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여행사진을 열심히 정리 중이다.
여행하면서 구입한 것도 있고 한참 전에 구입했던게 이제 도착한 것도 있고 이것저것 사진을 찍어대니
정리할 사진이 점점 늘어나서 여행사진은 언제 끝낼지는 모르겠다만 빨리 정리하고 느긋하게 시간 보내고 싶네~ㅋ
아무튼 어제 새벽까지 늦게 사진정리하다가 바람도 쐴 겸(?!) 오늘 점심이나 먹으러 나가자 생각해서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곳이 있어서 가봄~
내린 곳은 안국동~
안국동 근처에도 생각보다 가볼만한 가게들이 참 많은 곳임
아침도 대충 먹고 나왔더니 안 그래도 추운 날씨에 몸이 얼어버릴 것 같은 느낌~ㅋ
느즈막한 아침이지만 지금도 그렇고 아침에는 유난히 추워서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다.
날씨가 춥다보니 발걸음도 자연스럽게 빨라져서 그런지 생각보다 빨리 도착~
도착한 곳은 북촌동에 자리잡은 '안암'이라는 국밥집인데 2024년 미슐렝 가이드 서울에도 선정된 걸 보니
뭔가 안암만의 특별함이 있을 것 같아서 기대했음
도착해보니 이미 만석상태라서 한 20분 정도 기다린 것 같다.
동태될 뻔~
창가쪽에도 자리가 있지만 메인은 오픈형 주방의 닷지 테이블이다.
국밥 특성상 회전율이 나쁘지 않은 편이고 자리도 공간에 비해서 빡빡하지 않으면서 많은 편이라서
더 그런 것 같음
주문은 안암국밥, 제육 반접시(원래 한접시로 하려고 했는데 많다고 해서~ 사실 다 먹을 순 있어요~ㅋㅋ)
그리고 술은 건너뛰려고 했는데 한산소곡주가 굉장히 궁금해서 주문해봤다.
잔술이라서 부담도 없을 것 같았고
메뉴는 안암국밥 단일 메뉴에 제육이 전부인데
국밥의 경우 토핑이나 양을 조절해서 먹을 수 있는게 특징이다.
주문하면 김치는 기본적으로 나오고 국밥에는 고수를 뺄 수 있지만
고수를 넣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아서 달래고 했는데 넣어서 나오는게 아니라 따로 접시에 담아줌
한산소곡주 잔술 주문을 했더니 이렇게 직접 따라준다.
16도 정도의 술이라고 하는데 때깔을 보니 범상치 않을 것 같아서 긴장~
제육이 먼저 나왔다.
보통 제육이라고 하면 돼지고기를 양념에 버무려서 볶는 음식이라고 생각하는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제육이라고 하면 그 이미지를 떠올리는게 강한데
'제육'의 사전적인 의미는 식용으로 하는 돼지의 고기를 뜻한다.
굉장히 포괄적인 의미가 되어버리지만 어쩔 수 없이 제육볶음에 속해버리는 경우가 강한데
평양냉면을 먹어본 사람들은 알 거다, 메뉴 중에 제육이 있는 걸
어떻게 만드느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런 류의 고기를 아마도 제육이라고 부르지 않나 싶음
아무튼 다른 포스팅을 봤을 때 안암의 제육은 상당히 고급스럽고 정갈하게 나오는 느낌이
어떤 맛일까 호기심을 굉장히 자극해서 주문을 안 할 수가 없었음~ㅋㅋ
투박하게 썰어내는 느낌이 아니라 한치의 오차도 없이 동일하게 잘라낸 느낌이 좀 인위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단순히 제육만 나오는게 아니라 밑에 양파샐러드도 있어서 곁들여서 먹기 좋은 메뉴인 것 같음
가격면에서도 꽤 괜찮고
그리고 라임까지 곁들여져서 나와 좀 더 상콤하게 제육과 샐러드를 먹을 수 있는 것도 좋다.
그리고 국밥이 나왔다.
이게 보통 국밥인데
마치 평양냉면이나 합정역에 있는 옥동식처럼 말끔한 국물에 밥을 말아서 나오는 스타일인데
별 거 아닌 것 같은 비쥬얼인데도 은근히 숟가락을 부르는 느낌이 들더라... 왜지???
이 몽글몽글한 국밥의 기름이 뭔지 궁금했는데 다른 포스팅을 찾아보니
청량고추와 케일로 만든 기름이라고 하더라.
뭔가 매콤한 맛이 강하지는 않고 적당히 느끼함을 잡아주는 정도라고 할까?
바질 느낌도 나고 했는데 상당히 맛있었음~
좀 아쉬운 건 번거롭더라도 손님들에게 처음 왔는지 물어보고 국밥 내용물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 정도는 해줬으면 어땠을까 한다.
한산소곡주는 어머니에 이어서 무형 문화재 우희열 명인이 만드는 술이라고 하는데
한산소곡주는 앉은뱅이 술이라는 별명이 있는데,
그 유래에 대한 여러 가지 설 중에 술을 빚던 며느리가 술이 잘 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젓가락을 찍어먹는데
그 맛이 좋아서 계속 먹다가 취해서 일어나지 못해서 그런 별명이 붙었다.는 설도 있더라.
대부분 맛 좋고 퀄리티 좋은 술들이 대부분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은데
직접 마셔보니 술맛이 굉장히 마일드하고 적당한 쌉쌀한 맛과 단맛이 어우러져서 굉장히 맛이 좋았다.
게다가 도수가 높은 술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고
근데 이게 은근히 뒤에 올라오는 스타일이라서 그런지
맘놓고 마셨다가는 땅이 올라올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ㅋㅋ
아무튼 처음 경험해본 술이었는데 아주 좋았음
국밥이랑 제육에도 잘 어울리는 술이었고
나중에 아는 동생녀석이랑 또 가볼 생각인데 그 때는 병으로 된 다른 술을 마셔봐야겠음~
제육은 살짝 차게 나오는 스타일이었는데
잡내 전혀 없고 각 부위의 맛이 골고루 느껴지는 느낌이라고 할까?
뭔가 생햄같은 느낌도 있어서 단순하게 생겼지만 복잡 미묘 맛있는 느낌을 주는 제육이더라.
그냥 한접시로 시킬 걸 그랬어~ㅋㅋ
사실 고수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뭐랄까 향이 강한 빨래비누를 입에 물고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아무튼 그랬는데 안암의 고수는 생각보다 향이 강하지 않고 국밥에 넣었을 때도 은은하게 올라오는 느낌이었는데
이게 돼지로 만든 국물에 이렇게 잘 어울리는지는 몰랐네~
고수가 부담스러운 사람들도 도전해볼만큼 향이 마일드해서 좋고
무엇보다 국밥이랑 굉장히 잘 어울리는 느낌이 좋았음
괜히 고수를 넣는게 아닌 것 같더라.
고기는 얇게 썰은 고기와 등갈비에 많이 사용하는 고기 두점이 들어간다.
특별히 간이 되어 있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국물과 항상 구이로만 먹었던 부위를
이렇게 먹는 것도 꽤 맛있고 색다른 경험이었음
국밥을 반정도 먹고 나서 이걸 갈아서 넣어 먹으라고 해서 넣어 봤는데~
확실히 후추는 아니고 추어탕에 넣는 산초 같은 느낌이었는데
맛은 잔잔한 바다에 작은 파도가 생기는 그런 느낌이더라.
개인적으론 생소한 맛은 아니었고 맛의 변화가 필요할 넣으면 좋을 것 같더라.
아! 하나 더 아쉽다고 해야 할지 내가 유난떠는 건지는 모르겠다만
내가 먹은 제육 밑에 양파가 엄청 맵더라.
원래 그런건지 아님 오늘 양파가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맛이 그래서인지 그 훌륭한 제육과는 밸런스가 좀 안 맞았었음
아무튼 국밥집하면 떠오르는 주인의 이미지가 아닌 건장한 친구들이
국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느낌이 굉장히 신선하고 좋더라.
앞으로도 계속 좋은 맛으로 이어가주기를 바라고 바란다~
월요일은 정기휴무이고
그 외의 날은 오전 11시 반부터 저녁 9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이니 참고하면 될 듯~
돌아가는 길은 반대로 크게 돌아서 내려왔는데
이 길도 뭔가 조금씩 바뀌는 분위기가...
세월엔 장사없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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