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당일 아침에는 가족들과 식사하고
오랜만에 이른 아침에 밥을 먹어서 그런지 점심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뭘 먹긴 먹어야 할 것 같고 나가볼까~ 생각하다가 문득 떠오른 동대문
동대문역에 내렸다.
사실 오늘 구정 당일이기도 해서 굉장히 한산할 줄 알았는데 무슨 행사가 있는지 외국인들이 정말 많더라.
아마도 고향이 그리운 사람들이 향수를 달래기 위한 자리가 아닐까 싶더라.
타국에서 향수를 달래는 곳이지만 나에게는 한 때 삶의 터전이었던 곳
이 일대는 여전히 구석구석 기억하고 있는 걸 보면 나름 열심히 살긴 했나보다
창신골목시장으로 들어섰는데 오늘 진짜 뭔 큰 행사가 있긴 했나보더라.
아무튼 계속 들어감
역에서 2~3분 정도 거리에 있는 여기는 에베레스트 레스토랑으로 인도커리를 메인으로 하는 곳인데
이 근방 인도커리 전문점들이 그렇듯이 외국인 사장님들이 대다수였는데
단순히 인도커리만 있는게 아니라 네팔음식이 있는 걸보면 왠지 여기 사장님도 네팔 외국인이 아닌가 싶음
안에 들어갔는데 정말 외국인들이 정말 많더라.
확실히 오늘 뭔가 관련된 행사가 있었는 것 같긴한데
뭐... 자세한 건 알 수가 없으니~ㅋ
내부는 네팔 현지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그런 분위기
직원도 꽤 많았는데 분주하게 움직이면서도 상당히 친절하심
나는 주문을 사장님이 받으셨는데
1인 세트는 네팔 현지 식사 세트 밖에 없어서 단품들로 주문
라시, 인도식 밥, 갈릭난, 드라이 파펏 그리고 카레는 머턴 커리를 주문
얼추 계산해보니 2인세트랑 많이 차이 나는 가격은 아니었는데 2인세트는 다 못 먹을 것 같아서 이렇게 주문~
메뉴판을 봤는데 거의 책자 수준으로 메뉴가 정말 많더라.
그리고 맨 뒷편에는 간단한 네팔어를 소개해놓은 걸 보면 확실히 사장님이 네팔분이라는 확신이 들었음~ㅋ
간단하게 물과 접시에 식기류를 준비해준다.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아서 한번에 와라락 나옴~ㅋㅋ
혼자 왔으니 당연히 2인 테이블에 앉았는데 테이블이 꽉 찰 정도
라시 맛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이게 커리랑 잘 어울리는 건가 싶다가도
막상 먹다가 마셔보면 왜 라시를 마시는지 이해가 갈 정도로 좋다.
묽은 요커트 같은 느낌인데 달지도 않고 아주 은은하게 신맛이 도는게 독특한 음료
머턴 커리는 허브로 맛을 낸 양고기에 커리를 섞은 인도식 커리 중에서는 가장 기본적으로 볼 수 있는 맛이 아닐까 싶다.
고수 한잎에 굵은 생강 하나가 올려진게 독특하다.
그리고 커리하면 우리내 쌀밥도 잘 어울리지만
인도식 커리만큼은 인도식 밥으로 하는게 좋지~
난은 정말 크더라.
거의 부채질을 해도 될 정도로 큰 난이었고
가장 기본이 되는 밥과 같은 존재인데 왜 이게 그렇게 맛있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음... 담백하게 구워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드라이 파펏은 궁금해서 주문해본 건데
인도콩과 향신료를 섞어서 얇게 그리고 살짝 매콤하게 구워낸 음식이라고 하더라.
뭐랄까 초대형 감자칩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난부터 커리에 슬쩍 집어 넣어본다~
겉을 보면 바삭할 것 같은데 의외로 푹신푹신한 식감에 살짝 매콤한 맛에
커리 맛은 뭐랄까 치즈맛이 나는 것 같으면서도 단맛이 도는 것 같은 커리였음
그리고 양고기는 제법 많이 들어가 있더라.
양고기는 특유의 향이 있어서 허브를 사용한 것 같은데 그렇다고 딱히 허브의 향이나 맛이 나지는 않는 것 같고
그냥 무난한 커리맛에 양고기가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의 커리였음
물론 일반적인 우리식 카레와는 결이 다르긴 하다.
그리고 인도식 밥은 진짜 바람불면 날라갈 정도로 굉장히 가볍고 드라이한 맛의 쌀밥이었는데
찰기가 없어서 그런지 커리가 골고루 코팅되는 맛이 좋더라.
드라이파펏은 인도콩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뭐, 인도콩을 먹어본 적이 있어야 비교를 할텐데
감자같은 맛이나면서 정말 기름기 하나없는 감자칩같은 맛이더라.
근데 의외로 괜찮아서 계속 먹었는데 커리를 올려서 먹어도 괜찮을 것 같았음
그리고보니 식기류가 있긴 했다만 거의 손으로 먹은 것 같네~
하필이면 사람들이 많을 때 가서(예상은 못 했다만) 너무 정신없이 먹느라 어떻게 다 먹었는지 기억도 잘 안나네
역시나 난 북적거리는 곳은 체질이 아닌 것 같음~ㅋㅋ
요즘은 인도식 커리를 하는 곳에 제법 많이 생겼는데
한자리에서 2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오는 동대문 먹거리의 터줏대감 중에 한 곳이 아닐까 싶다.
첫 방문이라 커리를 먹었지만 나중에는 네팔음식으로 주문해봐야겠음
아무튼 잠깐이나마 옛향수를 느끼게 해준 곳~
연중무휴에 매일 오전 11시 ~ 저녁 8시
브레이크 타임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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