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원래 점심은 밖에서 먹고 돌아와서 느긋하게 남은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날씨가 맑아지니까 괜히 나가고 싶어짐~ㅋㅋ
그렇다고 멀리가는 건 이래저래 피곤할 것 같아서 가까운 곳을 찾다보니 또 눈에 들어오는 곳이 하나 있어서
후다닥 카메라 챙기고 나감

도착한 곳은 동대문역
한 때 내 인생의 작은 전환점이 된 곳이기도 하고 또 한 때 나의 삶의 터전이었던 곳이였는데
제법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뭔가 살짝 거리감이 좀 느껴진다.

늦은 오후시간이다보니 다들 집에서 남은 주말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동대문도 한산하다.

수시로 보던 동대문 광경인데 이제는 꽤 오랜만에 느끼는 풍경

동대문역 근처 사거리에서 혜화역 방향으로 올라가는 작은 골목에는
소규모의 가게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한참 때에는 없었는데 이제서야 알게 된 라멘가게 초이라멘
여기도 꽤 오랜시간 영업을 했다고 하는 거 보면 시간이 참 많이 흐르긴 한 것 같다.
여기 메인 메뉴는 라멘이긴한데 뭔가 츠케멘이 눈에 들어와서 와보고 싶었음

일단 들어가봤는데...
야... 분위기가 일반적인 라멘가게와는 사뭇 다르다.
여러 희망들을 그림과 섞어서 거는 에마(繪馬)가 빼곡빼곡 쌓여 있는 풍경이 굉장히 독특하다.
한번에 12~3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인데 라멘가게가 아닌 이자카야 같은 느낌의 분위기

게다가 다들 무슨 미술학원들을 다닌 건지 그림 실력들도 장난 아님
기다리면서 둘러보기 딱 좋겠더라.

고춧가루, 후추, 시치미 그리고 마요네즈가 구비되어 있었고

가게 재료에 대한 설명도 간단하게 되어 있어서
재료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먹는 재미도 쏠쏠
주문은 츠케멘(L, 면 230g)을 주문했다.
점심과 저녁 주문메뉴가 살짝 다른데 돈코츠 라멘과 츠케멘은 동일하지만 마제소바는 오후시간까지
저녁에는 야끼소바를 판매하는 것도 독특~

그리고 반찬으로 부추무침이 나오는데 이게 츠케멘이랑 은근히 잘 어울림

저녁시간이니 가볍게(?!) 맥주한잔도 시켰지 뭐~

츠케멘(L,230g)이 나왔다.
M과는 면 양의 차이도 있지만 토핑이 살짝 적은 정도의 차이

수비드한 챠슈 다섯장에 두툼하게 썰어서 간장에 조리하고 불향을 입힌 삼겹차슈가 두장이나 들어간다.
그리고 반숙 계란 하나
이 정도면 차슈토핑은 만족하다 못해 풍족한 정도 아닌가 싶을 정도

스프에는 잘게 썰은 양파가 올려져 있었고

스프맛부터 봐야지?
간이 센가?라는 느낌이었는데 점점 더 마일드해지는 걸보면 간이 흔히 생각하는 츠케멘의 스프보다는
보통의 느낌이었는데 감칠맛이 강해서 그런지 입에 감기는 느낌은 좋고 어패류의 향과 맛이 좀 더나는 그런 스프였음
그래서 일반적인 츠케멘의 간이 세서 부담스럽다는 사람들에게는 적당한 정도 아닐까 싶더라.
그렇다고 스프만 주구장창 먹으면 짜다는 느낌은 당연히 들테고~ㅋㅋ

면은 자가제면 형태의 면이긴 하지만 초이라멘에서 직접 만드는 건 아니고
제면소에 의뢰를 해서 가장 적합한 츠케멘의 면을 사용한다고 하더라.
마치 ODM처럼 말이지
요즘은 다양한 면을 개발해서 좋은 퀄리티의 면들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고 하더라. (뭐, 일반인에게는 접하기 쉽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대충 만드는 것도 아니고 까다롭게 면을 고르는 사람들에게도 만족스러운 면을 구입해서 사용하는 정도라면
서로 윈윈하는게 아닌가 싶어서 개인적으론 이에 전혀 아쉬움은 없음
먹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면과 국물 혹은 면과 스프의 밸런스가 잘 맞아서 먹기 좋은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아무튼 면은 츠케멘의 면으로는 살짝 가는 우동면 정도의 굵기였는데
꽤 찰지면서 탱글탱글하고 밀의 맛이 잘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그런 류의 면이었음

자~ 면을 먼저 넣고 먹어본다~
스프와 면이 적절히 섞이다보니 간이 그리 세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적당히 농후한 맛에 어패류 맛이 뒤에 올라오는 느낌이더라.
각각 츠케멘의 가게들을 가다보면 이런 리듬의 고저나 느껴지는 맛의 순서가 다른게 참 재밌는 것 같음
걸죽한 질감에 비해서는 부담스럽지 않은 농후함정도

그리고 수비도한 삼겹살 차슈는 고기밋이 그대로 느껴지는 느낌이 좋았는데
고기부분은 부드럽고 지방부분은 살짝 탱글텡글한 느낌이 경계선이 확연한 식감이지만
전체적으로 섞이는 맛은 담백함 뒤로 지방의 풍부한 맛이 따라오는게 맛있었음

두툼한 삼겹살 차슈는 전체적으로 부드러우면서 간장소스의 느낌이 은은하게 느껴지는게 좋고
여기에 불향까지 올라오는게 좋았음
돼지고기 차슈가 꽤 넉넉하게 올라가는 츠케멘이라서 고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적합한 츠케멘 아닐까 싶다.

부추도 살짝 올려서 먹어봤는데 간장소스가 버무려저서 그런지 스프를 머금은 면과 잘 어울린다.
대체적으로 부드러운 식감에 유일하게 아삭거리는 식감이 섞이는 것도 재밌고

마지막에는 후추를 넣어서 먹어봤는데
뭔가 중간중간에 후추가 주는 향과 맛이 가볍게 터치하는 느낌이 좋았는데
개인적으로 곱게 간 후추보다는 좀 러프하게 갈은 후추가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더라.
생각해보면 돈코츠 라멘이 괜찮은 곳은 츠케멘도 괜찮은 것 같다.
근데 초이라멘 야끼소바 비쥬얼이 상당히 특이해서 나중에는 야끼소바를 먹어봐야겠음~
집에서 멀지 않으니 저녁타임이라도 부담도 안 되고 좋고
게다가 한 때 삶의 일부였던 곳을 다시 가보는 것도 좋았고
사람들이 가끔 무의식적으로 뒤돌아보는 이유는 아마 이런 이유에서 아닐까?
연중무휴이고
매일 오전 11시 ~ 저녁 9시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4시 ~ 5시이니 참고하면 될 듯
역시나 동대문 시장 근처에 있는 것답게 연중무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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