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에 맛을 들이다보면 가끔은 좀 더 한계를 느끼는 곳에 도전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저질체력일 때 도쿄여행가서 후지산도 올라가보고
그 이후론 친구녀석들과 한라산이며 태백산, 지리산 그리고 설악산 대청봉까지
무난하게 정상까지 밟아봤는데 설악산 공룡능선은 좀 멈칫하게 되더라.
워낙에 험한 코스이기도 하고 중간에 빠져 나갈 곳도 없어서 정말 모 아니면 도인 곳이라서 고민했었는데
더 추워지기 전에 가보는게 좋을 것 같아서 금요일 새벽에 차를 가지고 출발~
뭐, 대청봉도 올라가봤는데 안 되겠어? 싶은 마음으로~ㅋㅋ
새벽 3시 반 좀 넘어서 도착하고 4시가 가까워 질 때 쯤에 설악산 소공원 주차장에서 출발~
한참 단풍시기였는데 얼마 전에 바람에 강하게 불어서 정상 근처는 단풍이 아닌 낙엽이 되었다고 봐서 그런지
이 시간까지는 주차할 공간이 꽤 있었음~
아무튼 스타트~
아... 별이 이렇게 잘 보일 줄은 몰랐다.
삼각대를 가져와서 잠깐이라도 찍고 올라갔으면 정말 예뻤을텐데...
사놓고 아직 사용 안 하고 있는 미니 적도의 가지고 나중에 맑은 날에 사진찍으로 와봐야겠음
겨울철 대표적인 별자리인 오리온 별자리 그 중에서도 오른쪽 무릎 부분에 속하는 오리온 성운은
천체촬영 취미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사랑받는 성운
나 또한 참 좋아하는 성운~
그리고 언제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은 초신성인 베텔기우스도 오리온 별자리 인기의 한몫을 하는 부분이지~
'베텔기우스 폭발'로 유튜브에서 검색해보면 꽤 재밌다.
신흥사 앞 금강교 옆 다리에 도착~
다리 건너기 전에 오른쪽으로 가면 울산바위 쪽으로 올라갈 수 있고
다리를 건너서 왼쪽으로 가면 공룡능선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비선대로 가는 길
당연히 왼쪽으로~
비선대까지 가는 길 초반에는 시멘트 길에 중간에는 흙길 마지막에는 돌길로 이루어져 있는 곳이긴 하지만
본격적으로 공룡능선이 시작되는 코스에 비하면 여기는 상당히 상냥한 길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ㅋㅋ
비선대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가볍게 몸 풀고 여기까지 무리하지 말고 몸을 좀 더 푼다는 생각으로 오면 금방 도착~
두 갈래 길로 나눠지는데 왼쪽은 천불동계곡에서 무너미고개까지 올라갈 수 있는 길이고
보통 반시계 방향인 마등령 쪽으로 올라가는게 일반적인데
첫발을 디디는 곳부터 급한 경사의 돌계단이다.
그래서 시작부터 바로 스틱을 사용
마등령 정상까지는 정말 끊임없는 돌계단이 이어진다.
얼마 가지 않아서 금강굴로 올라갈 수 있는 이정표가 보이는데 금강굴을 가는 건 체력의 사치지~ㅋㅋ
왼쪽으로 계속 이동
중간중간에 이 정도의 비탈길이 마등령 길의 평지길이라고 생각하면 됨~
6시 40분 쯤 해가 뜬다고 미리 확인하긴 했는데
생각보다 꽤 올라와서 해가 뜨는 걸 보니 빨리 올라온 것 같다.
공룡능선에서 체력을 꽤 소모해야 하는 구간이라서 나름 페이스 조절을 하면서 올라왔는데
스틱을 사용해서 생각보다 크게 힘들지는 않더라. 뭐지???
마등령 삼거리까지도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해야 하는 곳인데
여길 지나서 내려갔다가 데크 계단으로 한참을 올라가야 됨~ㅋㅋ
슬슬 해가 아침인사를 하러 올라오기 시작함~
며칠을 고민하고 선택해서 올라왔는데 일출을 볼 수 있어서 운이 좋았던 날~
기왕이면 적당히 구름도 있었으면 더 장관이었을텐데 살짝 아쉽
슬슬 날이 밝아오기 시작하면서 공룡능선의 위엄도 슬슬 눈에 들어오기 시작~
마등령에서 마등령 삼거리까지는 쉼터가 있는데 중간정도까지 옴~
마등령삼거리에서 간단하게 밥을 먹을 생각이라 부지런히 이동~
어느새 마등령 삼거리에 도착~!
편의점에서 산 계란 올라간 유부초밥으로 간단하게 아침 해결~ㅋㅋ
시작하기 전에 스포츠 갤 하나 먹고 여기서 밥먹고 다시 하나 주입~
후딱 먹고 바로 이동한다
여기서부터는 스틱을 접었는데 이게 오늘도 다리가 휘청거리는 화근이 됨
나한봉으로 가기 전에 넓은 공터가 있어서 사진찍기 참 좋은 것 같더라.
마등령 쪽은 새벽에는 몰랐는데 이렇게 험한 곳이었나보다.
설악산은 진짜 굽이굽이 거친 능선이 참 많은 것 같다.
나한봉 전 봉우리에서 나한봉이 가까이 보임
그래도 막상 걸어보면 은근히 거리가 멀다.
햇살을 받기 시작하니 서북능선 쪽도 산새가 참 예쁨
나한봉 근처에서 잠시 둘러보다가 이동
큰새봉이 보인다.
공룡능선이 힘든 이유는 한 봉우리를 넘으면 가차없이 가파르게 내려가야 한다는 거
이 때 귀찮더라도 스틱을 다시 꺼냈어야 했음
큰새봉 앞 이 봉우리 근처에서 사람들이 사진들 많이 찍더라.
다행히 평일이라서 사진은 충분히 찍을 시간은 있었는데 귀찮아서 패스~ㅋㅋ
아마도 공룡능선에서 가장 웅장해보이고 멋진 봉우리가 큰새봉 아닐까 싶은
봉황이 날개를 펼치려는 느낌도 들도 햇살을 받으니 좀 더 역동적으로 보이는 것도 장관
좋은 거 봤으니 값을 해야지?
또 가차없이 수직하강~
내려갔다가 큰새봉으로 다시 올라가는 길에 울산바위도 한번 찍어주고~
울산바위 갔었을 때도 꽤 힘들었는데 여기서 보니 그냥 애교수준일 정도로 느껴짐
가는 길 중간중간에 좀 쉴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여기서도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좀 있더라.
무너미고개까지는 거의 3.9km 정도 남은 위치
뭔가 희망이 보이는 듯하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ㅋㅋ
슬슬 설악산 대청봉도 가까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마도 여기가 큰새봉의 봉우리 근처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여기소 1275봉까지 내렸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길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큰새봉에서 내려오면 중간에 킹콩바위가 있다고 해서 봤는데 비슷하긴 하네
우리나라는 산에 뭔가 명칭을 갖다 붙이는 거 참 좋아하는 듯~ㅋ
1275봉으로 다시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허벅지에 슬금슬금 쥐가 나기 시작한다...
괜찮겠지 싶었는데 심해졌다가 괜찮아졌다가를 반복해서 좀 고생했는데 고생한 이유가 다 있었음~ㅋㅋ
뒤에서 본 큰새봉은 또 다른 느낌~
돌계단 구간이 꽤 길다
뭔가 웅장해 보이는 벽같은 돌도 인상적
돌계단이 끝났다 싶을 때 쯤에 다시 돌계단
스틱을 진작에 꺼내야 했어...
허벅지에 쥐가 아주 요동을 쳐주심
멀리서 큰새봉을 보니 앞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날아오른 느낌이 드는데
이래서 종종 뒤를 돌아보게 되는게 아닌가 싶음
꽤 많이 왔다 생각했다가도 앞을 보면 언제가나 싶더라.
이 거친 능선들 위에서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는 설악산 대청봉을 보니
뭔가 후지산 같은 거대한 느낌을 주는 것 같음
1275봉 내려가는 길에 다시 뒤를 돌아보니 많이 오긴 한 것 같아서 안심
좋은 거 봤으면 또 값을 해야지? ㅋㅋ
부지런히 걸어서 촛대바위 앞에 도착~
내려가는 순간까지 해가 중천에 떠 있어서 역시나 사진은 마음에 드는게 많지 않음
촛대바위 왼쪽으로 올라가면~
좀 더 장관을 볼 수 있다.
촛대바위 내려와서 본 뒷모습
또 올라간다...
정신없다보니 분명 다른 길인데 아까 지나갔던 길과 비슷해서 데자뷰 현상까지 생김~
이제 공룡 등딱지의 끝이 보이기 시작함
어두웠던 산새는 해가 중천에 뜨면서 굽이굽이 예쁜 풍경을 만들어줘서 힘든데도 기분이 좋긴 했다.
잠깐이라도 이렇게 평지같은 길을 걷는게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룡능선은 만만치 않더라.
진행하는 길은 역광이라 좀 그렇지만 뒤를 돌아보면 가을 정취를 여지 없이 느낄 수 있어서
자꾸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그건 그거고 돌계단은 계속 올라라~
또 올라라~ㅋㅋ
저~ 멀리 1275봉이 보인다~
슬슬 봉우리에 구름이 걸치는 느낌
아, 됐고 또 오르셔~ㅋㅋ
살짝 숨고르기 할 수 있는 평지 아닌 평지길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
대청봉이 점점 더 가까워진다는 건 공룡능선이 끝나간다는 증거
쓰러진 이 나무를 보면 아마도 신선대 하나만 남았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여기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 않더라.
울산바위도 다시 보고
그렇게 신선대에 도착해서 사진 한장~
공룡능선에 쥐가 나질 않나... 그냥 돌아갈까 생각을 하지 않나...
지금 생각해보면 좀 불편해도 스틱을 계속 사용했어야 한 것 같다.
아무튼 굽이굽이 돌아온 마등령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좋음
잠깐 쉬다가 다시 출발~
신선대에서 내려가는 길에 희운각대피소가 보이는 걸 보니
이제 다 왔다는 생각이 안심하긴 했는데
무너미고개 삼거리까지도 만만치 않게 길이 험했음
결국 어찌저찌해서 무너미고개에 도착!
생각보다 진행시간이 빨라서 '뭐지?' 싶으면서 예상했던 시간보다 상당히 빠르게 도착할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에
살짝 들뜸~ㅋㅋ
한동안은 천불동 계곡 내려갈 때까지 이런 돌계단을 내려가야 해서
여기서부터는 스틱을 다시 사용
높은 능선자락에는 강풍이 불어서 단풍은 거의 다 떨어졌지만
내려오는 길에는 단풍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
천불동 계곡 길이가 이렇게 길 줄은 정말 몰랐다.
보통 기껏해야 한두개 정도의 폭포가 있는게 일반적인데
여기는 몇개가 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많더라.
그 덕분에 이렇게 물 내려가는 모습도 가까히 볼 수 있었고
열심히 내려와서 양폭대피소
그래서 이제 다 왔구나 생각했는데 어림도 없음~ㅋㅋ
체력도 이제 슬슬 바닥이 보이고 힘들어서 빨리 도착하면 좋겠는데
거리가 꽤 되는 편이라서 투털거리다가도
천불동 계곡의 다양한 모습을 보니 지루하지 않아서 좋긴 함
비선대에 가까워질 수록 단풍이 예뻐진다.
정상부근은 어쩔 수 없지만 아마도 다음주 일요일까지 천불동 계곡은 괜찮지 않을까?
단풍구경은 아직 괜찮을 것 같은 천불동 계속
그래도 산은 산이다.
그리 쉽지 않는 길이라서~
드디어 비선대가 보인다~!!!
오후 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는데도 천불동 계곡으로도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
아마도 희운각대피소까지 가거나 천불동 계곡만 보고 되돌아오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음
여기가 천불동 계곡에서의 마지막 모습~
천불동 계곡을 시작으로 공룡능선을 타고 마등령에서 비선대로도 내려올 수 있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어느 방향이나 쉽지 않은게 공룡능선이 아닌가 싶더라.
새벽에는 몰랐던 풍경이 오후에 보니 상당히 예쁘더라.
신흥사 근처 거대한 불상을 보고
권금성을 보는 것을 끝으로 공룡능선 등산은 결국 정복~!
총거리 20.3km, 산행시간은 9시간 반
쉬거나 밥먹은 시간도 얼마 되지 않아서 이 정도면 내가 한게 맞나 싶을 정도로 상당히 만족스럽다.
아마도 스틱을 사용했으면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도 좀 더 당길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어차피 다음에는 갈 일 없음~ㅋㅋ
한번으로 충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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