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다니던 헤어샵이 있어서 지금까지 이곳의 연을 두고 있었다.
아마도 꽤 오랫동안 다닌 것도 있고 개인적으로 이곳에 특별한 연유로 지금까지 나만의 연을 이어오고 있었는데...
12월에 폐업을 하기로 한다고 해서 일단 머리를 자를 때도 되었고
온 김에 그 특별했던 곳 근처에서 밥이나 먹어보자 하고 생각해서 구산역 근처로
뭔가 오랜만에 첫사랑을 만나러 가는 그 느낌이라고 할까?
이유없이 두근거리는 심정은 왠지 비슷한 느낌이었음
익숙했지만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제는 조금 어색한 느낌의 동네...
아마 떡볶이라는 소울푸드 역시 그렇지 않나 싶다.
문득 떡볶이가 먹고 싶어서 구산역 근처에 꽤 유명한 코스모스 즉석 떡볶이에 도착~
'떡볶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보면 보통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지?
이제는 소울푸드가 아닌 고급 먹거리가 되어버린 모습도 없지 않아 있지만
아마도 가장 떠오르는 건 추억의 음식 내지는 세월의 음식이 아닌가 싶고
개인적으론 첫 사랑과 관련 되어서 그런지 문득문득 생각나는 그런 음식이 아닌가 싶다.
내가 좋아했던 녀석이 자주 가던 떡볶이 집을 이유없이 드나들었고
나를 좋아해줬던 녀석이 나 때문에 떡볶이를 싫어 했던 기억이 뒤섞여서 나에게는 아주 복잡 미묘한 음식이 되어버림 ㅋㅋ
음... 언젠가 다시 만나면 아마도 떡볶이를 먹지 않을까 싶다.
토요일이고 오후 전이라서 그런지 손님은 없어서 편안한 자리에 앉았다.
노부부께서 운영하시는데 굉장히 친절하셨음
메뉴판은 이렇고 무엇보다 좋은 건 1인분이 가능하다는 거~
그래서 떡볶이 1인분에 라면사리, 김말이 그리고 야끼만두 하나씩을 추가해서 주문~
주문하자마자 금방 내어주신다~
떡볶이답게 반찬은 단무지면 충분~
물끄러미 주위를 보다가 의자마자 등산할 때 사용하는 간이깔판이 있는게 은근히 재밌더라.
등산할 때 이거 은근히 유용한데 내가 아직까지 구입하지 않은게 신기하네
불을 지피고 슬슬 익어가길 기다린다~
고추장과 자장을 반반씩 섞어서 그런지 색이 검붉은게 마치 엄청 매울 것 같은 느낌이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음~
즉석 떡볶이의 매력은 먹는 재미도 있지만 먹기 전까지 익어가는 모습에 슬슬 올라오는 향이
이게 은근히 식욕을 자극하는게 좋음
익는 중간에 바닥에 깔려있는 소스를 한번 뒤집어주면 점점 더 진해지는 떡볶이를 볼 수 있음
생각해보니 즉석 떡볶이는 어렸을 때 말고는 거의 먹어본 적이 없다는 걸 새삼스레 느낌
음... 왜지???
일단 라면부터 먹어봤는데
역시나 소스는 반반으로 선택한게 잘한 것 같다.
메인은 고추장의 느낌이지만 뒷맛에 올라오는 자장맛이 어우러져서 뭔가 처음 접해보는 그런 느낌을 주는게 좋더라.
그 다음은 떡사리
오랫동안 끓이면 짜다고 하셔서 적당히 익혀서 먹었는데
떡에 소스가 스며드는 정도는 아니지만 씹을 때 소스와 적당히 어우러지는 맛이 좋았고
야끼만두는 소스가 적당히 베어서 맛있었고
김말이와 쫄면 조합도 꽤 좋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1인분도 양이 꽤 되는 편이었고
직접 와서 먹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이른 시간이라서 별로 없었지만 포장으로 가져가는 사람들이 꽤 많더라.
어쨌든 뭔가 그리워서 먹으러 간 것인데...
오래 전 첫 사랑도 생각나고 그리고 오랫동안 지냈던 세월이 버무려진 단순한 떡볶이 이상의 맛이라 그런가...
분명 맛있었는데 묘한 기분이 드는 건 왜인지 모르겠네...
휴무일 없이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니 참고하면 될 것 같고
주차는 가게 앞에 1대 정도만 가능해서 근처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는게 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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