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은 순조롭게 계획대로 여행했고
밤을 새고 첫날을 보낸 탓에 몸이 피곤해서 일찍 잠을 청하고 일어났다.
오랜만에 늦장부리면서 일어나긴 했는데...
여행할 때 호텔들이 그렇듯이 오전 10시나 11시쯤이 되면 주변에 청소를 하는 소리가 들려서
거의 반 강제로 일어나게 되곤 하는데
둘째날 아침에는 소테츠 프레사 인 하마마츠초 다이몬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돈카츠를 먹으러 갈 생각에
좀 일찍 일어나긴 했다~ㅋ
여행할 때 항상 느끼는 거지만 누군가의 출근길에 여행의 여정을 시작하는 기분은 항상 묘하면서도 기분이 좋다.
도쿄의 날씨도 서울 정도는 아니지만 제법 추울 줄 알았는데 일어났을 때
잠깐 느껴지는 한기 외에는 딱히 추운 날이 없었다.
호텔 골목길을 나와서 건널목을 건너면 바로 있는 곳이라서 바로 가기 딱 좋은 것 같음
호텔을 소테츠 프레사 인으로 결정한 이유도 여기 때문인 것도 좀 컸고~ㅋ
자전거 도로가 경계선이 확실하게 그어져 있는 건 아니지만
잘 정비되어 있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확실히 지킬 건 잘 지키는 느낌이었음
그렇게 3~4분을 걸어서 도착한 곳은
4년 전에 우연히 찾아서 알게 된 돈카츠 아오키 다이몬점(とんかつ檍 大門店)
지금이야 우리나라에서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유명한 돈카츠 가게들이 많이 생기고 자리를 잡았지만
이 당시만해도 국내에 일본식 돈카츠 가게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유난히 독특하게 느껴진 것도 있었고 그 때 처음 입에 넣으면서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처럼 무의식적으로 실실 웃게 만드는 맛이 그리웠었음
아무튼 하마마츠쵸 근처는 대부분 직장인들이 많은 회사 근처라서 오픈시간에 맞춰서 가도
기대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토요일~ㅋㅋ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음~
시간은 많으니까~
메뉴는 그 때도 그랬지만 상로스정식(上ロ定食, 1500엔)으로 주문~
발권기가 따로 있어서 먹고 싶은 것을 미리 결정해놓고 가면 편하다
150g짜를 주문한 걸로 기억하는데 양이 아쉬우면 양을 늘리면 됨~
난 오후에도 이것저것 먹을 생각에 이 정도로만 했고~ㅋㅋ
가게 앞에도 안내문이 붙어 있는데
여기는 대기 후에 발권기에서 주문을 하는게 아니라
일단 발권기에서 먹을 메뉴를 결제하고 기다리는 방식이라서
여기서 무조건 먹을 생각이라면 오자마자 가게 입구 안에 있는 발권기에서 주문을 먼저하는게 좋다.
식권은 무조건 인원수에 맞춰서 발권해야하고
혹시라도 식권 준비하지 않고 대기하면 안내 안 되는 점도 잊지말 것~!
돈카츠치고는 생각보다 회전율이 좋아서 20분 정도 기다리다가 들어갔다.
혼자라서 닷지 테이블에 앉았고 주문은 이미 했으니 간단하게 단무지 정도만 먼저 나옴
왼쪽부터 소금 3종류와 간장 그리고 돈카츠 소스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여기는 소금만으로 먹는 걸 추천~
소금은 오키나와산 해수염, 핑크솔트 그리고 블랙페퍼 소금이 있는데
오키나와산 해수염도 좋긴한데 확실히 핑크솔트가 잘 어울리는 것 같음
4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는 테이블 두개에 닷지테이블까지 포함하면
대략 한번에 18명 정도는 앉을 수 있는 공간이라서 생각보다 좁지는 않다.
닷지테이블에 앉으면 이렇게 돈카츠 만드는 모습도 볼 수 있어서 좋고
여기는 돈카츠를 만든 후에 레스팅을 해서 그런지 아주 빨리 나오는 편은 아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는 것 같다.
미리 주문하는 것도 있고 여자직원분이 수시로 주문 메뉴를 체크하면서 준비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음
좀 너저분하네~ㅋ
일단 작은 접시에 소금들만 준비해놓고 기다림~
상로스 돈카츠 정식이 나왔다.
구성은 돈카츠에 밥 그리고 돈지루가 나온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튀김옷이 먹기 전부터 식욕을 자극하는게 사진이고 뭐고 빨리 먹고 싶었음
두께도 거의 2cm에 가까운 두툼한 사이즈였고 양도 한끼로는 충분한 정도였다.
맛은 예전에 처음 먹었을 때 워낙에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데
싱싱하고 갓구운 빵의 향기를 가득담은 튀김 옷에 탱글탱글한 돼지고기와의 조합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음
다만 그간 국내의 돈카츠들도 상향 평준화가 되고 일본 못지 않은 가게들이 많이 있고
나 또한 많은 곳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경험을 해서 그런지
처음 맛 봤을 때 그 놀람은 덜 하긴 하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돈카츠였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돈지루는 묵직하지 않으면서도 야채와 고기의 볶은 향과 일본식 된장 특유의 맛이 어우러져서
은은한 담백한 맛을 내는게 돈카츠랑 참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아침부터 입이 참 즐거웠음~
이번 여행에서는 오랜만에 가보고 싶었던 곳을 다시 가는 곳이 많아서 복습의 느낌이 많이 나긴 하지만
여기 돈카츠 아오키는 다음 번에 가도 꼭 가볼 리스트에서는 안 빠질 것 같음~
위치는 지도 참고하면 될 것 같고
일, 월요일 휴무이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고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이니 참고하면 될 것 같다.
루마니아 문화교류 콘서트 입장은 오후 1시부터이고
JR 신바시 역에 내려서 사철로 갈아타고 갈까 하다가 배도 좀 부른 것 같고 해서 좀 걷기로~
신바시의 증기기관차는 여전히 광장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더라.
뭔 행사를 하는지 사람들도 꽤 많았음
신바시 번화가는 딱히 혼자서 갈 일이 없어서 그런지 한번도 와본 적이 없었다.
간접적으로나마 어떤 분위기인지 알고 싶어서 좀 걸어봤는데 생각보다 이자카야가 참 많더라.
저녁이 되면 조명에 사람들로 붐비는 꽤 괜찮은 풍경의 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더라.
나중에는 사진찍으러 와봐야겠음~
그렇게 15분에서 20분 정도 걸어서 도쿄메트로 긴자라인 토라노몬역(虎ノ門駅) 근처에 있는
벨 살레 토라노몬(ベルサール虎ノ門) 공연장에 도착~
빌딩 숲 사이에 있는 문화 공연장이라는게 뭔가 딱딱한 분위기 속에 숨어 있는 부드러운 감정이 숨시는 느낌이라서 재밌었음
공연장 규모가 큰 곳은 아니었지만
소프라노 섹소폰, 알토 섹소폰 그리고 피아노까지 어느 한 방향으로 음이 치우지지 않고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맞게 구석구석 들리는게 참 좋았다.
아메블로그에서 우연히 알게 된 연주자인데 국내에서 섹소폰 자체가 다소 비주류이고
공연조차 쉽사리 경험할 수 있는게 아니라서 그런지 상당히 매력적인 공연이라고 생각해서
여행을 가면 항상 섹소폰 공연 연주를 보러 가는 것 같은데
이 날은 소프라노 섹소폰으로 연주를 해서 그런지 개인적으론 더 공감할 수 있고 그리웠던 선율이 아닌가 싶다.
국내에서는 기껏해여 Kenny G 정도 밖에 모르던 내 입장에선
대중적이 아닌 곡이 아닌 클래식 곡을 섹소폰으로
그리고 루마니아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데
이를 한번에 경험할 수 있는 공연이라면 놓칠 수가 없지~
이 티켓을 구입하느라 첫날 시간을 엄청 잡아먹었다.
패밀리마트에서도 되는 줄 알고 간건데 P코드로 검색해봐도 안 나오고, 공연장으로 검색해도 안 나오고
콘서트 이름으로 검색해도 안 나오고~ㅋㅋ
티켓피아는 세븐일레븐에서 하는 거라는 알고는 있었는데 거리가 좀 있어서 패밀리 마트로 간게 화근
다시 세븐일레븐으로 가서 한방에 깔끔하게 구입했다~
아주 특별한 공연의 경우에는 본인 인증을 위해서 일본 내에서 사용가능한 휴대폰이 있으면
티켓을 프린트해서 구매를 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구매대행을 통해서 티겟을 구입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일반적인 티켓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구지 휴대폰이 없어도 구입이 가능하다.
아무튼 오랜만에 직접 연주하는 걸 잘 보고
끝나고 나서 간단하게 인사도 하고 선물도 전해주고 나옴~
뭔가 더 얘기하고 싶었는데 오랜만에 일본어를 사용하는 거라 좀 어버버하는 것도 있었고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아서 일찍 나옴~
그러고 보니 사진 한장 안 찍었네...
내년에는 꼭~!
공연했던 곳의 위치는 여기~
나처럼 스토리가 있는게 아니라면 일부러 찾아기기는 좀 그런 장소지?
그래도 여행에서 생소한 장소를 가본다는 것 만큼 설레이는 건 없는 것 같음
걸어사 다시 신바시로 돌아왔다.
이번 여행 때 개인적으론 살게 좀 있어서 아키하바라로~
과연 내가 원하는 건 다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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