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비개복 수술한 아는 동생녀석이 몸상태 괜찮다고 해서 슬쩍 주말에 밥이나 먹자고 했더니
바로 OK~!
그래서 원래 가려고 했다가 못 간 곳으로~
내린 곳은 신당역
서울 중앙시장도 있다보니 주말에도 북적거리는 시장이다.
게다가 성시경이 갔었던 가게들도 제법 있고 근처에 새롭게 떠오르는 곳들도 많아서 그런지
평일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아주 묘한 분위기가 나는 곳~
2번 출구에서 나와 잠깐만 걸으면
직화장인이라는 고기집이 나옴~
전면은 생각보다 내부가 작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안쪽에 꽤 큰 공간이 있다.
미리 4시로 예약을 하고 갔는데 뭔가 밥만 먹기도 술과 곁들이기도 애매한 시간이라 그냥 갈까 생각했는데
이 시간대에도 사람들이 제법 있는 걸 보면 마음편하게 예약하고 가는게 좋을 듯~
분위기는 고기집 치고는 상당히 모던한 느낌이 들더라.
일단 주문은 돈마구로살 2인분이랑 꽃화목살 세트인 직화모듬을 주문했는데
돈마구로살은 테이블당 2인분까지만 첫주문에 가능하니 이건 꼭 주문하는게 좋을 것 같다.
대부분 사람들에 입에 오르내리는 고기집들, 특히 돼지고기를 메인으로 하는 가게들 반찬들은
가짓수는 컴팩트하게 가면서도 굉장히 인상깊은 찬으로 구성하는 것 같다.
직화장인도 고기만큼이나 반찬도 훌륭하다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돼지고기가 미역이랑 우뭇가시리(맞나?)와 어울리는가 싶었는데 상당히 잘 어울렸음
그리고 이 소스 삼형제가 아주 예술이다~
빵가루(아주 단순한 빵가루로 가장한~ㅋㅋ), 땅콩소스(였던 것 같음) 그리고 해바라기 씨 삼총사
진짜 마법을 부리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는데 아주 만족스러운 소스였다.
돈마구로살 2인분이랑 꽃화목살이 나왔다.
참치 배꼽살이랑 등살과 비슷한 모양이라서 그런게 이름을 붙였다고 하는 돼지 특수부위라고 하는데
음... 어느 부위라고 얘기해준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남...
불판은 두터운 무쇠판이다.
신당역 근처는 먹거리 시장도 있지만 주방 집기류 가게들도 상당히 많은 동네다.
아마도 따로 맞춰서 제작하지 않았을까 싶네
불판에 고기를 올릴 때가 가장 재밌는 순간~
노릇노릇 잘 익어간다~
여긴 전부 직원분들이 구워주기 때문에 먹느랴 굽느랴 바쁘게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고
어떤 고기는 어떻게 소스를 찍어서 먹으면 좋은지도 설명해주니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좋음
일주일동안 고생했으니 시원하게 한잔~
잘 구워지면 한점씩 접시에 놓아주고 소금과 와사비를 올려서 먹으라고 얘기해줌
뭔가식감이 돼지고기 특유의 단단한 느낌일 줄 알았는데 정반대더라.
상당히 푹신푹신한 느낌에 고기 맛이 강하지 않고 은은하게 퍼지는 맛이
여태껏 느꼈던 돼지고기들과는 다른 식감이 재밌고 맛있었다.
식감이 좀 더 강했다면 아마도 참치 배꼽살 같은 느낌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말이지
이 소스 조합이 진짜 예술이었다.
한점 먹고 있을 때 땅콩소스에 미리 고기를 담가놔주는데 이걸 빵가루에 묻혀서 먹으라고 하는데
진짜 상등심 카츠를 먹는 느낌 저리가라 할 정도였음
빵가루도 당순한 빵맛이 나는게 아니라 뭔가 아주 입맛을 당기는 은은한 무언가를 넣어서 그런지
소스랑 빵가루가 금방 바닥이 날 정도로 듬뿍듬뿍 찍어서 먹음~
파절음은 보통 매콤하게 절인게 아닌 밥에다 그냥 비벼서 먹어도 될 정도의 슴슴한 간장에
파의 매운 맛과 향이 강하지 않은 은은한 조화였는데
맛이 강하지 않아서 그런지 고기맛을 덮지 않으면서 잘 조화를 이루는게 좋았다.
뭔가 비주얼만 봐서는 서서갈비에서 볼 수 있는 소스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미역과 우뭇가사리에 돈마구로살 올리고 좀 해바라기씨 양념 올려서 먹는게 아주 이상적인 맛이었음
결국 내가 다 먹음~ㅋㅋ
갈치속젓 볶음밥도 주문했다.
중앙에 계란 후라이가 숨겨져 있는데
잘 버무려서 먹으면 속젓맛이 은은하게 나는게 좋더라.
고독한 미식가에서 고로가 고기에는 흰쌀밥이라고 항상 얘기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예외가 참 많다~ㅋㅋ
겉보기와는 다르게 무생채도 상당히 마일드한 느낌인데 갈치속젓 볶음밥이랑 같이 먹으면 좋음
적당히 익은 고기들은 이렇게 한쪽 구석에 올려줘서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그 다음은 꽃화목살~
지방이 거의 없는 부분이지만 요즘은 목살도 유명한 곳들이 정말 많다보니
실망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 같다.
단백질 덩어리의 묵직함도 있으면서도 탱글탱글한 맛이 딱 목살다운 목살이었음
소금과 와사비 조화로 먹어보라고 했는데
결국 목살도 빵가루와 땅콩소스 조합으로 슬쩍 찍어서 먹어봤는데
딱 상당히 맛있는 안심돈카츠 맛이 나더라.
고깃집 와서 돈카츠 맛까지 느낄 줄이야~
뭔가 좀 아쉬워서 된장목갈비 2인분 추가로 주문~
양념이 들어간 고기를 주문하면 불판을 바꾼다.
그리고 다시 양념이 들어가지 않은 생고기는 주문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먹고 싶은 고기를 먹고 싶은 양만큼 먹고 마지막에 된장목갈비를 주문하는게 좋음
이건 파 간장절임이랑 먹는게 가장 맛있었음
갈비지만 양념간이 세지 않아서 은은하게 갈비 맛이 나는 것도 좋고 목살 특유의 맛에
마이야르 반응까지 적절히 느낄 수 있는 은은한 갈비맛이었음
돼지갈비는 항상 단짠단짠의 진수라고 생각해왔었는데
마치 조용히 혼자서 명상을 하는 듯한 맛이 새롭게 느껴지더라.
좋은 경험이었음
해바라기씨는 함반에서 봤던 양념과 비슷한 느낌이라서 상당히 매울 줄 알았는데
살짝 칼칼한 느낌 정도라 매운 거 못 먹는 사람들도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소스였다.
뭔가 허전하다... 생각했는데 냉면을 깜빡함~ㅋ
냉면은 아주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적당히 고기멋고 입가심하는 느낌으로 마무리하기에 좋았음
뭔가 임팩트가 강하고 맛의 강도 고저 위상차가 높은 곳들도 맛있지만
직화장인처럼 은은하게 일괄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일직선을 유지하는 임팩트도 상당히 좋은 것 같다.
근데 빵가루와 땅콩소스는 진짜 강한 포인트였음에는 틀림없음~
여긴 일본친구들 한국에 오면 꼭 데리고 가야겠음~
휴무일없이 평일 오후 4시부터 저녁 10시까지이고
주말은 정오부터 저녁 10시까지다.
브레이크 타임은 없으니 참고하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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