 생각하면 어느 정도 그 특유의 냄새는 안날 수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먹는 편이긴한데
먹으면서도 계속' 야... 냄새가 안나네...'라고 생각하면서 먹음
고정관념을 깨어준 괜찮은 순대국이었다.
위치는 정릉천 중간쯤에 있고
휴일없이 매일 아침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순대국을 좋아하지 않는 이상 일부러 찾아가서 먹어보라고 하긴 그렇지만
겸사겸사 정릉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한번 가보는 것도 좋을 듯~
순대국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편견을 깨기에는 괜찮은 곳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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