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삼각지역에 도착~
평일이 아니만 갈 수가 없는 곳이 있어서 한번 가보고 싶었음
오늘 날씨 참 오락가락한다.
이른 아침에는 꿀꿀하더니 삼각지역에 오니 맑아지고 집근처에 오니 다시 쏟아붓는 날씨
오늘처럼 변덕스러운 날도 드물지 않나 싶을 정도
삼각지역과 신용산역에 이르는 흔히 용리단길이라고 부르는 이 근방도
꽤 골고루 괜찮은 가게들이 분포되어 있는 편
몇군데 더 찜해놓은 곳이 있는데 나중에 시간될 때마다 한번 와볼 생각~
인테리어가 독특해서 찍어봤는데 꽤 유명한 빵가게더라.
올라가는 길을 사진찍었는데 어떤 한분이 오시더니 위로 올라가는 길은 촬영금지라고 하더라.
생각해보니 관저 근처라는 생각을 깜빡하고 있었음
아마도 경호실쪽 직원분이었던 것 같은데 상당히 친절하심~
사진은 확인해보고 보안에 문제되는 것만 지웠고
역에서 5분 정도 걸렸나?
도착한 곳은 들깨미역국 단일 메뉴로 사람들에 입에 오르내리는 오일제되시겠다~
점심시간 전이기도 하고 해서 널널할 줄 알았는데...
이게 왠 걸??? 예약이 거의 꽉 차서 메인 테이블에는 앉지도 못 하고
창가쪽에 자리가 2개 남아서 겨우 앉을 수 있었다.
여유 부리다가 허탕칠 뻔 했음~
내부는 이렇게 되어 있다.
오일제도 아마 기존 한옥가옥을 베이스로 만든 곳에서 하는 것 같은데
주방이 휜히 들여다보이고 만드는 과정도 그대로 볼 수 있으니 음식 기다릴 때까지 심심하진 않을 것 같았음
아마도 사장님 혼자서 운영하는 곳이다보니 생각보다 음식이 빨리 나오지는 않는다.
일일이 얘기해주시고 처음 오는 사람들에게는 먹는 방법도 설명해주시고 하니 좋고~
창가쪽이 사진찍기가 좀 애매한 위치라서 그렇지 분위기는 꽤 좋다.
통창이라서 시원시원해서 좋고~
밥은 고시히카리 쌀을 사용하고 반찬은 낙지 젓갈과 갓김치
미역은 거금도산 어린미역을 사용한다고 하더라.
육수도 사골 육수를 사용한다고 하고
이 정도면 미역국 중에서는 거의 탑티어급으로 만드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
뭘 고르고자시고 할 게 없기 때문에 운치 좋은 밖을 보면서 멍도 좀 때리고~ㅋㅋ
그리고 단품메뉴만 판매를 하고 있지만
금요일 저녁에 한해서 '오일제 생일상'이라고 하는 메뉴가 있는데 1팀에 한해서만 가능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은근히 예약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 특별한 날을 보내고 싶다면 한번쯤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느긋하게 기다리다보니 한상차림이 나왔다.
근데 뜬금없이 왜 미역국을 구지 사먹나?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름 의미가 있는 음식이라서 한번쯤 꼭 와보고 싶었다.
이제는 흔한 음식이 된 아주 서민적인 음식이면서도
산모가 인고의 시간을 거쳐 새 생명의 탄생한 후에 먹는 보양식
이제는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손주 올 때마다 소고기 넣어서 만들어 주시던 미역국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먹는 미역국
(사실 본인이 왜 먹여야 하는지는 아직도 의문... 되려 해드려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데 말이지...)
그래서인가 평소 음식 잘 안하던 동생이 어머니 생신 때 후딱 만들어 놓았던 미역국
(내가 만든 건 동생꺼보다 딸려서~ㅋㅋ)
아무튼 참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음식이다보니 평범한 음식으로 치부하기에는
보이지 않는 큰 의미가 있는게 미역국아닌가 싶다.
아무튼 밥상은 단촐하지만 풍성하게 나오는 느낌을 받았다.
기본적으로 미역을 볶다가 물이나 육수를 넣고 고명으로 고기를 넣은 미역국은 꽤 먹어봤지만
들깨가 들어간 미역국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더 호기심이 자극된 걸지도 모르겠고
미역국 양도 보통은 아니더라.
미역사이로 은은하게 올라오는 들깨의 향과 미역의 향이
분명 뿌리가 다른 음식이지만 이렇게도 잘 어울릴 수 있구나 싶은 조합이었음
쌀품종을 따져가면서 밥을 먹어본 적은 없었다.
따로 명시되어 있는 건 분명 이유가 있을 거였기 때문에 상당히 기대가 되는 밥이었음
궁금해서 일단 밥만 먹어봤는데~
야... 고슬고슬하면서도 쌀알이 씹히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진짜 딱 질지도 않고 설익지도 않은 모두에게나 불평불만이 없을 법한 식감에
밥에 향이 있다고 해야 할까?
갓 지었을 때 구수하면서도 뒷향이 살짝 달큰하게 느껴지는게
이 정도로 지은 밥이라면 뭐를 같이 먹어도 맛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상당히 맛있더라.
반찬은 낙지 젓갈과 갓침치 아래 배추김치였고
일단 국물부터~
아주 녹진한 국물은 아니지만 굉장히 맑으면서도 육수의 맛과 들깨의 맛이 응축되어 있는 느낌에
그 사이사이로 미역의 맛이 포개어지는 맛이더라.
보통 미역을 볶다가 끓여서 만드는게 일반적으로 많이들 하는 조리법이라
미역을 볶을 때의 기름이 국물 위로 제법 떠 있는 경우가 많아서 뒷맛이 묵직한 경우가 있는데
오일제 미역국은 초지일관을 지향하는 것처럼 첫맛과 끝맛이 동일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음
그리고 간이 좀 슴슴한 편에 아무래도 볶은 기름의 맛이 적다보니
각 재료의 본연의 맛과 그리고 재료들이 어우러지는 맛도 좀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좋았고
우리 집에서는 미역국이 좀 싱거우면 가족들마다 간장으로 간을 맞춰서 먹는 편이다.
그래서 따로 주는 간장은 간을 맞추기 위한 용도인 줄 알았는데
미역을 따로 찍어먹을 수 있게 내어주는 것이었음
미역이 어린미역을 사용했다고는 하지만 줄기가 있는 부분의 식감은 다소 질긴 느낌이 들기 마련인데
잎부분만을 사용하는건지 식감이 굉장히 부드럽고 바다내음이 은은하게 느껴지면서
어린 미역을 사용해서 그런지 풋풋한 느낌마저 드는 것 같더라.
낙지젓갈은 짜지도 맵지도 않아서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정도의 젓갈이었는데
씹는 식감이 조금은 단단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
맛은 낙지에 적당히 스며든 양념이 따로 노는 느낌없이 맛있더라.
젓갈류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도 이 정도라면 도전해볼만한 정도였음
원래 젓갈류가 간이 센 음식이니~
갓김치도 살짝 씁쓸한 맛 뒤로 감칠맛이 따라오는게 좋더라.
그리고 의외로 부드러운 느낌도 있어서 좀 놀람
원래 갓김치가 일반 배추김치보다 식감이 부드럽지 않을 텐데 말이지
문득 드는 생각이 이렇게 어디에 섞여 들어가도 맛있는 밥이라면 간장계란밥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더라.
미역을 찍어먹던 간장도 뭐랄까 해산물의 맛이 느껴지는 오묘한 맛이었는데
단일 메뉴로 미역국이 유일하니 사이드 메뉴 정도는 있으면 좋겠다 싶었음
그리고 밥과 국물을 같이 먹을 때 시너지 효과가 더 확실하게 나는 것 같더라.
밥의 경우에는 특유의 향이 좀 더 올라오는 느낌이었고
밥 사이사이로 들깨를 넣은 국물이 스며들면서 흐물흐물해지는게 아니라 밥도 부드러워지고
미역국의 담백함이 좀 더 올라오는 느낌이더라.
어떨 때는 지극히 평범하고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각자만의 히스토리가 섞여진다면 또 다른 맛을 끌어내는게 미역국의 매력 아닌가 싶음
다소 자극적인 음식들이 많아진 요즘에 평온하게 미역국을 한번 즐겨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음
다른 포스팅을 보니 젤라또를 디저트로 주문할 수 있다고 해서 주문해봄~
우유 아이스크림에 코코넛 밀크가 들어가고 여러 잡곡들이 들어간 젤라또였는데
달지않고 담백한 맛이 나면서도 깔끔하게 뒷맛을 정리해주는게 좋더라.
모르고 갔으면 못 먹어볼 뻔함~
들깨미역국 하나로 충분히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곳이다.
다만 밥을 그냥 밥으로만 목으로 넘기기에는 좀 아쉽더라.
밥에 뭔가 추가해서 넣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았음
이제는 푹푹찌는 여름만 남을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오랜만에 파란하늘 보니 기분은 좋다~ㅋ
토, 일요일은 정기휴무이고
매일 오전 10시 ~ 오후 3시 (좀 특이하지?)이니 참고하면 될 듯~
예약은 전화상으로만 가능하니 꼭 가보고 싶다면 미리 예약을 하는게 편함
재료소진으로 조기마감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그리고 7월 31일 ~ 8월 20일 긴 휴가를 갖는다고 하니 가보고 싶은 사람들은 빨리 가보는게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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