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에 굵직굵직한 코스들은 다 가봤고
딱 하나 남은 곳은 숨은벽
오래 전에 한번 갔다오긴 했는데 친구녀석과 같이 가본 적은 없어서
늦잠을 만끽해야 하는 주말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불광역에서 효자2통까지 거의 시간반을 달려서 도착
비는 오지 않아서 다행이었지만 미세먼지가 아주 심하다.
날씨가 풀려서 그런가... 올해는 제발 깨끗한 공기 좀 마시자~
초입길에 국사당 안내판이 있고 임시 간판으로 '주차장없씀'이라는 문구가 꽤 강하게 다가옴~ㅋㅋ
사실 몇대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긴하다만 그냥 편하게 버스로 오는게 좋다.
아침에 꽤 쌀쌀해서 옷을 좀 두껍게 입어야 하나 싶었는데
내려갈 때쯤에 날씨가 따뜻해진 걸 보면 얇게 입고 가길 잘 했는 생각이 들 정도~
그렇게 몇분 만에 밤골 공원지킴터에서 숨은 벽 코스가 본격적으로 시작~
공원 지킴터 입구에서 바로 두갈래 길이 나오는데 어차피 만나기는 한다만
오른쪽은 거의 풍경을 볼 수 없어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아니면 딱히 올라가는 일이 많지 않을 것 같음
어쨌든 숨은 벽 능선을 타려면 왼쪽으로~
조금 올라가다보면 또 이정표가 나오는데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된다.
숨은 벽이 보이는 능선이 시작하기 전까지는 대부분 평지에 가까운 완만한 흙길이라서
워밍업하기 딱 좋은 거리
중간에 이정표들의 거리 표시가 워낙에 들쭉날쭉이라서 그냥 그러려니 하는게 좋음~ㅋㅋ
생각보다 평지길이 많아서 좋긴하다.
막판에 몰아치는 경사가 좀 힘들기는 하지만~
아주 오래 전에 혼자왔을 때에는 나무데크가 없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곳에도 꽤 험한 경사로에 나무데크가 생긴 것 같아서 좀 수월하게 올라가긴 함
첫 숨은 벽 능선의 철계단을 지나서
처음으로 시원하게 시야가 넓어지는 곳에서...
이야~ 미세먼지가 아주 장관이다~ㅋㅋ
고맙다~
표정은 어처구니없는데 뭔가 풍경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는지 친구녀석이 찍음~
숨은 벽의 첫 본격적인 암릉구간에 상태가 꽤 위험하다.
발 디딜만한 곳들은 전부 살얼음이 얼어 있어서 우회길로 올라감~
날씨도 그냥 그런데 길까지 이러니 좀 아쉽다.
뭐, 그렇긴 하다만 풍경은 장관
시간이 딱 인수봉 정상에 해가 걸치는 시간이라서 역광이 장난 아님~
인수봉과 백운대에 가려져 있는 이 거대한 돌덩이 때문에 숨은 벽이라고 하는데
매번 보이는 앞모습도 매력적이지만 뭔가 압도되는 느낌은 숨은 벽이 더 강한 것 같음
잠시 풍경 좀 둘러보다가 마지막 깔딱고개로 이동~
눈이 녹지 않았을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눈이 쌓여 있는 곳은 없었지만
역시나 만만치 않은 코스~
그래도 예전에 저질체력으로 거의 녹다시피 했던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라서 가볍게 올라감~
이왕 온 김에 백운대까지 가려고 했는데
와... 제대로 사람들이 몰리는 타이밍에 걸렸는지 도저히 올라갈 생각을 못하겠더라.
어찌저찌 올라갔다 치더라도 내려올 때 답 없을 것 같아서 바로 내려옴~
날씨가 맑고 깨끗했으면 좋으련만 아쉬운 산행이었음
한 녀석이 같이 못 간 관계로 여름쯤에 다시 한번 더 올라올 생각~
그 때는 좋은 풍경을 기대해도 되겠지?
뭐 등산시간을 단축시키는게 목적은 아니다만
예전에 비해서 조금씩 줄어드는 시간을 보면 기분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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