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커피도 마시면서 기분 좋은 날씨에 산책 잘 하고 고토쿠지로 향했다.
후타코타마가와 역에서 도큐덴엔도시선(東急田園都市線)을 타고 산겐자야역(三軒茶屋駅)에서 내려
도큐세타가야선(東急世田谷線)으로 갈아타려고 하는데
티켓창구도 없고 개찰구에는 카드찍는 것 밖에 없는게 아니겠음???
순간 뇌정지가 와서 '뭐지???' 생각하고 개찰구쪽 작은 대합실 창문을 보니
현금으로 탈 때에는 100엔을 역무원에게 주고 타는 거더라~ㅋㅋ
아마도 도큐세타가야선 전구간이 100엔인 것 같았는데
종점이 아닌 경우에는 시내버스를 타듯이 전철 안에서 현금을 지불하거나 카드를 찍는 방식이었음
사실 내가 여행할 때는 버스를 거의 타지 않았기 때문에(이건 셋째날에서 얘기하고)
전철은 다 같은 방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좀 당황스러우면서도 신선한 느낌이었다.
이번 여행은 유난히 나에겐 좀 의미가 있는 여행이었음
도큐세타가야선을 타고 미야노사카역 宮の坂駅 )에서 내려도 되지만 기왕 온 거 천천히 걸으면서 가보자 싶어서
야마시타역(山下駅)에서 내렸다.
여긴 환승역이라서 시모키타자와까지 갈 수 있는 오다큐오다와라선(小田急小田原線) 고토쿠지역(豪徳寺駅)이 있어서
여행하던 날 중에 코스 짠게 가장 이상적인 날이었음
역에서 내려서 건널목을 건넌다~
큰 철길 다리 아래를 넘어가면 고토쿠지상점가 길이 보인다.
여기는 어차피 돌아오는 길에 올 거라서 최대한 고토쿠지로 빠르게 가는 주택가로 이동~
얘들은 전기퀵보드가 무조건 지정주차제다.
이거 어기면 얄짤없음~
요즘도 여전히 너저분하게 널려 있는 퀵보드를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암만 봐도 개선의 여지가 안 보임
사용 시 안전규칙 무시하는 건 기본이다보니 수시로 뉴스에 사고뉴스가 나오고...
일본만큼 엄격하게 규제를 해야 할 필요가 꽤 크다.
일본은 우리보다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해가 빨리지는 편이다.
4시 반만 되어도 어둑어둑해지기 때문에 시간이 어중간해서 발걸음이 빨리지기 시작~
목적지를 빨리 가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여행지가 아닌 동네냄세 나는 분위기를 만끽하는 것도 꽤 좋은 것 같다.
도로에 소화기가 있는 건 왜지???
아무튼 10분 정도 걸어서 고토쿠지에 도착~
고토쿠지는 종종 여행할 때 볼 수 있는 오른쪽 손을 들고 있는 고양이인 마네키네코(招き猫)의 발상지라고 한다.
일본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 중에 하나인데
17세기경, 이이나오타카(井伊直孝)라는 사람이 고토쿠지를 지나가던 길이었는데
그러던 중에 절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손짓을 하는 듯한 행동을 해서
절에 들어가려는 찰나에 갑자기 천둥이 쳤는데
고양이 덕분에 벼락을 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서 그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으로 위패를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절의 이름도 이이나오타카가 죽은뒤에 고투쿠지로 절이름이 변경되었다고 한다.
대충 이런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절인데
아마도 처음부터 고양이를 모시는 절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런 계기로 복을 부르는 고양이를 모시는지금의 고토쿠지가 되지 않았나 싶음
일본은 12월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날씨가 춥지 않은 정도여서 단풍들이 꽤 남아 있었음
절 내부 규모가 꽤 큰 것도 있고 뒷편에는 공원묘지도 있어서 상당히 넓긴 하다만
관광객으로 둘러보게 되는 곳은 생각보다 코스가 짧은 편
단풍이 예뻐서 그런 것도 있고 워낙에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참 많았는데...
뭐랄까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이어서 그런지 좀 스산한 느낌도 들고 좀 묘하더라.
고토쿠지 입구에서 들어와서 왼쪽길로 들어서면 이렇게 마네키네코 동상이 있는데
코토쿠지가 마네키네코로 유명한 곳이긴 하지만 내부 모든 곳에 있는 건 아니고 여기에만 있다.
나는 사방팔방에 있는 줄 알았지 뭐야~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마네키네코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공간에 비해서 굉장히 많이 있어서 좀 놀람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스마트폰이며 카메라며 연신 셔터들 눌러대느라 정신없었고
사람이 없는 타이밍에 마음에 드는 사진하나 건짐~
해가 지는 어중간한 시간에 와서 그런지 푸른끼가 많이 도는 느낌이었는데
해가 중천에 걸리기 전이나 중천을 넘어선 시간 때쯤에 오면 참 좋을 것 같더라.
다 돌아보고 천천히 둘러보면서 내려오는데
사람들이 있길래 뭔가 해서 가봤더니
고토쿠지 마네키네코를 판매하고 있더라.
근데 덩치가 큰 녀석들은 가격이 좀 높은 편이었는데 하나 정도는 구입해도 괜찮을 듯 싶었음
하필이면 내가 갔을 때에는 시간이 끝나버려서 못 삼~
사이즈 10이 도대체 얼마나 덩치가 크길래 7000엔이나 하는 거냐???
구입하면 꼭 가져가라고 한다~
햇빛이 적당히 내려오는 시간이었으면 참 예뻤을 것 같은 장소
여기저기 에마에 뭔가를 바라는 글들도 참 많았고~
고토쿠지도 몇년 전부터 가보자 가보자 하다가 이제서야 가보게 되었는데
동네 분위기도 경험하고 꽤 좋았다.
역시나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설레임과 기대감은 여행에 필수 아닌가 싶음
무료 입장할 수 있는 절이고
오전 6시 ~ 오후 5시까지만 가능하니 참고하면 될 듯
잘 구경하고 다시 야마시타역으로 올라가는 길에 가보고 싶었단 디저트 까페에 가봄~
우리내 국화빵 내지는 붕어빵 같은 건데 마네키네코모양으로 만든 카스타드를 파는 곳이라서 외국인들이 종종 사가지고 가더라.
모양새는 똑같지만 맛은 꽤 다양하게 있었고
작은 사이즈의 카스테라도 있었음
갑자기 좀 추운 느낌도 들고 해서 그냥 밖에서 먹을까 하다가 커피하나 같이 주문해서 안에서 먹기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아늑하니 좋았음
가장 기본인 크림이 들어간 카스타드와 아메리카노 따숩게~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크기였는데 은근히 귀여운 모양~
하지만 가차없이 먹어버림~ㅋㅋ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전형적인 카스테라이지만 갓 구워서 나오는 걸 주기 때문에 상당히 맛있었다.
안에 크림도 굉장히 부드러우면서도 풍미가 좋아서 잘 어울렸고
바로 저녁을 먹으러 갈 생각이었는데 그렇지 않았으면 아마도 2~3개는 먹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맛이 좋더라.
근데 생각보다 안에서 먹는 사람이 거의 없었음
연중무휴이고
오전 10시 ~ 저녁 6시까지이니 고토쿠지 둘러볼 예정이라면 같이 엮어서 가보는 거 추천~!
카스타드까지 잘 먹고 커피도 잘 마시고 다시 역으로 가는 길에
이제 슬슬 퇴근하는 태양을 등지고 있는 구름이 참 예뻐보이더라.
그냥 이유없이 기분 좋아짐~
잘 보고 잘 먹고 역시나 새로운 동네의 경험은 좋구나 생각하면서
시모키타자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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