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급작스럽게 더워지기 시작하니까 몸이 늘어지는 것 같다.
기운도 충전할 겸 쉬는 걸로 하고 어디에 가볼까 생가하다가 맞다! 거기~!라고 생각하는 곳이 있어서 나감~

도착한 곳은 한남역
오랜만이다...
학창 시절에 수시로 드나들던 입구였는데 제법 시간도 꽤 흐르고 거의 올 일이 없다보니
이제는 어색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것 같음

수업을 받으러 올라가는 느낌을 받으며 걸어가는 게 묘한 기분이 든다.

그 때만해도 꽤나 좁은 인도는 이 지역에도 개발의 바람이 불면서 꽤나 쾌적해지긴 한 것 같다.

부지런히 걷다보니 한남 오거리에 도착~

수업 늦을까봐 발을 동동 구르게 했었던 신호등은 여전한 것 같음~ㅋㅋ

아무튼 그렇게 7~8분을 걸어서 도착한 곳은 교카이젠 한남
사실 평촌에서부터 시작을 했었고 진작에는 알고 있었지만
집에서 거리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간다치더라도 워낙에 웨이팅이 길어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마침 한남역에도 생겼다는 걸 알게 되어서
옛추억도 생각나고 이 기회에 프리미엄 돈카츠도 경험해보자 싶은 생각에 와보고 싶었다.

거의 오전 10시 40분 정도에 도착해서 웨이팅이 있을까봐 좀 걱정했는데
다행히 첫번째로 등록~!
주말이면 어림없었겠지만 평일이라서 운이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한가한 분위기도 잠시...
정오 12시가 되기 전에 거의 만석이 되어 버림
주말에는 모르겠지만 평일에는 평균적으로 오픈 시간인 오전 11시 전에만 도착하면
첫 타임에 바로 들어갈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웨이팅 등록하는 곳에 이렇게 품종별로
맛의 산뜻함과 농후함, 육질의 탄탄함과 부드러움의 영역으로 나눠서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쉽게 알 수 있게 표시를 해놔서 선택하는 입장에서도 상당히 좋은 것 같더라.

그리고 이렇게 매일 전날에 당일 선택할 수 있는 메뉴를 미리 고를 수 있는 것도 장점 아닌가 싶다.

시간이 되어서 직원 분의 안내를 받아서 입성~
모던한 분위기에 짙은 브라운 인테리어의 분위기에 공간은 뒷쪽에 4인 테이블이 3개나 있었지만
상당히 쾌적한 분위기였다.

테이블에 기본적인 세팅은 미리 되어 있었는데

반찬으로 명이나물, 갈은 무 그리고 간장종지가 있었음

물도 마치 주문한 음료를 담아주듯이 내어주는 느낌도 상당히 좋더라.
뭔가 좀 더 특별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서

일단 기본적으로 가게에 대한 소개지를 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거 참 좋아한다.
특별한 의미가 없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어쨌든 기간이 짧던, 길던 간에 그 곳에 역사를 압축시킨 것이 이름 아니겠음?
그래서 이름의 스토리를 들어보는 것도 먹는 재미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교카이젠은 농가와 식탁이 만나는 작은 경계선이라는 뜻에서 시작을 했다고 한다.
참고로 일본어로 교카이젠(境界線, きょうかいせん)이 경계선을 뜻하는 거고

그리고 교카이젠에서 다루는 품종들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나와 있는데
교카이젠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돈카츠 붐이 불고 나서부터도
다양한 품종의 돼지고기들을 사용하는 몇 안 되는 곳 중에 하나였기 때문이다.
사실 먹는 입장에서 전문가가 아니라면 각 품종들에 디테일의 차이를 느끼기가 쉽지 않음에도
이렇게 다양한 품종을 선보이는 이유는
그만큼 훌륭한 돈카츠 가게들이 많이 생겼다는 반증이기도 하고
주목을 받기에도 충분하고 이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입맛을 좀 더 끌어올리고자 선구자의 역할하고자 함이 아닐까 싶다.
(너무 장엄한 말인가???)

주문은 웨이팅 등록 시에 할 수 있는데
당연히 특상등심 버크셔K, 안심 산청버크셔를 주문했고 카레까지 주문을 했는데
기다리는 동안 버크셔K 품종에 대한 설명을 가볍게 볼 수 있는 것도 좋아서
맛을 볼 때 이해도가 확 올라가는 느낌이더라.

플레팅할 줄 비가 되어 있는 걸보니 슬슬 나올 때가 된 것 같았다.

이 때 쯤에 직원분이 식전 스프를 갖다준다.

옥수수 스프였는데
시원하게 나오는 스타일이었고

적당히 단맛이 돌면서도 옥수수의 질감이 느껴지는 스프여서 돈카츠 먹기 전에 딱 좋더라.

날씨가 더우니 시원하게 맥주 한잔도 주문~

테이블 높이가 생각보다 높지 않아서
조리되는 전 과정을 세세하게 볼 수 있어서 기다리는 시간도 재밌었음

드디어 주문한 메뉴가 다 나왔다~
일단 나는 사장님이 가까이 계셔서 사장님이 돈카츠에 대해서 직접 설명해주셨고
사장님이 돈카츠를 컨트롤 하거나 커팅을 할 때에는 직원분들이 설명해주셨는데
그 로테이션이 굉장히 잘 돌아가는 느낌이더라.

특상등심 버크셔K
상등심에 삼겹부위가 붙어 있는 메뉴이고
버크셔K 특성상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라고 한다.
그리고 육즙을 잘 담아내는 특징이 있어서 돈카츠가 살짝 식어도 식감과 맛을 잘 유지한다고 하고

산청버크셔는 오늘의 경우 유일하게 준비되어 있는 안심이었고

그리고 풍성하고 아삭한 양배추 샐러드 옆으로 소금와 겨자가 올려져 있고
돈카츠는 받침대에 올려져 있는데 샐러드에 소스를 올리면 눅눅해질 수 있어서 그렇게 한 것 같다.
최근에 쉽게 볼 수 있는 플레이팅이면서도
우리내 경양식 돈까스에서 최근에 돈카츠 중간에 있었던 플레이팅의 느낌도 고스란히 갖고 있어서
개인적으론 돈카츠에 역사를 이어가는 느낌도 들었다.

국은 돈지루 스타일의 된장국에 밥이 굉장히 고슬고슬한 느낌으로 나온다.

카레는 갈은 고기가 제법 들어가고 돈카츠를 튀기면서 생기는 튀김옷 가루을 올려놨다.

안심부터 나왔으니 안심부터 먹어본다~

첫번째는 아무 것도 올리지 않고 그대로 먹어봤는데
튀김옷의 말끔한 고소함과 저온조리한 돈카츠 특유의 살짝 바삭하면서도 푹신한 식감을 넘어서
돼지고기 안심의 담백 그 자체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안심이다.
굉장히 부드러우면서도 고기의 결이 부드럽게 느껴지는 느낌도 좋고

그리고 매번 소금을 얹어서 먹어봤으니 이번에는 겨자를 올려서 먹어봤는데
맵지 않은 스타일의 겨자라서 적당히 느끼함을 잡아주는 느낌이 좋았음
뭔가 먹으면 먹을 수록 수북히 쌓은 하얀 눈밭에 내 몸을 깊숙히 파묻는 신선한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 안심보다는 등심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우연한 기회에 안심을 먹어보면서 느낀 건 등심은 등심대로 안심은 안심대로의 매력이 있는 것 같더라.

돈지루에는 꽤나 좋은 고기와 야채들이 된장과 불맛이 잘 어우러지는 맛이었고
아주 살짝 칼칼한 뒷맛이 있어서 돈카츠를 먹으면서 느끼함을 잡아주기도 좋고
안심을 먹으면서 살짝 들떠있는 식감을 묵직하게 잡아주는 느낌도 좋았다.

카레는 드라이카레의 느낌이었는데 진한 맛에 묵직하게 느껴지는 맛이
밥알 하나하나 고슬고슬하게 느껴지는 밥이랑 굉장히 잘 어울리더라.

그 다음은 특상등심~

오른쪽 끝에는 거친 후추를 갈아서 올린게 있었는데
이건 미리 세팅되어 있었던 갈은 무를 얹어서 먹으면 된다고 하더라.

상등심도 먼저 그냥 먹어본다.
일단 고기부분이 굉장히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한 식감에
뭔가 묘하게 숙성된 고기처럼 향긋한 맛이 잔잔하게 스쳐지나간다.
그리고 중간부분은 탱글탱글하면서도 지방의 맛이 섞여 있는 듯한 맛에 마지막에는
지방의 풍미와 뭐랄까 감칠맛에서 느껴지는 단맛이라고 해야 하나?
설탕을 넣어서 느껴지는 단맛이 아닌 자연스러운 단맛이 느껴지는게 독특했다.

그 다음은 갈은 무를 얹어서 먹어봤는데
거친 후추의 향과 맛에 무의 산뜻한 맛이 돈카츠를 한층 산뜻하게 느껴지게 하는 것도 좋고

그리고 중간에 샐러드를 먹어봤는데
이게 은근히 돈카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느낌이었음
아삭거리면서 신선한 양배추 맛에 샐러드 소스를 언뜻보고 평범한 소스인 줄 알았는데
끝에서 맛이 개인적으로 친숙한 맛이 느껴지길래 뭐지? 싶었는데
묘하게 일본 채소류 중에 하나인 시소(우리내 깻잎같은 종류)의 맛과 향이 살짝 고개를 내밀고 사라지듯이
포인트를 주는데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샐러드를 굉장히 톡특하게 만들어 주면서도
돈카츠를 먹게 되면 자연스럽게 생길 수 밖에 없는 텁텁함을 한순간에 사라지게 하는 매직을 보여주더라.

겨자를 얹어 먹었을 때에 극적인 변화는 없지만 등심에서도 안심 못지 않게 맛의 변화를 잘 주는 것 같았고

지리산 돼지고기라면 나물이 잘 어울리지 않겠음?
명이나물을 하나 올려서 먹을 때는 돈카츠가 아닌 우리 식대로의 돼지고기를 즐기는 느낌까지 있어서
다채롭게 돈카츠를 맛볼 수 있는 것도 장점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 간장종지도 은근히 예술인게
첫 맛은 일식을 먹어본 사람들이라면 다 아는 맛있데
뒤로 갈수록 우리내 대대손손 내려오는 씨간장처름 아주 깊은 감칠맛이 올라오는데
돈카츠 소스가 이닌 간장종지가 돈카츠와 이렇게 잘 어울릴 거라곤 생각도 못할 정도로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보통 다채로운 메뉴를 주문해서 뭘 먹어야 할 지 고민하게 되는게 일반적이지만
교카이젠은 하나의 그릇에서 분명 돈카츠가 메인이지만
어느 하나 밸런스가 쳐지지 않으면서 서포터하는게 아는 복합적으로 맛을 끌어올리는 조합이 매력적이지 않나 싶었다.
돈카츠의 변화를 경험해보면서 그리고 나름 돈카츠를 꽤나 먹어보면서
많은 스타일을 접했다고 생각했었는데 교카이젠을 경험하면서 돈카츠의 새로운 세상을 맛봤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또 일본여행갔을 때 좀 특색있는 돈카츠를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교카이젠에서 고급품종의 돈카츠를 만나는게 쉽지 않겠지만
언젠가 한번은 경험해볼 수 있겠지?
교카이젠 한남 · 서울특별시 용산구 독서당로 65-1 1층
★★★★☆ · 일식당 및 일정식집
www.google.com
일, 월요일은 정기휴무일이고
화요일 ~ 토요일 오전11시 ~ 저녁 7시 반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 ~ 5시까지이니 참고하면 될 듯~
그리고 메뉴는 매일 품종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인스타 스토리가 공지를 확인하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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