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에 오픈런 좀 해봤다~
날씨는 아침부터 엄청 더운데 해가 고개를 내밀었다가 숨었다가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하늘이었음
도착한 곳은 광흥창역
번화가라던지 상권과는 거리감이 있는 생활권 동네~
그래서인지 조용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요즘 대부분은 헤어샵이라고들 많이 칭하지만 예전에는 미용실이라고 부르는게 일반적이었지
이런 과거의 흔적이 남에 있는게 참 좋음
넉넉하게 10분 정도는 걸은 것 같다,
도착한 곳은 커츠(CATSU)
포스팅한 글들을 보고 웨이팅 타이밍 간보다가 거의 오픈 45분 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한 테이블까지는 대기 중이라서 두번째 테이블에 입성
오픈하고 1시간은 기다린 것 같다.
평일에도 오픈 타임에 들어가려면 1시간 전에는 가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보통 돈카츠는 KATSU(とんかつ,かつ)라고 표기를 하는데 여기 커츠는 CATUS라고 표기를 한다.
돈카츠만 판매를 하는게 아니라 커피도 같이 판매를 하고 있어서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고 하는데
뭔가 '돈카츠랑 커피를 같이?'라는 다소 의아한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꽤 괜찮은 조합이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내부 분위기와도 은근히 잘 어울리는 것 같았고
커츠는 온라인 혹은 모바일 웨이팅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픈 전에 미리 대기를 하면 첫 테이블 인원수(7명)은 바로 입장하게 되고
그 뒤로는 이름과 전화번호를 기재하고 메뉴까지 기재를 하게 되는데
대충 한테이블이 끝나가는 시점에 대기 인원이 들어가게 되는데 얼추 40~50분 정도는 걸리는 것 같더라.
돈카츠 잘 먹고 커피 마시는 시간까지 감안을 하는 것 같아서~
영업시간이 길지 않아서 기다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입장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하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커피를 원샷 때릴 수는 없는 노릇 아님?(근데 난 가능~ㅋㅋㅋㅋ)
1시간 정도 기다려서 나도 입장~
좌석 양쪽으로는 아크릴 판막이가 있어서 정해진 공간을 맘껏 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음
내부 분위기는 이렇다.
7명이 한번에 앉을 수 있는 긴 직사각형 형태의 공간이고
돈카츠를 판매하는 곳이지만 뭔가 빈티지한 까페의 느낌도 있어서 복합적인 느낌이 나는게 재밌더라.
천장에는 커다랗게 대표 메뉴로 인테리어를 해놓은 것도 독특하고
전등도 꽤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해주고
커츠에 대한 간단한 소개도 있으니
처음 가는 사람들은 기다리면서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첫 테이블에 특로스는 이미 품절 된 걸 보면
그때그때 다르겠지만 어제의 경우에는 최대 7개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로스 정식에 히레카츠를 추가했고 코울슬로를 주문~
커피는 다 먹어 갈 때쯤에 주문하기로 하고
나야 원래 커피는 거의 문외한이라고 봐도 무방한 정도인데 대충 메뉴만 봐도 범상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
돈카츠 먹고 딱 어울릴만한 메뉴들만 있는 느낌?
아쉽게도 맥주는 없어서 이번에는 패스~ㅋㅋ
돈카츠 판매하는 곳에서 커피머신을 본다는게 참 이색적이다~
핑크솔트, 후추, 시치미 그리고 샐러드에 올리는 드레싱소스가 있었는데
시미치는 왜?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마도 미소시루가 있어서 그런 것 같더라.
메뉴를 미리 정해놔서 그런지 생각보다 빨리 나왔다.
로스정식~
미리 포스팅들을 본대로 양이 생각보다 푸짐했다.
밥, 돈지루에 무, 고추장아찌가 있었고 코울슬로도 같이 나왔음~
최근 일본식 돈카츠들 가격을 감안하면 양은 훌륭한 편
요즘이야 워낙에 돈카츠는 상향 평준화라서 맛없는 곳을 찾기가 힘들 정도인데
개인적으론 정식 메뉴에 돈지루가 포함이라면 무조건 가보는게 좋다는 생각~
고추 장아찌랑 단무지 무침(이라고 해야 하나?)
둘 다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게 돈카츠랑 어울리는 반찬이었는데
특히 단무지 무침은 보통 고추가루를 넣어서 붉게 만드는게 일반적인데
이게 오히려 더 맛있더라.
붉은색의 반찬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커츠에서 맛보면서 생각이 바뀜~
코울슬로는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아서 주문해봤는데
아삭거리는 양배추 샐러드도 좋지만 부드럽게 씹히면서 살짝 달달한 양배추 샐러드를 먹는다는 느낌이라
돈카츠를 또 다르게 즐길 수 있는 사이드 메뉴라서 좋더라.
예전에는 돈까스 혹은 돈카츠는 덜 익은 느낌이 없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초기 일본식 돈카츠에서 미오글로빈 때문에 핑킹현상이 되는 걸 덜 익은 거라고 생각했고
지금은 오히려 이렇게 핑킹현상이 없으면 안 된다는 인식이 되는 시기까지 되었는데
가끔 보면 이런 거에 너무 민감한게 아닌가 싶다.
요즘처럼 손쉽게 평가를 하는 시스템이 생겨서 가끔 리뷰들을 보면
인상를 찌푸리게 하는 리뷰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본인의 비용을 들여서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운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적당히'라는 어느 정도의 중용을 고수하는 것도 리뷰어의 책임이 아닌가 싶음
일단 커츠의 로스카츠는 원육에 모양에 따라 다르겠지만 담백함에 좀 더 치중되어 있는 맛이었다.
씹을 때 갓 튀겨져서 나온 튀김옷의 고소한 맛에 육향이 퍼지는 것도 좋았고
꽉찬 고기조직의 씹는 맛이 느껴지는 로스였다.
마지막으로 지방부위를 먹으면서 느껴지는 고소함과 풍미도 좋았고
지금까지는 소금만 찍어서 먹어봤는데 후추를 곁들여서 먹어보니까 또 색다른 맛이더라.
중간중간에 후추를 곁들여서 먹는 거 추천~
히레카츠는 튀김옷이나 육향의 느낌은 로스카츠와 비슷했는데
식감이 뭔가 푹신푹신한 육질에서 탱글함이 느껴지는 식감도 좋았고
로스카츠보다는 담백함이 더 응축되어 있는 느낌이라서 맛은 확연하게 로스카츠랑 구별되는 느낌이었음
역시나 기대 이상으로 돈지루는 너무 맛있었다.
불향을 입힌 것 같은 고기와 야채들의 조화도 좋았고 보통 미소시루보다 더 녹진한 맛이 느껴지는게
아무래도 기름진 음식인 돈카츠와는 아주 잘 어울리더라.
양도 적은 편이 아니었는데 심지어 리필을 부탁드리면 형식적으로 나오는게 아니라
첫 그릇 그대로의 느낌으로 나온다.
밥도 리필이 가능하고~
최근 가봤던 돈카츠 가게들 중에서는 먹을 양에 대한 것도 상당히 신경쓰는 곳이었다. 커츠는~
양이 같다고 할 순 없지만
도쿄여행 때 고독한 미식가에 나왔던 츠루야 야키니쿠 가게의 시그네이쳐인
양배추 샐러드를 연상케하는 비주얼도 재밌었고~
거의 다 먹어 갈 때 쯤에 바닐라빈 라떼를 주문~
라떼 맛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섞기 전에 마치 유화를 보는 것 같은 매혹적인 마블링 때문에
어딜가도 라떼를 주문하게 되는 것 같음
주문하기 전에는 돈카츠가 메인 곳에서 뭔가 어색한 느낌이었는데
아주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주문하는 사람들을 보니 나도 홀리듯이 주문해버림~ㅋㅋ
개인적으로 이런 라떼의 매력은 휘저었을 때 목성 표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 좋다.
맛은 은은하게 퍼지는 바닐라 향에 살짝 달달한 듯한 맛이 좋더라.
요즘은 그냥 담백한 맛의 라떼를 선호하는 편이긴한데 가끔씩 이렇게 마시는 것도 좋은 것 같음
두툼한 나무로 만든 코스타 위에 라떼는 커피맛을 한층 올려주는 느낌도 좋고~
가기 전에는 '돈카츠와 커피'라는 이런 조합이 어울릴까? 생각했었는데
확실히 잘 어울린다.
이번엔 아쉽게도 상로스를 놓쳤지만 담번에는 상로스에 바닐라 브루를 마셔봐야겠음~
일, 월요일은 정기휴무
그 외에 날은 오전 11시 반 ~ 오후 4시 반
아무래도 영업시간이 짧다보니 웨이팅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도전해볼 가치는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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