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대로라면 아침에 나갔다가 어제 오후에는 집근처에서 인라인 스케이트 좀 타려고 했는데...
집근처에 도착하니 비가 내리네?
마치 '니가 운동을 하겠다고?'라고 비아냥 거리듯이 비가 와서 오늘은 패스
계획대로라면 어제는 동네에서 오늘은 오랜만에 한강에 갈 예정이었는데
한강은 담 주에 가는 걸로 하고 오늘은 집근처에서~
또 어디 나가려고~ㅋㅋ
도착한 곳은 홍대~
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은 라멘가게가 있었다.
최근에는 녹진한 맛에 빠져서 이에케 라멘이나 지로계열 라멘을 먹어봤었는데
뭔가 분위기도 독특하고 순수 라멘이 아닌 무언가와 퓨젼을 한 듯한 비쥬얼에 호기심이 생겨버렸다.
사실 주말 늦은 오후에 북적거리는 곳을 가는 걸 그리 선호하지는 않지만
어쩌겠냐 사람이 살다보면 마음대로 되지 않는게 태반인데~ㅋ
한참 저녁시간으로 넘어가는 피크타임이라서 전철근처고 경의선 숲길공원도 사람들로 붐빈다.
자주 남기지는 않지만 하늘 사진 참 좋아한다.
특히 본격적으로 여름으로 접어드는 시기나 가을로 접어드는 맑은 날 오후 해 질 녁 하늘은
어디에서 봐도 감성을 흔드는 하늘이 되는게 참 좋음
어제도 벌써부터 그런 조짐이 보이는 기분 좋은 하늘이었고
북적거리는 번화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곳이라서 좀 걷긴 했지만
날씨가 좋으니 마냥 좋다.
얼추 10분 안 되게 걸은 것 같다. 입구에 유난히 들어오는 일본어 니시무라멘(ニシムラ麺)
4층에 꼭꼭 숨어 있는 듯한 분위기도 은근히 매력적~
아무튼 여기 사장님이 일본인이다.
후쿠오카에서 프랑스 요리를 시작으로 이후 퓨전요리로 장르를 바꾸고 미슐랭 원스타를 받기까지 했고
최근에 니시무라멘을 시작했다고 알고 있는데
라멘의 격전지인 홍대에서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한다.
사장님 이름이 니시무라이기 때문에 가게 이름은 그렇게 정해진 것 같고
참 아이러니하다.
본토도 아닌 한국에서 도전한다는 자체가 이게 가능한건가 싶기도 하고
뭐, 반대로 우리내 음식이 일본에서도 그러한 경우가 있을 터이니 새삼스러운 건 아니겠지만
그만큼 국내 라멘 문화도 상당히 층이 두터워지고 다양해졌다는 반증이겠지~
내부 분위기가 상당히 독특하다.
한쪽 벽에 4~5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닷지 테이블이 있고
커다란 한 테이블에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곳이 메인~
분위기가 상당히 이색적인데 아무 생각없이 들어오면
코스요리나 오마카세를 하는 분위기인가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고급스럽다.
사진찍기에는 이래저래 아주 좋은 분위기~ㅋ
앉으면 앞에 청양오일과 백김치 그리고 물은 기본으로 준비되어 있고
주문은 서울 연남점 한정메뉴인 교카이 파이탄 라멘과 갓지은 솥밥과 치즈
그리고 원래 후지산모리차슈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품절되어서 통실한 새우 춘권튀김을 주문~
근데 통실의 의미를 여기에 쓰는게 맞는 건가???
나오기 전에 미리 먹는 방법을 간단하게 숙지~
토요일은 오전에도 오후에도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생맥으로 대동단결함~ㅋㅋ
아무래도 사장님이 프랑스 요리로 운영을 하셔서 그런지 모르겠다만
분위기도 상당히 신경을 쓰신 것 같더라.
교카이 파이탄 라멘이 먼저 나왔다.
니시무라멘 교카이 파이탄 라멘에는 독특하게 얇게 썰은 바게트 빵이 들어가는데
뭔가 프랑스 요리에서 영감을 얻은게 아닌가 싶네
보통 파이탄 라멘을 생각하면 순백의 화이트 느낌을 떠올리게 하는데
의외로 그린그린한 색감 때문에 그런지 신선한 느낌마저 드는 것 같은 비쥬얼~
먹기 전에는 마치 바질 오일을 올린듯 한 느낌도 들고
삼계탕에서 영감을 받으셨다고 본 것 같은데
먼저 오일들을 빗겨서 국물 맛을 봤는데 상당히 농축된 닭고기의 맛이 느껴지는게
확실히 푹 고운 국물이라는걸 바로 알 수 있겠더라.
어딘가 모르게 삼계탕의 기운도 느껴지고 말이지~
그리고 오일은 김을 만든 오일이라고 하는데 전혀 느끼 하지 않고 감칠맛이 진한게
국물과도 상당히 잘 어우려지는 오일이었음
돼지고기 차슈는 얇은 편이지만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있는 식감에 맛도 좋았고
오잉? 닭고기 차슈가 있는 줄은 몰랐다.
수비드한 것 같았는데 역시나 담백하니 국물과도 잘 어울렸고
바게트 빵은 가급적이면 먼저 먹는게 좋을 것 같더라.
실수로 담궈버렸는데 얇아서 그런지 국물을 금방 빨아드림
그래도 맛은 좋더라.
라멘 위에 올라가는 토핑류는 확실히 국물과 밸런스가 잘 맞는 맛들의 토핑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토리파이탄 특유의 녹진한 닭의 맛에 은은하게 퍼지는 김 오일 감칠맛이 느껴지는게
확실히 토리 파이탄과는 다른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음
면은 일반적인 스트레이트 면을 사용했는데
적당히 잘 끊기면서도 뭐랄까 면 재료의 질감이 느껴지는 맛이라고 할까?
면발 사이사이로 국물과 김 오일이 뒤섞이면서 먹는 맛이 담백함에 또 담백한 맛을 더하는 느낌이었고
아무래도 어쩔 수 없는 다소 헤비한 음식이라서 반찬도 참 중요한데
국내에 오픈을 하면서 여러모로 재료나 찬 구성에도 신경썼다는 느낌이 드는게
백김치가 나오는 걸 보면서 확실히 느낄 수 있었음
프랑스, 일본 그리고 한국의 맛을 적절하게 섞은 와쇼쿠(和食) 풍의 백김치라고 설명되어 있었는데
프랑스 쪽은 모르겠고(뭐, 이 계열 음식들을 먹어봤어야 알지~ㅋㅋ)
우리내 전통적인 백김치와 일본의 쯔케모노(漬物)를 적절히 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반적인 백김치를 기억해봤을데 뭔가 살짝 톡 쏘는 맛이 없는 걸보면 쯔케모노의 맛을 좀 입힌 느낌이었는데
먹으면서 입안을 리프레싱 해주기에는 충분히 어울리는 반찬이었다.
라면에 김치는 국룰 아닌가?
그래서 라멘에도 해봤는데 좋음~
새우 춘권 튀김이 나왔다.
뭔가 살짝 말린 느낌의 춘권 튀김이 나올 줄 알았는데
아주 올곧게 뻣어있는게 인상적~
아마도 파마산 치즈 아닌가 싶은데
치즈가 제법 올려져 있어서 은은하게 풍미가 올라오는게 맛있었는데
무엇보다 새우가 탱글탱글하니 신선한 새우맛에 라이트한 튀김옷까지 뭔가 찍어먹는 소스가 없는데도
그냥 먹으니 재료들 본연의 맛이 느껴지는게 좋더라.
그리고 솥밥이 니왔다.
라면에 밥도 국룰이니~ㅋㅋ
밥이 고글고슬하고 알알이 탱글한 식감이 느껴지는 쌀밥의 정석같은 느낌이었음
그런데 여기에다 치즈가루를 올린다는게 다소 생소한 느낌이었는데
이게 따뜻한 밥에 올려먹으니 은근히 잘 어울리더라.
게다가 녹진하고 담백한 국물에 적셔서 먹는 맛도 상당히 새로운 맛이었고
밥그릇에 밥을 담고 치즈가루를 충분히 올리고 국물을 덜어서 오차즈케처럼 먹는 맛도
기존에 라멘과 밥의 조화와는 또 다른 느낌이라서 신선하면서도 무엇보다 맛이 좋았다.
그리고 올리보 오일에 청양고추를 갈아서 만든 청양오일은 좀 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매운 맛은 덜어내고 청양고추 특유의 맛만 올리브 오일에 녹여냈는지
어느 정도 올려서 먹어봤는데 청양오일만의 산뜻하면서도 나름 느껴지는 감칠맛이
라멘의 무게감을 덜어주는 느낌의 맛이 드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음
뭔가 라멘 한 그릇을 먹은게 아니라 알게 모르게 동서양을 다 한 그릇에 담은 듯한 새로운 경험이었다.
나중에는 다른 메뉴로 좀 일찍 가서 먹어봐야겠다
품절 되기 전에~ㅋㅋ
정기휴무는 목요일이고
평일 월, 화, 수요일에는 오전 11시 반 ~ 오후 3시
금, 토 , 일요일에는 오전 11시 반 ~ 저녁 8시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 반 ~ 5시 반이니 참고하면 될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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