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하루 아침에 거짓말처럼 가을로 바뀌었다.
금요일 저녁부터 갑자기 시원바람이 아닌 찬바람이 부는 느낌이 들더니
어제도 오늘도 갑자가 날씨가 바뀌어서 좀 당황스러움
오늘까지 비온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그냥 집에서 쉴까 하다가 날씨도 좋아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서 나갔다 옴~
내린 곳은 신당역 거리는 좀 있는 편이지만 그래도 멀지 않은 곳
사실 신당동도 예전에 일하던 터전 중에 한 곳이라서 친숙하긴 하다만...
뭔가 먹으로 와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한번쯤 가봤을 법한 마복림 떡볶이도 먹으러 가본 적이 없네...
나중에 한번 가봐야겠다.
요즘은 미세먼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서 너무 좋다.
아무리 맑은 날이라도 뿌연 하늘은 보면 나가고 싶던 마음도 싹 사라지는데
이런 날이라면 나가고 싶지 않던 마음도 바꾸게 하는 날씨다.
번화가 끝자락에 있는 곳이라 동대문 근처 분위기 물씬 풍기는 골목을 지나서
도착한 곳은 '미국식(micooksik)'이라고 하는 미국식 신당 햄버거 레스토랑 되시겠다.
검색해보니 방배동에 본점이 있던데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되니 개인적으론 적당한 위치에 있어서 좋음
내부 분위기는 살짝 레트로한 웨스턴 식당같은 느낌이다.
운좋게 오픈 시간에 맞춰서 가서 아직은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아메리칸 풍이라 그런가 버드와이져가 있는 것도 재밌고
아무래도 햄버거는 먹다보면 어쩔 수 없이 손이 지저분해지다 보니
따로 손을 씻을 수 있는 작은 세면대가 따로 있더라.
혼자 와서 테이블에 앉는 건 좀 그래서 창가쪽에도 혼자 혹은 두명 정도는 앉을 수 있는데
그냥 오픈된 키친 쪽 테이블에 앉았다.
메뉴는 버스트 버거 단일 메뉴다.
여기에 더블 치즈 혹은 더블 비프로 추가를 할 수 있고
테이터 톳스나 기본 테이터 톳스에 고기와 치즈가 추가된 사이드 메뉴가 있고 코울슬로도 있더라.
물론 음료도 있었고
햄버거하면 생각나는 세트 메뉴가 없는게 독특하더라.
그래서 버스트 버거에 치즈추가, 비프 & 치즈를 주문~
버거에 곁들일 수 있는 소스는 케찹, 머스타드 소스 그리고 타이 스리라차 소스가 있다.
머스타드까지는 역시 '오~~~ 아메리칸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타이 스리라차 소스는 좀 의외였음
역시나 아메리칸 스타일로 맥주를 주문~ㅋㅋ
내가 봐도 다른 맥주는 다 필요없고 햄버거 하면 왠지 버드와이져가 어울리는 느낌이었음
게다가 따로 컵 따윈 주지 않는다. (물론 요청하면 주겠지만)
왠지 버거와는 병채로 마시는게 제격이라 생각해서 그냥 마심~
주문한 버거가 나왔다.
덜렁 2개만 주문했는데도 꽤 알차보이는 구성~
살짝 내려서 찍어도 볼륨감이 꽤 있는 편
사실 햄버거 단품이 만원이 넘는 가격이라면 '응? 좀 과한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평소 쉽게 접하는 고기패티와는 다르게 마치 텍사스 바베큐 중에 하나인 브리스킷 같은 느낌이 독특한 것도 있고
고기 외에는 야채나 다른 재료들이 들어가지 않는 것도 톡특해서 호기심이 생겨서 먹으러 온 건데
실물로 보니까 이해가 가더라.
토시살을 불필요한 부위들은 다 정리해서 나오는 것이고 단순하게 고기를 익혀서 나오는게 아니라
브리스킷처럼 양념하고 숙성해서 초벌로 익혔다가 햄버거로 나오기 전에 오븐에서 한번더 익혀서 나오는 거더라.
게다가 햄버거의 고기양을 생각하면 충분하다 못해 조금 과한 정도로 들어가 있는 것도 좋았고
사실 햄버거를 먹다보면 어차피 사이드 메뉴로 무언가를 먹게 되니까
가끔은 빵, 고기, 빵으로 아주 순수한 햄버거를 먹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이제서야 실현하게 되는 것 같다~ㅋㅋ
혹시나 해서 빵을 살짝 들춰봤는데
역시나 층층이 쌓여 있는 고기들을 보니 확실히 이해가 가는 몸값이었음
비프 & 치즈는 기본 메뉴인 테이터 톳스에 버거에 들어가는 고기에서 남은 자투리를 사용해서
만든 메뉴 같았음
자투리라고 해도 어차피 버거에 들어가는 고기의 일부를 사용한 것이라 아쉬울 것 없고
감자에 듬뿍 올려진 치즈와 쫄깃한 고기 조합은 일반 감튀를 먹는 것과는 또 다른 맛과 풍성함이 느껴져서 좋더라.
버거 하나로 아쉬운 사람들은 비프를 더블로 하거나 버거 하나를 더 먹어도 되지만
적당히 아쉬울 때에는 비프&치즈로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곁들이는 기본 구성은 할라피뇨 피클이랑 트러플 향이 나는 마요네즈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게 보통 일반 햄버거를 먹다보면 소스나 야채의 수분기 때문에
빵이 금방 눅눅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미국식 버거의 빵은 마치 바게트처럼 단단하고 잘린 부위에 빵이 수분기를 먹지 않도록 소스를 발라서
마지막까지 바삭하게 먹을 수 있는 식감이 좋더라.
거기에 토시살 특유의 맛에 살짝 매콤한 소스가 담백하고 고소한 빵과 잘 어울리는 맛이었고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빵, 고기, 빵의 아주 심플한 구성이라서 온전히 빵과 고기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도 좋았음
뭔가 좀 더 리치하게 먹고 싶다 생각이 들 때 트러플 향이 섞인 마요네즈를 올려서 먹으니까 확실히 좋더라.
미국식 햄버거를 지향하다보니 케챱이나 머스타드 소스가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타이 스리라차 소스가 잘 어울려서 좀 당황~ㅋㅋ
뭔가 초고추장에 단맛을 뺀 느낌도 있고 흔히 볼 수 있는 핫소스보다는 덜 맵고 드라이한 소스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의외로 잘 어울리는 소스였다.
버거 특성상 웨이팅이 있어도 그리 오래걸리지도 않는 음식이니 기다리는 것도 덜 부담스럽고
아니면 테이크 아웃도 가능한 거 같던데 테이크 아웃하고 다른 걸 먹으러 가기도 수월한 음식이고
한식의 분위기가 강한 신당동에서 의외로 햄버거라는 걸 맛보는 재미도 쏠쏠한 것 같다.
여기에 음료가 아닌 맥주를 곁들이는 것도 좋을 것 같음
상남자 아메리칸 스타일처럼~ㅋㅋ
월요일이 휴무일이고
매일 오전 11시 반 ~ 저녁 8시 반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 반 ~ 5시 반인데 톡특하게 금, 토, 일요일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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